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견인차' 방산-곳간지기' 전동차".....현대로템 이끄는 쌍두마차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08.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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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부문, 2분기 폴란드 수출 매출인식으로 역대 최대 실적 이끌어
-반면 전동차 부문은 곳간지기 역할…전체 수주 잔고의 70% 달해
-현대로템 7월에만 전년 매출 23.2% 신규계약, 대부분이 '전동차'
현대로템이 제작한 서울메트로 전동차/사진 =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제작한 서울메트로 전동차/사진 = 현대로템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현대로템이 지난 2분 연결기준 매출액 1조945억원, 영업익 1128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2 전차 폴란드 수출 사업이 매출로 잡혀 실적상승을 견인했다. 

7월에도 한달새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23.2% 규모 신규계약을 체결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된 신규 수주 품목은 K2 전차가 아닌 ‘본업’인 전동차라는 점이 주목된다.

현재 현대로템 레일솔루션 부문(전동차·고속철)의 수주잔고는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방산 사업은 굵직한 ‘실적 한방’이 있지만 사업 건수 자체가 적어 공백기에는 실적이 악화되는 리스크가 상존한다. 레일솔루션 부문은 영업익 비중은 크지 않지만 곳간을 꾸준히 채워나가면서 이같은 우려를 상당부분 덜어주는 효자로 꼽힌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지난 7월(계약일 기준) 체결한 공급계약 건수와 금액은 총 3건, 8315억원이다.

지난해 현대로템 연결기준 매출액 3조5873억의 23.2%에 해당하는 신규 일감을 한달만에 확보한 셈이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25일 대전광역시와 대전도시철도 2호선 차량운행시스템 일괄 제작구매 설치(2934억원)계약을 체결했다. 26일에는 방위사업청, 한국철도공사와 각각 K1A2전차 외주정비 사업(1484억원), 한국철도공사 EMU-260 납품계약(3897억원)을 따냈다.

현대로템의 사업부문은 디펜스솔루션(방산), 레일솔루션(전동차·고속철), 에코플랜트(플랜트 엔지니어링) 등 3개로 나눠져있다. 디펜스솔루션이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면 레일솔루션은 미래를 위한 곳간을 책임지고 있다.

앞서 상반기 신규 수주에서도 레일솔루션 부문의 활약이 컸다. 현대로템의 상반기 총 수주 규모는 2조7491억원인데, 이 가운데 레일솔루션 수주액이 2조2123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수주잔고에서도 전체 18조9915억원(2024년 상반기말 기준) 가운데 레일솔루션 부문 잔고가 13조3196억원으로 70%에 달하고 있다.

레일솔루션 부문의 선전은 또다른 사업부문인 방산사업 특유의 '실적쏠림’ 우려 완화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방산사업은 사업별 규모는 상대으로 크지만 건수가 적어 사업간 공백기에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것이 단점이다.

예컨대 매출기준 국내 1위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수출 공백기를 맞아 지난 1분기 영업익이 374억원에 그치는 ‘어닝쇼크’를 겪다 2분기 영업익이 3588억원으로 급등하는 등 롤로코스트를 타듯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곤 한다.

레일솔루션 부문 수익성도 최근 몇년간 꾸준히 높아지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동차 산업은 ‘최저가입찰제’로 인한 저가 수주가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으나 지난 2020년부터 현대로템은 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취임한 이용배 사장은 레일솔루션 부문의 고질적인 저가 수주와 낮은 수익성 개선 작업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투명수주심의위원회’를 신설하고 우량 계약 선별 절차를 거쳐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한 예로 현대로템은 지난 2021년 인천·수원발 KTX 차량 사업에서 차량 수량이 적고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응찰하지 않았다.

현대로템은 해외사업로도 눈을 돌려, 지난해 6월 호주 QTMP(Queensland Train Manufacturing Program) 전동차 공급 사업(1조2164억원 규모), 올해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교통국(LACMTA)이 발주한 6억6370만달러(약 8700억원 규모) 등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기도 했다.

그 결과 레일솔루션부문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2595억원, 11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이후 2021년 275억원(흑자전환), 2022년 207억원, 2023년 262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로템 레일솔루션 부문은 몇 해 전부터 저가 수주를 탈피하고 완전한 이익구조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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