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L 친환경에너지 나노소재 연구실. 더 나은 미래, 고효율 유기태양전지에서 답을 찾다!
  • SolarToday
  • 승인 2010.10.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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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 희 기자



지금까지 유기태양전지는 그 가능성이 수차례 제시되어 왔으나 실리콘계 태양전지에 미치지 못하는 변환효율로 인해 여전히 상용화에 어려움을 보여 왔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GRL 친환경에너지 나노소재 연구실(이하 GRL)의 연구팀은 기존의 코팅공정 중 브러쉬 페인팅(Brush Painting)을 응용한 롤러 페인팅 방법을 활용, 고효율의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팀을 지휘한 조원호 교수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표한 유기태양전지의 최대 변환효율은 스핀코팅을 통해 얻은 결과로 3.8~3.9%가 전부였다. 그러나 롤러 페인팅 방법을 통해 만들어진 태양전지는 4.5%의 효율성을 보였다. 이는 스핀코팅보다 약 20% 가량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GRL 연구팀이 발표한 롤러페인팅 방법. 롤러 페인팅 방법은 공정 자체에 수직, 수평 방향의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후처리 없이도 높은 효율의 유기태양전지를 제작할 수 있다.



‘롤러 페인팅’방법 뭐가 다른가?

유기태양전지의 소자 제작공정으로는 스핀 코팅, 스크린 프린팅, 브러쉬 프린팅, 잉크젯, 미세접촉 프린팅 법 등이 사용되어 왔다. 그 중 대부분의 고분자 태양전지는 스핀코팅이라는 비교적 유용한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스핀코팅 공정은 매우 얇고 균일하면서 두께가 정밀하게 형성되는 장점을 가진 반면 연속공정이 불가능해 대면적 제작이 어렵다는 가장 큰 단점이 있다. 따라서 대량생산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스핀코팅은 유연성을 지닌 소자를 만드는 것이 어렵고, 물질의 낭비가 심해 공정비용이 비교적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에 롤러 페인팅은 물질의 낭비가 적고 적은 양의 용액으로도 대면적 유기태양전지의 제작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롤러 페인팅 공정을 이용한 태양전지는 추가열처리(Thermal Annealing) 없이도 높은 변환효율을 갖게 된다. GRL 연구팀은 “이러한 장점들은 유기태양전지의 생산비용을 현저하게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유기태양전지의 산업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하며,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스핀코팅 방법과 롤러 페인팅 방법의 효율 차이. 가운데 면적이 효율을 나타낸다. 롤러 페인팅 방법이 스핀코팅에 비해 약 20% 가량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

 

활성영역에 따른 효율 변화.  스핀코팅 공정은 연속공정이 불가능해 대면적 제작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 GRL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스핀코터(Spin Coater). 스핀코팅 공정은 얇고 균일하면서 두께가 정밀하게 형성되는 장점을 가진 반면 연속공정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초의 발상 전환으로 이룬 쾌거

이번 GRL 연구팀의 롤러 페인팅 방법은 콜럼버스가 보인 ‘최초의 발상 전환’의 일화를 떠오르게 한다. 사실 태양전지 제작공정 중 붓을 이용해 폴리머 재료를 코팅시키는 페인팅 기법은 얼마 전 이미 발표된 바 있으며, 롤러 페인팅 방법은 이를 한 단계 응용해 얻은 결과였다. 페인트를 칠할 때 일반 붓을 사용할 때보다 롤러를 사용할 경우 그 과정이 훨씬 용이하고 넓은 면적을 빠른 시간에 칠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실제로 GRL 연구팀의 한 연구원은 “교내 건물 벽에 페인트를 새로 칠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중 문득 ‘유기태양전지 광활성층 용액을 페인트를 칠하듯 바르면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번 롤러 페인팅 방법을 착안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결과다. 높은 효율의 유기태양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분자의 결정성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여러 후처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롤러 페인팅 방법은 공정 자체에 수직, 수평 방향의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고분자의 결정을 쉽게 유도할 수 있어 후처리 없이도 높은 효율의 유기태양전지를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게 ‘누구나 할 수 있었던 일을 당신이 한 것 뿐’이라고 비아냥거렸고, 그런 사람들에게 콜럼버스는 둥근 계란을 세로로 세울 수 있겠느냐고 제안한다. 아무도 답을 찾지 못하자 콜럼버스는 계란의 끝을 깨트려 세로로 세운다. ‘남이 하고 난 뒤엔 쉽다. 단지 최초의 발견이 어려울 뿐이다. 난 이 최초의 발견을 한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콜럼버스의 일화가 GRL 연구팀과의 만남 중 유독 머릿속을 맴돌았다.

 

GRL 연구실 내부 전경.  GRL 연구팀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연구에 초점을 맞춰 태양전지 및 연료 전지의 핵심 소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키슬리(Keithley) 4200-SCS.  소자의 전류·전압의 특성 및 효율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된다.


 

MINI INTERVIEW   

“최소 10년 안에 유기태양전지 상용화 가능할 것”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조원호 교수. 2006년 이후 유기태양전지, 고분자전해질막연료전지 및 고분자를 이용한 나노 소재 등의 연구를 시작, 현재까지 유기태양전지 분야에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Q최근 결정질에 집중하던 태양전지 시장이 조금씩 유기태양전지 분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본격적인 상용화는 향후 몇 년 이내로 전망하나? 

A유기태양전지의 시장 전망은 과거 유기 LED의 개발단계를 비추어 전망해볼 수 있다. 10~20년 전만 해도 유기 LED의 상용화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었다. 유기태양전지와 마찬가지로 효율(발광의 정도와 빛의 직진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현재 시장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디스플레이는 그야말로 LED 붐을 맞고 있으며, OLED라는 소위 자체발광의 개념까지 등장했다. 유기태양전지 역시 이러한 기술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최소 5~10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QCIGS, CdTe, 유기태양전지와 같이 아직까지 연구단계에 있는 태양전지 중 어느 분야가 가장 먼저 상용화 될 수 있다고 보나?

A물론 유기태양전지도 상용화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CIGS나 CdTe등과 비교한다면 더 빨리 상용화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기태양전지의 강점인 ‘저렴한 생산비’ 때문이다. 유기태양전지는 결정질태양전지의 제작비용의 1/10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다. 비록 효율은 낮을지 모르나 비용측면에서 봤을 때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유기태양전지 효율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상용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Q현재 유기태양전지를 상용화 하고 있는 기업이 있나?

A현재 국내에서 유기태양전지를 본격적으로 상용화 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엔 미국의 코날카(Konarka)나 플렉트로닉스(Plextronics), 솔라머(Solamer)와 같은 여러 태양광 전문 기업에서 유기태양전지 산업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국내 코오롱, 삼성 등의 기업(대규모 기업)에서도 이러한 외국 기업의 자문을 통해 유기태양전지 산업화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세계 최고 전력변환효율은 약 7~8% 수준으로 아직 상용화 기준인 10%에 못 미치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SOLAR TODAY 편집국 / Tel. 02-719-6931 / E-mail.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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