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EMS, 빌딩과 공장서 새는 돈 막는 첨병으로 부상
  • 월간 FA저널
  • 승인 2013.04.09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BEMS 시장·전문성 더해가는 FEMS, 그 현황과 성장 가능성


지난해 전력수요 급증으로 블랙아웃이 현실화되자 에너지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올해까지 전력예비율 감소로 에너지관리를 통한 비용절감은 기업들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상했다. 기업들은 에너지절감을 위한 솔루션을 놓고 고민하기 시작했고 에너지관리시스템과 솔루션을 소개하는 강좌와 프로그램에서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급증한 관심에 비해 국내 에너지관리시스템(이하 EMS, Energy Management System) 시장은 아직도 태동기를 벗어나지 않았다. 본지에서는 본격적인 성장기를 앞두고 있는 국내 EMS 시장 관계자들을 만나 향후 추진될 정책방향과 각 업체의 시장 공략 전략을 들어봤다.


하 상 범 기자


■들어가는 순서 (가나다 순)

지식경제부 전략기획단 박 상 덕 에너지MD

한국건축기술연구원 이 태 원 선임연구위원

로크웰오토메이션코리아 이 순 열 상무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오 승 환 상무

SK텔레콤 기업사업부문 부문장 이 명 근 전무

한국아즈빌 AA사업본부 우메무라 히로유키(Umemura Hiroyuki) 이사


EMS가 지금처럼 관심받기 이전에 에너지관리란 대규모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일부 공장시설과 대규모 공공시설 등에서 언급되던 용어였다. 그러나 전력수요 폭증이라는 예상치 못한 이슈는 에너지관리의 필요성을 현실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현재 여러 기업들이 EMS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선 해외기업들이 주도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다. EMS는 크게 빌딩의 에너지사용을 관리하는 BEMS와 공장의 에너지사용을 관리하는 FEMS, 그리고 주택의 에너지 관리를 관장하는 HEMS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중에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는 것은 BEMS와 FEMS다.


최근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그린빌딩인증제도 때문에 BEMS가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공장 부분에서 대규모 공장시설을 갖춘 기업들이 FEMS의 도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타진하기 시작했다. 로크웰오토메이션의 이상열 상무는 “선진국처럼 많은 공장들이 에너지관리에 관심을 갖는 수준엔 이르지 않았지만 과거에 비해 에너지관리를 위한 솔루션 도입 의사를 보이기 시작한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 수명연장과 에너지 비용 절감 위한 BEMS

EMS 분야 중에서 최근 주목 받기 시작한 BEMS는 Buiding and Energy Management System를 줄인 말로 한국과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 및 유럽에서는 이를 Building Energy Efficiency로 부르고 있으며,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다른 편이다. 아직 국제적으로 표준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국내에서도 에너지관리공단이 국내 표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재 표준안의 1차 초안 정도가 마련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마다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마련한 EMS 솔루션을 내놓다보니 이를 적용할 일반 기업체들의 EMS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 정리가 아직까지 혼선을 빚고 있다. 그럼에도 EMS 시장 성장의 흐름을 감지한 국내 기업체들은 발 빠르게 BEMS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으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솔루션을 선보인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B
EMS는 건축물을 사용하는 기간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 건축물은 공사 이후 필연적으로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하게 된다. 내부의 장비들이 노후화되면 장비들이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량도 꾸준히 늘어난다. 개보수나 별도의 인버터 등을 설치하는 방법을 통해 일부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그런 방법도 결국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건축물의 사용 기간 동안 효율적 가동과 쾌적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건축물 내 에너지 장비의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2월 열린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활용 및 사업전략 세미나’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장비의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질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사용량 증가를 30% 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건물주는 자산 가치 향상, 유지보수 및 인건비 절감의 혜택을 얻을 수 있으며, 입주자도 에너지 비용 감소로 인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BEMS 관련 시장 2015년까지 연평균 6% 성장할 것

