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지침 대응…‘배터리 밸류체인’ 중요해져
  • 최용구 기자
  • 승인 2023.04.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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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극재 업계 호재 전망, 전기차 수출 낙관 어려워

[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 이하 산업부)는 지난 3월31일 미국 재부부가 발표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기반의 전기차 관련 세액공제 가이던스가 국내 업계의 불확실성을 줄여줄 것으로 평가했다.

산업부는 “동 가이던스는 광물 가공 정의 및 부품 정의의 명확화 등 우리 정부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라며, “불확실성 요인이 일정 부분 줄면서 당분간은 우리 배터리 업계의 요건 충족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IRA 세액공제 가이던스를 통해 국내 배터리 양극제, 음극제 제조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사진=utoimage]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세액공제 가이던스에는 배터리 부품 및 광물에 관한 주요 내용이 명시됐다. 북미에서 50% 이상을 제조·조립한 부품이나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협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한 광물에 한해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양극판과 음극판은 ‘부품’으로, 양극 활물질은 ‘광물’로 지정했다. 양극 활물질은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양극재의 핵심이다. 양극재는 원료 가격에 따라 배터리 생산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업계에선 양극 활물질을 광물에 포함시킨 이번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배터리로 묶였을 경우 북미에서 50% 이상을 제조해야 보조금 대상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엔 기대감이 깔려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은 양극재나 음극재 회사들이 국내 생산의 부담을 줄이는 증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배터리 생산소비가 구역화되는 ‘배터리 공급망 블록화’가 심화할 거란 예측도 내고 있다. 북미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북미에서 소비하는 현상이 짙어질 수 있단 것이다.

이와 반대로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쪽은 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내 국내 전기차 판매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미국 내 국내 전기차 판매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일례로 제네시스 GV70의 경우 배터리 요건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어렵다. 산업부는 “GV70을 포함한 테슬라 등 일부 모델은 세액공제 수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모델3’ 일부 사양에 대한 세제혜택 감소의 내용을 공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은 IRA를 발효시키고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한다’는 것을 보조금 요건으로 설정한 바 있다. 제네시스 GV70은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보조금 지급 차종에서 제외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 내 국산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IRA 직후(22.9∼11) 다소 감소했으나 12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4.8%였던 국내 친환경차 점유율은 올해 1월 6.5%, 2월엔 7.3%로 증가했다.(WardsAuto)

업계에선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회복세에 있지만 아이오닉5, EV6 등 플랫폼 기반 전기차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을 향후 변수로 보고 있다. 전기차의 현지 생산과 더불어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장기적 대안으로 꼽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공장 투자과정에서 투자세액공제 등 IRA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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