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환경 친화적인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지난 10년간 태양광 시장이 급속히 성장했다. 2010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100%의 성장세를 과시했으며, 올해 시장규모는 500억달러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추월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90여개의 산업체들이 태양광의 핵심인 태양전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메모리, 시스템, 광소자를 포함한 전체 반도체 산업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산업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신뢰성 있는 태양전지 성능 평가가 독자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 국내 관련 산업계의 경쟁력 향상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공동으로 미국, 독일, 일본 등 태양광 기술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의 ‘1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KIER과 KRISS 공동 연구팀은 솔라 시뮬레이터의 절대복사도 측정방법과 미분 분광감응도 측정방식을 활용해 세계선도 기관과 측정 일치도가 99.5% 이상인 ‘1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기술’을 확보하게 되었다.
1차 기준 태양전지는 태양전지 중 가장 높은 정밀도를 가지고 있어 시험기관이나 생산 현장에서 사용하는 태양전지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최상위 비교기준으로 사용되며 신뢰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태양전지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외국에서 교정한 1차 기준 태양전지에 의존해 측정의 신뢰도나 자립성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그러나 KRISS가 보유한 광측정 표준기 교정 기술과 KIER이 보유한 태양전지 성능평가 기술을 결합해 해외 선도기관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임으로써 1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기술의 국산화를 이루게 되었다.
참여연구원인 표준연 이동훈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국가 측정표준 확립 및 보급과 태양광을 연구하는 최고의 기관들이 서로 협력해 국가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인프라 기술을 개발한 사례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이번에 확보한 1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기술을 바탕으로 국제규격으로 정해진 2차 기준 태양전지를 표준 기준물로 개발해 국내 산업체와 시험기관에 보급하고 교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연구총괄책임자인 에너지연 윤경훈 박사는 “이 기술을 통해 최근 태양전지 기술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태양광 산업에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1차 및 2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에 관한 국제협력프로그램인 WPVS(World Photovoltaic Scale : 세계태양전지눈금)에 참여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태양전지 제품의 성능평가 신뢰도를 제고하는데도 기여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 기술혁신사업(신재생에너지 기반구축사업)으로 실시된 이번 연구는 태양전지 성능평가 기술의 자립성을 확보해 국내 태양광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1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 기술
태양광을 흡수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태양전지나 태양광 모듈의 출력과 효율 등의 성능은 반드시 국제규격으로 통용되는 표준시험조건(Standard Test Condition : STC)에서 측정한 값으로 표기하는데, 빛의 세기는 1kW/㎡, 빛의 파장별 분포는 AM(에어매스) 1.5, 태양전지의 온도는 25℃로 정해져 있다. 측정시험은 최대한 이 조건에 맞아야 하고, 조건에서 벗어나면 그 만큼 보정을 해야 한다.
공인된 시험기관이나 생산 현장에서 태양전지의 성능을 측정할 때는 자연 태양광 하에서 하지 않고 옥내에서 자연 태양광과 그 세기와 파장 분포가 매우 유사한 솔라 시뮬레이터(인공 태양광원 혹은 모의 태양광원으로 번역)를 이용한다. 그 이유는 자연 태양광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변화가 심해 측정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또 생산현장에서 실시간 측정에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솔라 시뮬레이터는 보통 제논 램프, 할로겐 램프에 여러 가지 종류의 광학 부품 등을 조합해 구성한다. 태양전지의 성능을 측정할 때는 그 세기가 항상 1kW/㎡가 되도록 유지시켜야 하는데, 이런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기준 태양전지다.
기준 태양전지는 위의 표준시험조건에서 측정한 전류값이 매겨져 있어, 솔라 시뮬레이터 하에서 이 전류값이 나오도록 솔라 시뮬레이터의 세기를 우선 맞춘 다음에, 실제로 측정하고자 하는 태양전지 시료를 측정하게 되는 것이다.
기준 태양전지는 그 수준에 따라 생산현장에서 사용하는 작업용 기준 태양전지, 공인된 시험기관에서 사용하는 2차 기준 태양전지, 그리고 가장 상위의 교정 정밀도를 가진 1차 기준 태양전지가 있다. 상업용과 연구용 태양전지의 성능평가는 보통 작업용 기준 태양전지나 2차 기준 태양전지를 이용하며, 1차 기준 태양전지는 다른 하위의 기준 태양전지를 교정하기 위한 비교 기준으로 사용된다.
이번에 개발된 1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시스템은 자연 태양광과 유사한 빛을 인공적으로 발생시켜주는 솔라 시뮬레이터, 솔라 시뮬레이터에서 나오는 빛의 전체 세기와 파장별 분포를 측정하는 절대복사계와 분광복사계, 솔라 시뮬레이터에서 나오는 빛에 대응해 태양전지가 출력하는 단락전류 측정기, 그리고 파장별 빛에 대한 태양전지의 감응도를 측정하는 분광응답 측정기로 구성된다.
