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현재까지 해군 발주 잠수함 총 24척 가운데 17척 건조
2011년 인도네시아 해군에 수출...'국내 유일 잠수함 수출 실적'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부터 해상 방산 분야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양사는 올해도 국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사업과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 사업 등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구축함 등 수상함 분야에서는 양사간 접전을 펼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잠수함 분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이 조금 다르다. 업계에서는 한 목소리로 한화오션이 잠수함 분야에서는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우리 해군이 발주한 총 24척의 잠수함 중 17척을 건조할 정도로 이미 독보적 위상을 누리고 있다. 게다가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잠수함 수출 실적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3조원 규모의 폴란드 잠수함 도입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화오션이 두번째 해외 수출에 성공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국내 잠수함 사업에 대한 노하우와 한국조선업계의 건조 및 납품 능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등 한화 방산 3사는 3~6일(현지시간) 나흘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 참가할 예정이다.
K9자주포·천무 등으로 폴란드·루마니아 등 동유럽 수출에 성공한 한화에어로스페이는 이번 전시회에는 AI기반 유무인 전투차량 '아리온스멧'을 선보인다. 한화시스템은 전차에 탑재할 수 있는 5G 전술통신 기지국 'MOSS‘를 활용한 미래 지상전투계 지휘통제통신 통합솔루션을 출품한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것은 한화오션이 독자 개발한 3000t급 '장보고-Ⅲ'다. 폴란드는 해군 현대화의 일환으로 잠수함 3척을 신규로 도입하는 ‘오르카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오르카 프로젝트 사업 규모는 22억5000만유로(약 3조35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그룹이 오르카 사업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해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의 한화 부스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직접 도산안창호급에 대해 설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옛 대우조선해양시절부터 국내 잠수함 명가(名家)의 입지를 다져왔다. 1987년 이후 우리 해군이 발주한 총 24척의 잠수함 중 17척을 한화오션이 건조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 해군은 지난 1987년 1200t급 독일 209급 잠수함을 도입해 장보고급(장보고-I)이라 명명하고 최초 3척을 발주 했다. 초도함인 장보고함은 독일 HDW(현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에서 건조됐다. 이후 2번함 ‘이천’함부터 9번함 ‘이억기’함까지는 모두 한화오션이 건조했다.
손원일급(장보고-II)은 1800톤급으로 장보고급 보다 배수량이 늘었고 AIP(공기불요추진체계)를 도입해 잠항능력도 향상시켰다. 해군은 앞서 장보고급을 건조한 경험이 있는 한화오션에 손원일급 건조도 수의계약을 맺으려 했으나 HD현대중공업이 경쟁입찰로 참여해 기회를 거머쥔 바 있다.
이에따라 초도함 손원일함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하는 등 총 9척의 손원일급 잠수함 가운데 5대를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하게 됐다.
이후 모델인 배수량 3000t의 도산안창호급(장보고-III)은 한화오션이 독자개발한 잠수함이라는 점에서 특히 눈에 띈다. 앞서 장보고급과 손원일급이 각각 독일 204 · 214급 잠수함을 토대로 한 것과는 차별화 되는 포인트다.
성능도 현재 운용되는 3000t급 디젤 잠수함 중 최강의 성능을 자랑한다. 잠수함발사탄도유도탄(SLBM)이 탑재가능한 수직발사체계(VLS)로 새로 탑재해 공격 능력이 크게 배가됐다. 특히 잠항능력(수면위로 올라오지 않고 항해하는 능력)에서는 디젤엔진 잠수함 중 최고 수준임이 입증됐다.
도산안창호급은 최대 3주가량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고 작전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오션은 또한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잠수함 프로젝트를 따내며 도산안창호급 수출에 성공해 국내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잠수함 해외 수출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력이 입증된 도산안창호급에 이어 세계 최고수준의 한국 조선업계 건조능력을 감안하면 폴란드 오르카 사업 수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오르카 입찰에는 스웨덴,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내 방산업체들도 대거 참여했다”면서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또 다른 척도인 적기건조 납품 능력과 가성비 측면에서도 한국이 단연 앞선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화오션의 라이벌인 HD현대중공업도 도산안창호급으로 이번 오르카 사업에 참여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산사업 물자의 설계 등에 관한 지적재산권은 국가에 귀속되기 때문에 방산사업자인 HD현대중공업도 도산안창호급으로 입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역시 도산안창호급 3번함인 신채호함을 건조한 실적이 있어 한화오션과의 이번 라이벌전을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