BEMS가 BAS(Building Automation System)와 다른 점은 인간에 의한 오류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IT 분야와 공조 및 설비 분야 등 주도하고 있는 업체의 입장에 따라 BEMS에 대한 해석이 다르지만 내부 설비를 통해 얻은 정보를 인간이 조정하는 BAS와 달리 BEMS는 네트워크와 온라인을 이용한 항시 자동화된 관리를 뜻한다는 데는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부터 BEMS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으며, 공공건물 다수에 적용 중이다. 현재 신흥국 중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은 중국 시장으로 그 규모와 숫자가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정부차원에서 관련 정책을 대거 추진 중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선 무역협회와 전자통신연구원이 공동으로 2009년에 무역센터 빌딩 에너지관리에 나섰으며, 삼성SDS는 1986년부터 관련 사업을 시작해 삼성물산, 삼성전자 본사에 이를 적용했다. 2010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K-MEG(Korea Micro Energy Grid) 사업의 일환으로 분산전원(태양광, 에너지저장, 소형가스터빈 등)을 빌딩에 적용하기 위한 마이크로그리드 EMS를 BEMS와 통합하는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이외에도 대기업 계열 SI 업체와 IT 대기업들이 중심이 돼 솔루션 개발이 한창이다. 이중에서 가장 먼저 시중에 관련 제품을 선보인 곳은 SK텔레콤으로 네트워크 기반을 토대로 한 BEMS 서비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BEMS 관련 시장은 세계적으로 2015년까지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리방식도 개별 빌딩관리에서 다수 빌딩을 네트워크로 묶어 관리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수 빌딩을 네트워크 및 클라우드로 관리센터에서 웹 등을 통해 관리할 경우 온라인을 이용한 전문가 지원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한 지속적 체계적 관리가 개별관리보다 쉽고 관리가 잘 되는 편이어서 현재 주목을 받고 있다. 관리방식은 신축과 기존 기축 건축물에 따라 달라진다. 신축 건축물은 개별관리 방식이 많이 적용되고 있으며, 다수의 건축물 관리는 기존 건축물 등에 적용되고 있다. 해외에선 네트워크 BEMS 개념이 확대되고 있는데, 현재 미국에선 1명이 여러 건축물을 관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진출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한국건축기술연구원 이태원 선임연구위원은 “EMS 분야에서 국내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시장과 그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작은 늦은 편이지만 자체 기술개발과 솔루션 마련에 노력한다면 이 기회에 해외진출이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생산설비 에너지관리 효율성 향상시키는 FEMS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란 공장 내 가동 중인 모든 설비의 에너지 사용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최적의 에너지소비를 찾게 해주는 종합관리시스템이다.

FEMS는 공장 내 사용되는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원단위 분석 및 효율성 진단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지원한다. 생산 공정 중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공정별 각 생산라인에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측정 네트워크를 도입해 에너지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원가절감을 가능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경영을 위해 기기별, 공정별로 세분화된 에너지 사용량 측정과 데이터관리 분석도구를 제공하게 된다. 빌딩과 달리 공장에서 냉각시스템과 모터들이 공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용량에 해당한다. 에너지 사용시기와 용량이 천차만별인 빌딩과 달리 가동 중엔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로크웰오토메이션의 이순열 상무는 “공장시설에 FEMS를 적용할 경우 연간 최대 20% 정도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빌딩에서 줄일 수 있는 30%에 비해 적은 숫자로 여길 수 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상시 대용량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공장의 운영 실태를 감안한다면 FEMS를 통한 에너지절감을 통해 업체가 얻을 수 있는 금액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현재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외국계 업체들은 공장에너지관리를 중심으로 이전보다 전문화된 에너지관리솔루션과 장비를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FEMS를 도입한 사업장은 사용하는 에너지 규모가 상당한 중공업과 대기업의 전자공장 등이었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FEMS 도입을 검토하는 사업장이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도 잇달아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명기 맞고 있는 한국 EMS 시장

한국 EMS 시장은 BEMS와 FEMS를 중심으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장의 형성과 안정을 위해선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관련 업체들 간의 서로 다른 BEMS의 해석의 통일과 기술표준의 마련이 시급하며, 업체들이 개발한 솔루션을 알릴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오용에 대한 방지대책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공장의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FEMS와 달리 일반 건축물에 사용되는 BEMS는 각 입주자의 에너지 사용 통계정보를 관리 네트워크로 전송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입주자의 에너지 사용 내역 및 용량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건축물에 입주한 개인이나 단체의 에너지 사용실태는 입주자의 사적 정보를 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BEMS를 연구하고 있는 이들은 이 부분에 대한 대비책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직 여러 가지 해결할 사항들이 산적한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 EMS 시장은 본격적으로 개화할 준비를 점차 갖춰나가고 있다. 본지가 취재한 기관과 기업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EMS를 통한 에너지절감이 기업의 새로운 이익 창출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절감을 통한 이익 실현과 EMS 보급은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에너지 소비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FA JOURNAL  하 상 범 기자 (Tel. 02-719-6931 / E-mail. fa@infoth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