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돌파구 찾는 북한… 주민들 “스스로 전력난 해결 나서야”
  • 최용구 기자
  • 승인 2023.05.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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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발전 의존도 크지만 대부분 노후화, 패널 생산 늘리며 보급 장려

[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북한의 열악한 전력공급시스템 문제가 지속됨에 따라 개인 태양광 사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부족 등 공급 불안정에 시달린 북한 주민들이 건물, 주택에 직접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지만 수요를 맞추긴 역부족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이른바 ‘시민 솔라’는 광범위하게 부상하고 있다. 도심지 일부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전기를 보충하기 위해 보급을 늘리고 있다. 농촌 등 낙후지역은 전력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생존 대안 마련에 나섰다.

38노스는 “많은 시민들이 정부가 적절하고 일관된 전기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를 포기하고 직접적인 태양광을 채택함에 따라 개인 태양광 설치는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2012년 평양 국제 무역 박람회 이후 태양광 패널의 가용성과 가격이 개선되기 시작하는 등 지난 5년간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북한 내 소형 태양 전지판은 15~50달러 수준에서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면에서 발전기나 배터리의 대안이 된다는 설명이다. 지붕이나 발코니에 연결하는 방식이 비교적 간편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자국 내 패널 생산을 늘리며 태양광 보급을 늘리고 있다. 현지 언론은 김일성대학교에서 태양광 패널을 제조하는 모습을 내보내기도 했다.

화력 및 수력발전 의존도가 큰 북한이 태양광 발전을 통한 자급자족을 장려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 

지난 2019년 로이터 통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국가 자급자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것”을 국민에게 촉구했다고 전했다.

중국희토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평양 인근에 25억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평양 북부 지역의 희토류 광산 채굴권 획득과 관련이 있다.

38노스는 현재 평양에 있는 300W 등급의 단일 태양광 패널에서 하루 평균 약 1.1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양 류경생활용품공장(류경생활용품공장)은 건물 옥상에 태양광 패널 90개를 설치했다고도 밝혔다.

2016년 설치된 삼천리조명기구공장 설비의 경우 태양의 위치에 따라 패널이 움직이는 방식으로 잉여에너지를 공급 중이며, 만경대 IT공사(만경대정보기술사) 옥상엔 2018년 2분기부터 설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수력과 화력으로 대부분 전력을 충당한다. 그중 수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길 정도로 수력 편중이 심하다. 대북 무역제재 등에 따라 석탄·원유 수입이 막히면서 수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20년까지 북한의 석탄 생산량은 약 18%, 원유 수입량은 8.5%가 줄었다.

북한 내 수력발전시설 대부분은 노후(1980년대 이전 완공)된 상태로 붕괴 등 위험에 취약하다. [사진=gettyimages] 

화력발전소 가동이 어려워지면 수력으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북한 내 수력발전시설 대부분은 노후(1980년대 이전 완공)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한반도 극한강우 현상도 에너지 안보를 위협한다. 노후된 댐은 폭우의 빈도가 잦아지면 붕괴 등 위험에 더욱 취약해진다. 

이에 따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과 연계해 발전량을 관리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다만 일상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개성 출신 탈북자는 38노스에 “우리는 거의 전기를 얻지 못했다. 발전기의 경우 동력을 공급하려면 휘발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부 가족만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혜산에서 넘어온 한 탈북자도 “전기 공급이 일정치 않았고 미리 알려주지도 않는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전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언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함흥 출신의 또 다른 탈북자는 “공장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공장에서 전기를 훔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는 데, 이들은 정부 관리인 이웃이 있었기 때문에 권력을 가졌다”라고 밝혔다.

38노스는 “불충분하고 불안정한 전력 공급은 북한이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 중 하나”라며, “태양광은 시민들이 이러한 현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제공했지만, 일상적인 운영과 요구를 충족시키기엔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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