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희 기자
태양광+압전 하이브리드 시스템
지난 10월 25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는 압전소자를 포함하는 태양광발전장치 관련 신제품 설명회가 열렸다. 이 같은 기술 구현에 성공한 기업은 바로 신비앤썬. 종래의 태양광 모듈에 압전장치를 추가로 설치해 비가 오거나 흐린 날 바람 또는 빗방울에 의한 진동 및 충격 등을 이용해 추가적인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것이 주요 핵심 내용이다. 즉 어떤 태양광 모듈이라도 신비앤썬의 압전소자를 적용하면 기존의 모듈 기능을 100% 활용하면서 동시에 변환효율을 평균 0.95~1.6% 이상 상승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비앤썬이 자체 실증 실험한 결과 20Wp 모듈에서 24시간 가동했을 경우 풍속 4m/s일 때 기존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에서 변환효율 1% 가까이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속 8m/s일 때는 1.6% 효율이 상승했다. 일반적인 풍력발전기가 풍속 12m/s에서 전력 발생을 시작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생활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미세한 바람에도 발전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에너지 시장에서 큰 발견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풍력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바람의 방향이 일정한 것과 비교해, 압전은 좌우상하 변칙적 바람에 모두 반응한다. 신비앤썬이 발표한 태양광 모듈에 적용될 압전소자는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더 큰 바람이 부는 겨울 또는 태풍이 오는 시기, 장마철과 같은 때에 그 매력을 여과 없이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함훈희 신비앤썬 대표는 “현재 글로벌 태양광 업계는 태양전지의 에너지 변환효율에 있어 1% 경쟁을 하고 있는 시기”라며 “에너지 변환효율이 1% 증가한다는 것은 결국 수 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갖는 만큼, 앞으로 태양전지에만 기반을 둔 태양광발전장치가 아닌 압전소자를 포함하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비앤썬은 지금까지 태양광 가로등 및 조명등을 제작·보급해온 회사로써 앞으로 이 기술을 토대로 태양광 가로등은 물론, 발전소, 태양광 주택 등에 적용, 시장 진출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왜 비오는 날엔 전등에 불이 안 켜지나요?
이와 같은 기술을 개발하게 된 발단은 신비앤썬의 창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가로등 및 조명등을 보급하던 신비앤썬은 태양광에너지에 흥미를 갖다가 마침내 태양전지를 접목한 조명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고객들의 문의전화를 받게 됐고, 그 내용은 ‘왜 비오는 날이나 흐린 날엔 전등에 불이 안켜지나?’ 하는 내용이었다.
풍력이나 태양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의 큰 단점이 바로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문의전화는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신비앤썬의 함훈희 대표와 직원들은 다소 엉뚱할지도 모를 ‘왜 태양에너지는 태양이 없을 땐 발전할 수 없나’라는 질문에 집중했다.
이후 신비앤썬은 고민과 생각을 거듭한 결과 바람이나 빗방울이 떨어지는 압력에 발전하는 압전소자를 발견하게 됐다. 그리고 이를 태양광발전 시스템에 추가적으로 장착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타국 또는 타사의 기술력을 모방한 것이 아닌, 그야말로 신비앤썬 임직원들의 땀방울에 의해 탄생한 순수한 국내 기술력인 것이다. 이를 소개하는 함훈희 대표의 얼굴에도 자신감이 엿보였다.
중소기업 지식재산에 투자하라
사실 한국에서 작은 중소기업이 기술력 하나만으로 시장을 선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함훈희 대표와 신비앤썬의 임직원들은 강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이는 곧 자사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했다.
