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반시스의 고효율 박막 생산의 꿈을 이뤄나가는 주역들. 유세웅 상무(사진 중앙)는 제조부문을, 박정우 이사(사진 왼쪽)는 엔지니어링부문, 그리고 류학용 이사(사진 오른쪽)는 인사총무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CIGS 박막 태양전지로 승부수 띄운 현대아반시스
지금까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 150Wp 박막 모듈의 고급화 시도!
이 주 야 기자
현대아반시스는 한국의 현대중공업과 프랑스 생고방의 자회사인 독일 아반시스와의 합작회사인데, 어떤 계기로 설립됐으며, 지금까지의 진행사항을 간략히 소개한다면?
현재 태양광 산업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태양광 사업의 시장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시도가 시장상황이 나빠지기 전에 먼저 실행에 옮겨져 탄생한 것이 현대아반시스라 할 수 있습니다. 30여년간의 기술개발의 결과로 독일에 양산공장이 설립되기 시작하면서 사업을 위한 물적, 그리고 인적 인프라, 대규모 투자여력, 기술혁신의 경험 등을 가진 한국에서 파트너를 찾아 설립한 것이 현대아반시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대아반시스는 199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CIGS 박막 태양전지 양산을 누구보다 먼저 시작했던 아반시스의 기술을 고스란히 전수받아, 국내 최초로 자동화된 공장을 건설하고 고효율 제품의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대아반시스의 대면적 박막 증착 공정용 장비. LCD 산업의 발달에 따른 대면적 박막화 기술의 성숙으로, 대면적으로 박막화된 태양전지의 재료원가가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현재 결정질 태양전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아반시스가 CIGS 박막 태양전지를 선택한 이유와 향후 결정질과 박막 시장의 추이를 전망한다면?
우주에서 오는 높은 에너지 입자에 대한 안정성이 우수해 당초에 우주개발용으로 개발된 CIGS 박막 태양전지는, 지멘스솔라(Siemens Solar)의 필드 테스트에서도 입증됐듯이, 그 안정성이 탁월한 모듈입니다. 결정질 태양전지에 비해 광전 변환 효율이 떨어지는 점은 있지만, CIGS의 탁월한 광 흡수계수로 인해, 기존 결정질 태양전지에 비해 하루 평균 발전시간이 길어져 실제 전력 생산량이 많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Small Cell’에서 보여준 20.3%라는 고효율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LCD 산업의 발달에 따른 대면적 박막화 기술의 성숙으로, 대면적으로 박막화된 태양전지의 재료원가가 가격측면에서 결정질 태양전지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에, 제2세대 태양전지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이제 시장에서는 이머징(Emerging) 단계에 있어, 기술혁신을 통한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이 기존 태양전지에 비해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급과잉으로 촉발된 현재 태양광 시장에서의 시장가격 급락으로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들은 사활을 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시장에서의 모듈 판가와 제조비용 간의 관계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수준의 생산규모를 확보한 중국의 톱 티어(Top Tier)에 해당하는 업체들조차 판가하락에 따른 마진 확보가 사실상 불확실해진 상황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태동기에 있는 CIGS 박막 태양전지의 경우 제조비용 측면에서는 물론, 고효율화 측면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태양전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CdTe가 가진 제조비용 측면에서의 장점과 결정질 실리콘이 가진 고효율화 측면에서의 장점을 모두 가진 것이 CIGS 박막 태양전지입니다. 독일과 일본, 그리고 대만의 CIGS 박막 모듈 제조업체들에서 이들 가능성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결정질 태양전지가 가지고 있는 현재 모듈 제품의 제조비용 절감의 한계와 고효율화에 따른 제조비용 증가의 한계성을 고려하면, 박막 모듈의 시장점유율 제고의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결정질 태양전지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박막 태양전지만 시장에 남는다는 가정은 무리한 결론으로 생각합니다. 유틸리티(Utility) 응용에서는 결정질, 레지덴셜(Residential) 응용에서는 박막 태양전지로 시장 차별화가 가능해 항상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하게도, 박막 태양전지의 승부처는 기존의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가 가지고 있는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커머셜(Commercial)과 레지덴셜 영역의 시장 확보를 통한 점유율 확대라고 생각됩니다.
CIGS 박막 태양전지 양산에 적합한 인적, 물적 인프라 풍부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CIGS 박막 태양전지로 시장 제패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아반시스만의 경쟁력 또는 차별화 전략은 무엇입니까?
지난 1990년대의 반도체와 LCD와 같이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의 경우에는 선진국에서 개발한 기술을 한국으로 들여와, 한국인 특유의 속도감으로 자체기술을 개발해 사업의 꽃을 피운 좋은 경험이 있습니다.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독일과 일본 등 기술 선진국에서 제조비용의 상대적 증가로 인해 제조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것이 그 큰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CIGS 박막 태양전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독일과 일본에 비해서는 낮은 제조비용을,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서는 높은 기술력 및 기술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CIGS 박막 태양전지 양산에 적합한 인적, 그리고 물적 인프라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들어, 일본회사의 급속한 CIGS 박막 태양전지 생산규모의 확대,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의 CIGS 사업 진입, 중국 업체의 CIGS 전문기업에 대한 인수 합병 등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시아 지역이 이러한 기술기반 신규사업 추진의 최적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한편, 중국의 하너지(Hanergy)가 의욕적으로 CIGS 박막 태양전지 전문기업의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을 보면 위협적인 느낌이 듭니다. 결정질에 이어 제2세대 태양전지 시장까지도 섭렵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요. 이미 900MW 이상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일본의 기업과 반도체 파운드리 세계 1위 업체인 대만의 업체가 모두 차세대 사업으로 CIGS 박막 태양전지로 정해, 기술개발과 양산기술 축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우리에게는 자극적입니다.