측정의 정밀도 확보를 위해 분광복사계와 분광응답 측정기는 최상위의 측정표준을 이용해 사전에 교정해야 하는데, 분광복사계는 분광복사조도 측정용 표준전구를, 그리고 분광응답도는 표준 광검출기를 사용해 교정한다. 이 2가지 기술은 KRISS가 이미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다수의 정밀한 장치들이 요구되는 이유는 기준 태양전지의 출력 전류신호를 표준시험 조건에서의 값으로 환산하기 위한 것이며, 분광복사계, 절대복사계, 분광응답도 측정기 등은 환산을 위한 보정인자 도출에 사용된다. 위에서 설명한 각 시스템 구성 요소 외에 1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의 정밀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기준 태양전지를 포함한 측정 장치들의 위치 정렬과 사용된 측정 표준들의 교정 정밀도들로 이번에 양 기관 이를 모두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국제단위계란?
도량형의 하나로서 통상 SI 단위계로 불리며, SI는 프랑스어 Systeme international d’unites의 약자이고, 때에 따라 MKS(Meter-Kilogram-Second) 시스템이라 하기도 한다. 국제단위계는 7개의 기본단위와 기본단위들을 조합해 만든 유도단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7개의 기본단위는 m(길이), kg(질량), sec(시간), A(전류), K(온도), mol(물질량), cd(광도) 등이다.
MINI INTERVIEW
윤 경 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센터 책임연구원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교정기술,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
서울대 재료공학과 및 동 대학원 요업공학과 졸업 후 프랑스 Limoges(리모쥬) 대학 재료공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8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센터 책임연구원(영년직)으로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1994년부터 IEA 태양광발전 협력사업의 ‘정보 교환 및 확산 프로그램’ 한국대표로 참여하고, 2005년부터는 IEC TC 82(태양광발전) ‘태양광 모듈 시험 규격’ WG 2 한국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Q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한 1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기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기준 태양전지는 그 수준에 따라 생산현장에서 사용하는 작업용의 기준 태양전지, 공인된 시험기관에서 사용하는 2차 기준 태양전지, 그리고 가장 상위의 1차 기준 태양전지가 있다. 상업용과 연구용 태양전지의 성능평가는 보통 작업용 기준 태양전지나 2차 기준 태양전지를 이용한다. 각각의 기준 태양전지는 공인 시험기관에서 교정한 전류값을 갖고 있는데, 작업용 기준 태양전지는 솔라 시뮬레이터 하에서 2차 기준 태양전지를 사용해 교정하고, 2차 기준 태양전지는 솔라 시뮬레이터 하에서 1차 기준 태양전지를 사용해 교정한다. 따라서 1차 기준 태양전지는 모든 태양전지 성능평가의 출발이 되는 핵심요소다.
Q 국내의 태양광 성능평가 기술은 선진국 기술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가?
A 이번에 개발된 기준 태양전지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에 국한된 것으로 이 분야에서는 이제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박막 태양전지, 다중접합 태양전지, 유·무기 태양전지의 성능평가에 대해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다.
태양광 모듈의 경우 전기광학적인 특성, 환경 특성 평가 등과 관련해서는 세계적인 기관과 대등한 수준에 있다. 모듈의 안정성, 소재에 대한 시험 평가 등에 대해서는 현재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모듈의 수명기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의 예측, 수명 예측 등과 같이 매우 중요하지만 아직 국제규격이 완성되지 않는 분야에 대한 사전 연구와 준비는 부족한 실정이다.
Q 이번 기술개발 성공으로 인해 태양광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
A 지금까지 태양전지나 모듈 메이커들이 솔라 시뮬레이터를 외국으로부터 도입할 때 보통 2차 기준 태양전지가 함께 들어오는데, 이 2차 기준 태양전지는 주기적으로 재교정해야 하고, 교정값이 이전과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는 새로운 태양전지로 대체해야 한다. 앞으로는 이번에 개발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교정 및 재교정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기준 태양전지를 필요로 하는 모든 기업에 이번 기술로 교정값을 매긴 2차 기준 태양전지를 보급할 수 있게 된다.
Q 앞으로 관련 기술개발 계획은 무엇인가?
A 이번에 개발된 교정 기술이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기 위해서는 1차 및 2차 기준 태양전지 교정에 관한 국제협력프로그램인 WPVS(World Photovoltaic Scale : 세계태양전지눈금)에 참여해 미국, 일본, 독일, 유럽의 대표적인 기관들과 교정에 관한 상호 시험을 하고 그 정확도를 확인받아야 하는데, 최근 수년간 이 프로그램이 중단 상태에 있다가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바 있다. 이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후속 작업이다. 그 다음은 박막 태양전지, 다중 접합 태양전지, 유·무기 태양전지 등 신형 태양전지의 성능평가 기술과 교정 기술을 확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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