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의 성직자’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전 세계 깊은 애도
  • 이주엽 기자
  • 승인 2025.04.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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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삶 전체를 교회에 헌신한 성직자"
가톨릭 역사상 첫 남미(아르헨티나) 출신 교황
종교 간 화해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아
'포용의 성직자'로 불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했다. 교황은 최근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건강을 회복해 공식 활동을 재개했으나 결국 선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연합뉴스
'포용의 성직자'로 불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했다. 교황은 최근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건강을 회복해 공식 활동을 재개했으나 결국 선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향년 88세로 선종했다고 바티칸이 21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이날 발표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오늘 오전 7시35분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황은 삶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으나 회복 후 바티칸으로 복귀해 공식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전날까지도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휠체어를 탄 채 등장해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부활절 인사를 전했지만 하루 만에 들려온 선종 소식에 전 세계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아르헨티나) 출신이며, 예수회 소속 성직자로서 교황에 오른 인물로 교회 내 개혁과 소통을 강조해 왔다.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그는 아르헨티나의 빈민촌을 직접 드나들며 봉사활동을 펼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교황이 된 이후에도 교황청이 제공하는 의전 차량 대신 일반 차량을 이용하며 "나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소박한 삶의 자세를 실천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려면 지하철에 끼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밀면 밀려도 봐야 한다”며 평범한 이들과 함께하려는 그의 자세는 세계인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한 교황은 세월호 유족과 장애인들을 직접 만나 위로했으며 중동에서는 베들레헴을 방문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동방 정교회 수장과의 우호 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종교 간 화해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 이혼·재혼자 등 기존 교회가 배척해온 이들에게도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며 “내가 누구길래 그들을 심판하겠는가”라는 말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교황청 내 관료주의 개혁과 바티칸 은행의 투명성 강화 등 교회 내부의 구조 개편에도 힘썼다.

다만 보수 세력과의 마찰로 인해 개혁 과제를 완수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불상사가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신의 뜻”이라 말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방탄차 대신 일반 차량을 이용했고 늘 신앙인의 담대한 자세로 세상과 마주했다.

가톨릭교회는 조만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일정과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소집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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