현대아반시스의 장점으로는 30여년간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독일과 한국에서 동시에 양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독일의 단단한 기술력과 한국의 스피드가 결합되어 나타내는 시너지 효과가 우리가 느끼기에도 우리의 중요한 기초체력을 형성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술혁신의 인프라가 사실, 공장건설-장비도입 및 설치-장비운전-제품개발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시간을 사실상 많이 압축시키고 있는 것이 여기 오창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입니다.
지난해 충북 오창에 공장을 착공해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CIGS 박막 태양전지의 광변환 효율은 어느 정도며, 양산시기는 언제입니까?
사실상,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장비 도입 및 설치가 시작돼, 불과 6, 7개월만에 대부분의 장비를 생산 가능한 상태를 만들어 놓은 것은 현대아반시스 임직원들의, 국내 최초 CIGS 박막 태양전지 기술을 조기에 정착시키겠다는 다짐과 의지에서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국내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CIGS 박막 태양전지 사업을 보고 있고, 이것을 실행해내는 분위기가 지금 눈에 보이는 태양광 산업의 어려움을 녹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함께 노력한 결과로 당장 시장에 내 놓아도 팔릴 수 있는 제품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모듈 제품의 가격뿐만 아니라 모듈의 효율에 대한 니즈가 급속히 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현대아반시스는 보다 높은 효율의 모듈을 낮은 제조비용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술과 운영방법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세계 최고수준의 모듈 효율을 가진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땀 흘리고 있습니다.
생산성 개선 통한 원가경쟁력 및
대면적 박막의 균일성 개선 통한 효율향상 추구
최근 태양광 제조현장에서는 고효율, 저원가의 경쟁력 있는 제품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아반시스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최신 태양광 기술 이슈는 무엇입니까?
어느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의 경우라도, 고효율화와 저원가를 회사운영의 대표적인 키워드로 삼고 있을 것입니다. 10~12% 효율을 나타내는 CdTe가 보여주는 Wp당 0.7달러 이하의 원가와, 16% 이상의 고효율을 자랑하는 결정질 모듈 사이에 낀 형상이 CIGS 박막 태양전지 모듈 사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아반시스는 생산 지속시간(Uptime)과 수율(Yield) 등의 생산성 개선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과 박막화를 통한 재료비 절감, 그리고 대면적 박막의 균일성 개선을 통한 효율 개선 등의 노력을 통해 두 키워드를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박막 태양전지의 재미있는 부분이자 강점을 볼 수 있는데, 아무런 추가 공정 없이 기존의 장비를 이용해 단지 박막의 균일성을 개선함으로써 고효율화를 어느 수준까지는 개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타 태양전지에서는 고효율을 위해 어느 경우에서든지 새로운 공정의 추가나 태양전지 구조변경 등을 통해서야 가능한 일이고, 이럴 경우에 어김없이 제조비용의 증가가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데 말입니다.
제품의 장기신뢰성 개선 또한 현대아반시스가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입니다. 단적으로 예를 들면, 수명을 25% 개선하면 발전사업자 또는 소비자에게는 그만큼의 모듈 교체비용 감소라는 가치를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CIGS 박막 태양전지의 경우, 수분에 의한 효율저하 및 수명열화 문제가 지적되기도 하는데,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 박막 구조 및 공정, 그리고 라미네이션(Lamination) 공정을 최적화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아무래도 태양광 시장 확대에 대한 관심이겠지요. 새로이 부상하는 미국, 인도, 동남아 국가들과 함께,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국가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막대한 정부 자금을 투자할 태세고, 실제 이들 지역에서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의 최대의 관심은 이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각 설치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모듈 특성을 차별화하는 것입다. 예로 들면, 고온 다습한 열대우림기후나 고온 건조한 사막의 열악한 환경에서 25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특성열화 없이 고스란히 작동하는 모듈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이러한 기술과제가 해결이 된다면, 시장확대는 자연스레 그 기술을 가진 자의 몫이 될 테니까요.
현대아반시스는 박막 구조 및 공정, 그리고 라미네이션 공정을 최적화하고 있다. 사진은 라미네이션(Lamination), 정션박스(j-Box) 부탁 등 모듈화 공정용 장비
2015년까지 전 세계 태양광 시장 트렌드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이와 관련 현대아반시스의 중장기 투자계획은 무엇입니까?
스페인, 독일, 미국의 일부 지역 등에서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달성됐기 때문에, 정부보조 없이도 태양광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직까지 태양광 사업은 정부보조가 필요한 사업으로, 각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의 수요가 달라지고 있는 시장현실을 부정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세계 각국의 재정위기가 태양광 산업을 당분간 계속 위축시킬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집니다. 여기에 더해,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한 중국발 공급과잉이 당분간 지속된다고 보면 단기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아반시스는 이러한 시장현실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시장경쟁력을 고효율과 저비용화로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여기에 집중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서, 차기 공장투자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겨집니다.
올해 현대아반시스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평가와 2013년 사업 계획은 무엇입니까?
앞서 언급했습니다만, 올해는 그야말로 공장과 장비를 준비하는 해였고, 내년은 공장을 운전해 실제 모듈을 생산하는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현대아반시스만의 속도감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는 데서 아쉬움이 없고, 내년에는 시장 니즈에 걸맞은 고품격 제품의 양산을 위해서 한 기술 한 기술 뜯어보고, 혁신으로 이어나가는 해가 될 것입니다. 물론, 내년의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고, 내년에는 이보다 속도감을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3년 상반기에 150Wp를 달성한다는 것을 현대아반시스 자체 목표로 설정하고, 지금까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걸어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당초 계획했던 추가 증설에 대한 검토를 지속해 나감으로써, 향후 현대아반시스의 미래상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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