함훈희 대표는 자사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지식재산(IP)을 강조했다. 현재 신비앤썬은 압전과 태양광을 접목한 아이디어로만 25개의 특허를 취득하고 있으며, 꾸준히 지식재산 경영에 투자하면서 제품 개발까지 완료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6월 13~18일에는 미국 보스톤에서 열렸던 연례 최대 기술매칭 사업화 및 컨퍼런스 및 전시회 ‘2011 Tech Connect Summit & Expo’의 IP포럼에 초청받아 기술설명회를 펼치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세계의 여러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력을 뽐냈지만 이들 중에서도 다시 선별 과정을 거친 결과 신비앤썬의 태양광 모듈에 접목한 압전소자 기술이 최종 선정되었다. 미국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로써 신비앤썬은 앞으로 미주권의 기술협력과 코칭을 통해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으며, 미국 US MAC(The US Market Access Center)의 요청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US MAC은 비지니스 인큐베이터로 높은 기술력을 가진 외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이밖에도 신비앤썬의 이 기술력은 국내 여러 건설사 및 태양광 관련 기업으로부터 의뢰가 들어오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 역시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신비앤썬은 해당 기술력을 적용한 제품과 관련해 싱가폴 버티스글로벌과 판매대행 계약을 완료했으며, 향후 싱가폴을 비롯해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총 5개국에 에이전시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인도 등의 다른 지역에도 향후 에이전시 설립을 협의 중에 있다.
특히 전기세가 유독 높은 싱가폴에서는 대학교에 이 압전소자가 접목된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상용화 할 의사를 밝혀 진행 중에 있다. 앞으로 신비앤썬은 동남아 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테스트 설치를 늘려가면서 실증데이터 확보와 함께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 새 시대 열어야 할 때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말한다. 미국의 스티브잡스가 전 세계에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왔듯이, 한 기업에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는 것은 해당 기업은 물론 국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는 가격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태양광 시장에서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함훈희 대표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거대한 자금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이나, 앞선 기술력을 드러내는 일본 또는 미국 등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함훈희 대표는 이같은 질문에 이어 “이제 태양광발전과 압전의 융합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신시장의 개척과 새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Mini Interview
함 훈 희 신비앤썬 대표이사
태양광 모듈 + 압전소자?
Q. 압전소자가 발전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은 어느 정도인가?
압전에너지는 순간적인 충격에 의해 미세한 전기를 생산하는 소자다. 그러나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이를 모듈화 해 태양광발전에 추가 접목, 태양광 모듈 효율을 0.95~1.6% 이상 상승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앞으로 시장에서 파급력 또한 있을 것으로 자부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압전소자의 효율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추후 이를 바탕으로 생산되는 에너지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Q. 일반 모듈에 추가 설치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압전소자는 저렴한 에너지원이며 설치도 간단하다. 따라서 시중에 판매되는 고효율 모듈에 비해 가격이 더욱 저렴하다. 일반적인 태양광 가로등에 20W 모듈을 설치할 경우 압전소자를 추가 장착하는데 15만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효율이 좀 더 높다고 하는 초고효율 모듈을 설치할 경우 가격은 몇 배 이상으로 훌쩍 뛰어오른다. 성능에 비교한다면 평균 약 30% 이상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Q.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경우 외부 환경에서 20년 이상 문제없이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르게 마련인데, 혹시 체계적인 인증 절차를 받고 있나?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점이다. 아직까지 압전에너지는 국가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하고 있지 않고 있다. 압전은 자체적으로는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압전은 에너지원으로서 인증을 해 줄 수 있는 기관이 현재까지는 전무하다. 그렇다고 효율적인 기술력을 상품화 하지 않고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우리 신비앤썬은 자체적으로 실증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에 앞으로 온 사력을 다할 계획이다.
Q. 활발한 보급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먼저 올해 또는 내년 초까지 상용화 체제를 구축하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력을 받아들이는 데 해외 기업들은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이다. 해외 무대에 먼저 진출해 실제 발전 현장에 이 기술력을 적용, 사용해 봄으로써 신비앤썬이 옳은 제안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이미 미국, 싱가폴 등 여러 해외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실증 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국가적으로도 압전에너지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마땅한 인증 절차와 대중화를 구현하는 것이 우리 신비앤썬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비전과 방향이다. 우리가 먼저 움직여 보급에 힘쓰다보면 언젠가 정책 또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SOLAR TODAY 편집국 / Tel. 02-719-6931 / E-mail. st@infoth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