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더 뜨거운 2013년 태양광산업의 성장을 기대하며…
혼돈과 희망이 교차한 2012년 태양광산업 :
합병 및 통합, 무역전쟁, 가격인하와 코스트 삭감과의 전쟁
이 상 열(alex@infothe.com)
월간 SOLAR TODAY 편집인
독일, 중국, 이탈리아, 미국, 일본 톱 5 시장으로 성장
올해 글로벌 태양광산업은 경제불확실성과 태양광산업의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연간 총 설치용량은 31.12GW에 달해 2011년 27.98GW에 비해 설치용량은 다소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연간 성장률이 11%대로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을 수가 있다.
연평균 성장률이 2011년 55%, 2009년의 36%에 비해 현격히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유럽의 심각한 경기불황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최근 급성장한 중국 시장에서의 태양광산업에 대한 수요가 예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한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별로 두드러진 특징은 중국의 경우,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용량이 2011년 2.1GW에서 올해는 4.8GW로 증가해 전 세계 2위에 랭크됐고, FIT 정책이 만료되는 독일은 6월 한달 동안 254MW에서 600% 증가한 1.7GW에 달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그나마 독일의 2사분기 설치용량 증가는 글로벌 태양광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2011년 7.5GW를 기록한 독일의 올해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용량은 7.9GW에 달해 여전히 전 세계 1위의 태양광시장의 면모를 유지한 반면, 2011년 7.7GW로 세계 최대의 태양광시장 규모를 자랑했던 이탈리아는 올해 3.5GW에 그쳐 3위권 시장으로 기록됐으며, 4위는 지난해 1.9GW에서 올해는 3.4GW로 증가한 미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3GW를 설치했던 일본은 올해 2.5GW로 성장해 톱 5위권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는데, 일본은 중국, 독일과 달리 새로운 태양광보조금 프로그램이 적용되면 4사분기에만 잠재시장이 1.5GW에 달할 것으로 보여 동 기간 0.5GW에 달할 중국과 독일을 제치고 올 연말쯤에는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글로벌 태양광산업을 분기별로 전망해 보면, 연초 2개월간은 성장률이 매우 미약했지만, 3월과 4월에 접어들면서 독일의 FIT 정책 변화를 앞두고 1.2GW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에 힘입어 반짝 성장율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후, 글로벌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설치율은 유럽의 수요축소로 인해 급속히 약화됐다. 독일의 경우, 4월과 5월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설치규모는 불과 600MW에 달했고, 유럽의 또 다른 주요 시장인 이탈리아의 경우도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6월이 되면서 독일과 이탈리아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설치가 큰 붐을 이루어 엄청난 설치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또 다른 주요 시장인 미국과 일본, 중국은 물론 유럽의 제2 경제권인 그리스와 영국, 불가리아의 2사분기 설치량도 1사분기에 비해 훨씬 증가하는 수치를 보였다. 이들 시장의 2사분기 설치규모는 1사분기에 비해 20%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10GW 이상 설치된 2011년 4사분기에 비해 훨씬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독일만 하더라도 12월에만 3GW가 설치됐고, 이탈리아 또한 2.5GW에 달한 바가 있다.
2012년의 경우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공급은 증가했지만, 가격은 상당히 하락했다. 올 상반기의 경우, 과잉공급 양상은 폴리실리콘에서 솔라 모듈에 이르는 솔라 공급체인의 접점은 급기야 수요에 비해 공급이 약 50% 높은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1사분기의 미약한 수요증가로 인해 대부분의 중국 PV 공급기업들은 공장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가동했다. 하지만 2사분기부터 시장의 수요가 약 20% 정도 증가함으로써 상황은 개선돼 대부분의 공급기업들이 수요보다 공장의 설비가동률을 높이게 되면서, 유통 채널의 재고는 더욱 증가하게 됐다. 그림 1은 2011년과 2012년 글로벌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설치규모를 분기별로 나타낸 것이다.
실리콘 공급체인에서의 과잉공급 상황은 수요 저하가 예상됨으로써 심각한 가격 하락의 주 원인이 되기도 했다. 2011년 급격한 가격 하락추세를 보이자, IHS Solar는 폴리실리콘에서부터 결정질 실리콘(c-Si) 솔라 모듈에 이르기까지 9.6~19.3%까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었다.
2012년 하반기 주요 태양광 선도국가의 태양광지원 정책변화와 유통채널의 높은 재고 때문에 3사분기의 완만한 모듈 시장을 전망함으로써 공급기업들은 2사분기 수준으로 제조공장을 가동했다. 이로 인해 판매와 관련해서는 4사분기 유럽이 부정적인 수요를 보인 반면에 중국과 미국, 일본 시장은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최근 태양광전문 리서치 기관인 IHS는 2013년 중반까지 태양광 공급기업들 간의 활발한 기업합병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티어(Tier) 2와 3 중국기업들이 파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격인하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실리콘의 시장가격은 3사분기말이나 4사분기 초에는 1kg당 2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결정질 모듈 가격 또한 4사분기에는 평균 W당 60센트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가격하락의 가속화는 2013년 1사분기와 2사분기에는 수요증가가 기대돼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공급과 수요의 균형 일치 시점이 훨씬 빨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실리콘 공급체인에서의 시장가격은 중국 티어 2, 3 기업의 시장소멸로 인한 생산용량 저하로 2013년 2사분기에 산업이 다소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중국 태양광기업들이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자국의 태양광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태양광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유럽 국가들도 이 같은 조치를 현재 검토 중에 있다. 이에 중국은 미국과 한국산 폴리실리콘 기업에 이미 반덤핑을 제소한 상태다. 궁극적으로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국가 간 무역분쟁은 분명 태양광 수요증가 및 산업발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국가 간 무역보호주의는 태양광 기업들의 원가상승과 태양광시장 규모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다행히 EU 반덤핑과 같은 무역분쟁에 대해서는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공익성 심사(Public Interest Test)가 현재 진행 중에 있지만,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관세는 별도로 부가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렇듯 2013년 글로벌 태양광산업은 아직까지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은 편이다. 분명 모든 산업에는 상승 사이클과 하강 사이클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지금이 태양광산업의 진정한 ‘Bottom Line’이기를 바라며, 2013년 계사년에는 태양보다 더욱 뜨겁고, 강렬한 태양광산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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