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년 뒤 로봇과 공존하는 세상 온다”
디지털 모터 제어기의 국산화 대체작업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로보큐브테크는 모터 컨트롤러, 로봇 센서, 로봇 모듈, 로봇 시스템 등을 순수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핵심 기술, 제품들을 휴머노이드 ‘사라(SARA)’에 적용하면서 완벽한 구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로봇 개발의 변방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휴머노이드 판도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기술 개발자, 교수 등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는데, 어떤 일들을 해왔나?
수많은 정부과제와 기술개발을 해오면서 스스로 지식을 축적하는 결과도 얻었지만, 대체적으로 국가 산업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해왔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ABS 장치를 세계에서 4번째로 개발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덕분에 세계 각지의 도로에서 국산 자동차가 활주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인간형에 가장 근접한 휴머노이드를 개발함으로써 로봇 기술의 변방국이라 취급 받던 우리나라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리고 역량 있는 로봇인재를 키우기 위해 1:1 강의, 현장위주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직접 개발한 결과물들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로봇의 미래적 가치를 높이는 교육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춤추는 로봇을 가지고 TV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직접 학생들이 개발한 결과물들에 신선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20여년간을 아이템 개발에만 매진하다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싶었다. 과거에는 과제를 받아 수행하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과제를 내는 입장으로 뒤바뀌었다. 보유한 기술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결정체라 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기위해 로보큐브테크를 설립했다. 순수 국산 기술로 휴머노이드의 상품화를 실현시키고자하는 꿈이 담겨있다.
휴머노이드 개발의 진행도는?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사라(SARA)’는 ‘Slim Ankle Robotic Android’의 약자로 발목이 가늘며 직립 보행을 할 수 있다. 기존의 휴머노이드들이 뭉특하고 둔탁한 외형을 지녔다면 이 제품은 인간과 매우 비슷한 곡선형 몸매를 가지고 있다. 아직 공개할 시기는 아니지만 모든 개발이 완료되면 세계 시장에 공개함으로써 한국의 로봇 기술이 이렇게 강대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 로봇에 사용된 대다수 장치들은 우리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순수 국산화 기술로 채워졌다. 특히, 직접 개발한 모터 제어기, 센서, 배터리 장치 등이 장착되면서 개발비 절감과, 기술력 상승 등의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휴머노이드 개발에만 집중하나?
휴머노이드 상품화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의 원가절감과 보행, 미션 수행기술의 완성 등을 차근차근 준비해 가는 과정에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모터 제어기, 센서 모듈, 시스템이 주력 생산 품목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모터 제어기는 총매출의 50%를 담당할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유한 제품군들도 DC, BLDC, 스테핑 시리즈로 세분화됐고 최하급의 출력부터 6kW급까지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올 여름에는 BLDC 시리즈의 100W급이 출시될 것이다. 현재 50W, 200W, 400W급은 보유하고 있지만 100W를 개발함으로써 관련 대역대의 모든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 포토폴리오가 완성된 것이다.
그 밖에도 보유한 제품군은 어떤 것들이 있나?
각 종류별로 모터 제어기와 센서, 배터리 장치 등이 있으며, 경계감시용 국방 로봇이 있다. 그리고 신발 밑창을 풀칠하는 자동화기기와 진동이 불규칙한 환경에서도 카메라를 고정해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영상안정화 장치가 있다.
로보큐브테크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군을 개발하고 있다. 그 중 올 하반기 출시할 플라스틱 하모닉 감속기는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제품으로 아주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이 제품은 정밀하게 구동되는 모든 기구에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CE 인증을 획득해 외국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최근 휴머노이드 쓰임새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로봇 선진국인 일본과 미국조차도 완벽한 휴머노이드가 개발되지 못했는데, 그 쓰임새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현장에 적용된 사례가 없고, 막대한 제작비 때문에 휴머노이드의 활용성에 대해 의문들을 제기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의 인간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앞으로 10~15년 뒤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생활과 밀접하게 생활하는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로봇 청소기, 로봇 장난감에 머물던 기술 수준이 올라가면서 휴머노이드가 상품화돼 실제 매매도 이뤄질 것이다. 사용자의 환경적, 가격적인 여건들이 맞춰지는 시기는 그리 멀지 않았다.
10~15년이라고 단정하는 이유가 있다면?
자신 있게 10~15년 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풀리지 않던 과제들이 이제 하나둘씩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발전은 지속적으로 이뤄졌음에도 핵심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는 환경인식, 물체인식, 음성인식의 과제에 대해선 진척도가 느렸었다.
우리 인간은 눈앞에 펼쳐진 환경에 대해 인식할 수 있지만 로봇이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3차원 공간에 대한 형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좋은 예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에 탑재된 ‘키넥트’와 같은 기술이다. 이는 특정 패턴의 적외선 빔을 쏘면서 몸의 동작을 인식하고 게임 속 캐릭터와 움직임을 같이 하는 기술이다. 3차원 형상에 대한 1차 과제가 풀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또, 이것과 큰 궤를 함께하는 물체인식도 상당히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과거에는 볼펜이라는 입력 값을 남겨도 로봇은 가려져있지 않고 온전하게 노출된 상태여야만 그 값을 인지했지만, ‘SIFT’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일부가 가려져있어도 볼펜이라는 값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음성인식은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한번쯤은 사용해 봤을 것이다. 100% 만족할 수 있는 상태는 물론 아니지만 버전이 올라갈수록 빠른 속도로 시스템이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접목한 휴머노이드는 앞으로 10~15년 뒤에는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로봇으로 자리할 것이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오라는 미션까지는 충분히 수행하지 않을까 싶다.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별 동향은?
지능 로봇 개발에 탄력이 붙어 머지않아 다양한 공간에서 로봇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 가장 먼저 활성화될 시장은 의료분야로, 이미 많은 병원들이 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집도하고 있지만 재활형 로봇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빠른 고령화 사회로 들어가면서 연령대 불균형으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어, 아마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계감시에 관한 국방 로봇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사람 간의 단절된 소통으로 인해 우발적 범죄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테러와 전쟁이 일어남에 따라 주위를 감시할 수 있는 로봇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육용, 식당, 관공서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형 로봇도 주목받을 것이다.
로봇 운영체제는 어떤 것을 사용했나?
내가 개발한 제품들에서는 특정 운영체제(OS)를 사용하지 않는다. 현존하는 운영체제를 이해하고 적용시키기엔 너무나 오랜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다. 과감하게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현재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의 프로그래밍을 직접 구현함으로써 훗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손쉽게 해결한다. 하지만 굉장히 많은 일들을 통합하려고 하면 범용 OS는 필요할 것이다.
로봇 시장 활성화를 위한 로보큐브테크만의 계획은?
먼저 공대생들이 처한 상황에 문제를 제기해야겠다. 우리나라의 공대생들은 사회에 대접받지 못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원치 않는 일을 하고 있다. 즉, 로봇 공학을 전공했음에도 이를 받아줄 수 있는 로봇 산업의 환경이 열악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비슷한 카테고리 분야로 진로를 정한다. 이는 지능형 로봇을 다루는 전문 업체들의 규모가 대체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 개발이 상위권에 랭크된다 해도 이러한 현실로 인해 두텁지 못한 인력층은 금방 붕괴될 수 있다. 국가적으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고, 로보큐브테크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로봇 공학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기업으로 오늘도, 내일도 달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