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1965년 현대건설의 첫 해외 수주 이후 59년 만에 1조달러 고지를 달성했다.
국토교통부는 3일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지난해 말 1조달러(한화 약 1470조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지난해 11월까지 9965억달러를 기록하며 1조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1조달러 달성’을 지난해 성과로 꼽으며 “국가 경제 성장에 큰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건설 연간 수주액은 정부가 목표한 400억달러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해외 수주액은 326억9000만 달러로, 12월 수주액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해외 건설 수주액은 호황기인 2010년 716억달러에 이르렀으나 미중 무역분쟁과 중동 발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점차 줄어들며 2019년 223억달러까지 급감했다. 이후 다시 반등하며 2021년 306억달러, 2022년 310억달러, 2023년 333억달러 등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동 수주가 실적을 이끌었다. 2023년 해외수주액의 34%를 차지했던 중동 비중은 지난해 50% 가량으로 늘어났다. 현대건설의 50억8000만 달러 규모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에 이어, 지난해 4월 삼성E&A와 GS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60억8000만 달러 규모의 파딜리 가스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글로벌사업지원실장은 “작년에는 유가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돼 중동 국가들이 발주를 이어간 점이 긍정적 요소가 됐다”며 “이와 함께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형사업 수주도 늘었다”고 말했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참여자가 부담하며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손익을 지분에 따라 분배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정부는 단순 도급 공사 위주의 해외건설 수주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개발형 수주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 중 투자개발형사업 비중은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5.1%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0%대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