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인 CFO, "1400억원 일회성 비용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업계 전망 "상선부문 수주 둔화 등 향후 실적 악화 우려 커져"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가운데 유일하게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조선 훈풍 속에 HD현중과 삼성중공업이 전분기 대비 흑자 폭을 늘려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화오션측은 적자가 상선부문의 일회성 비용 때문이며 고부가 LNG선 중심의 연속 건조로 연간 흑자를 거둘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주 둔화 등을 이유로 한화오션의 본업인 상선부문의 실적 악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분기 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1분기 영업익 52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1개 분기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셈이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익이 1956억원으로 1분기(213억원) 대비 818.3%나 급증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연결 기준 1307억원 영업익을 거두면서 1분기 779억원 대비 67.3%나 증가하며 상승세를 탔다.
한화오션은 경쟁업체와 달리 안정적인 흑자 유지에 실패하면서 해소국면에 있던 고질적 문제인 부채비율 마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해 5월 한화그룹에 인수되기 전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은 무려 1858.83%에 이르렀다. 다만 인수 후 한화그룹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수혈로 올해 1분기 223.38%까지 부채비율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인바 있다. 하지만 2분기 말 부채비율은 241.36%로 한화오션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화오션의 적자전환은 본업인 상선부문과 해양부문의 부진 때문으로 관측된다. 상선부문의 경우 매출은 2조112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8.6% 늘었지만, 43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 설비) 등 해상 플랜트를 담당하는 해양부문은 매출 1990억원으로 1분기 대비 28.3% 줄고, 영업손실 47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한화오션측은 상선부문은 생산 일정 조정과 외주비 증가, 해양부문은 매출 감소와 고정비 증가 등으로 인해 각각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지난 6월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등 한화오션이 집중하고 있는 특수선부문(방산)은 2분기 매출 3289억원, 영업익 734억원으로 각각 131.3%, 22.3% 늘어나면서 적자 폭을 일정 부분 보전하는 효자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신용인 한화오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컨퍼런스콜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손익 개선 효과, 특수선 추정 계약가 상승 반영에도 불구하고 (상선)생산 안정화 비용 등 1400억원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흑자 기조를 이어가지는 못했다"고 자평했다.
한화오션은 IR보고서를 통해 "대형 컨테이너 선박 인도 및 고 선가 LNG선 중심의 연속 건조 효과로 연간 흑자가 예상된다"고 기대성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일회성비용 때문이라 일축했지만 업계의 상선부문에 대한 불안섞인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상선부문은 지난해 전사 매출의 78.53%를 차지하는 등 한화오션의 주력사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조선 업계가 슈퍼사이클(초호황기)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지난 1분기를 제외하고 상선부문은 줄곧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상선부문의 누적 적자는 2048억원에 달한다.
향후 실적과 직결되는 신규 수주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기준 한화오션의 선박 누적 수주액은 53억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주액(36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D현대중공업 수주액의 85.2%, 삼성중공업의 76.9%에 그치는 등 경쟁사 대비 실적으로는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수주잔고대로라면 2026년 인도 척수는 28척으로 2025년 35척 보다 적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물리적으로 더 이상 2026년 납기를 제시하기가 어려워 최근 수주선가 상승을 감안해도 상선부문의 향후 실적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방산에 집중하는 한화오션의 사업방향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한승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수익성 높은 잠수함과 MRO(유지보수)사업 등 특수선 중심으로 실적 성장이 이어지면서 한화오션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미 해군 MRO 사업을 취득한다면, 미국 외 국가들의 함정 사업 스케줄이 촉진될 개연성이 있다”며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인수 등으로 첫 단추를 잘뀄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