김성환 의원, RE100 ‘해외 구매’ 꼼수 검토? “취지 맞지 않아”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2.07.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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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조달 전례 없어… 사실상 인정받을 확률 ‘제로’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국회의원 7월 29일,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최근 산업부가 RE100 지원책으로 해외 구매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해외구매 인정은 실현가능성 없는 헛된 메시지로 대한민국 산업경쟁력을 발목잡고 있다며 강력히 질타했다.

김성환 의원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과는 별개로 계통도 연결되지 않은 해외에서 재생에너지를 구입한다고 RE100 이행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산업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산업부는 장영진 1차관 주재 하에 7월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RE100 가입·관심기업을 대상으로 RE100 이행방안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만 100% 사용하자는 자발적인 캠페인으로 시작했지만 현재에는 애플, 구글, BMW와 같은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공급망 참여 기업에게 RE100 가입을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어 산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21개 그룹이 RE100 캠페인에 가입해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와중에 산업부가 우리 기업들의 이행방안과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성환 의원은 산업부에서 밝힌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기 불리한 여건이므로 해외 REC 구매를 RE100 이행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논의할 계획이며, 향후 CDP한국위원회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 현실감각이 결여된 내용으로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밝혔다.

RE100 캠페인의 목적은 산업 활동에 소요되는 전력을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함으로써 탄소발생을 최소화해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과는 별개로 계통도 연결되지 않은 해외에서 재생에너지를 구입한다고 RE100 이행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RE100 기업이 재생에너지의 대량 구매자가 돼 재생에너지 공급이 확대되고 공급단가가 하락, 결과적으로 국가의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이 RE100의 중요한 가치인데, 해외 재생에너지 구매는 우리 소비자와 기업의 돈으로 국내 탄소중립이 아니라 해외의 탄소중립만 도와주는 꼴이 될 것이라 김성환 의원은 우려했다.

김성환 의원은 “각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RE100 목적인데, 해외에서 재생에너지 구매한 걸로 국내 사업장 RE100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여질 리 없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그런데 산업부가 기업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어 기업 경쟁력을 깎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우리 기업의 RE100 대응을 지원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을 빠르게 늘리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OECD 최하인 7% 수준인데 윤석열 정부는 원자력 살리기만 몰두해 기존 재생에너지 보급목표마저 5%p 이상 낮추겠다고 한다. 다른 게 아니라 이게 바로 RE100 애로사항”이라 강력히 질타했다.

한편, 최근 발표한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윤석열 정부는 2030년 원전 발전비중을 3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 연말 수립될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길 재생에너지 목표는 기존의 30%에서 20% 초·중반대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김 의원은 “전 세계적 탄소중립 선언 이후, 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하향하려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RE100이 ‘선언’과 ‘계획’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행’의 압박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 자명한 이상, 이 방향대로면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 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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