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환 박사는 올해 태양광 관련 제품들의 성능 시험 건수는 아직 전년 수준이지만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관련 업계분들을 만나보면, 미국 및 유럽 등에서의 중국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로 인해, 지난해 연말부터 상대적으로 국내 업체들의 제품 판매량이 전 세계 시장에서 늘어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국내 업체의 생산량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인증시험의 특성상 시장과는 상관없이 관련 업계가 새로운 모델을 연구 개발하고 출시해야만 성능 및 인증시험 건수가 늘어나겠지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관련 업체들이 새로운 제품을 연구 개발하게 되면 시험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유일 태양전지 성능 검·교정 기관
에기연은 KS Q ISO/IEC 17025 및 국가표준기본법 제23조, ISO-ILAC-IAF 공동 성명에 의거해 화학시험 및 전기시험 분야에서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 태양광 산업 분야에서는 결정질 태양전지 모듈과 PCS에 대해서 국내 신재생에너지설비 인증 획득을 위한 성능 시험기관으로 지정돼 있으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이 분야에 대해 KOLAS 시험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태양광용 PCS의 경우 10kW 미만 소형 PCS에 한해 성능 및 인증시험이 가능하며, 올 하반기에는 그 이상급의 중·대형 PCS까지 테스트가 가능한 성능 인증 시험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해 시험 장비 등을 구축하며 준비 중에 있다.
또한, 지난 2009년 3월에는 미국 UL과 태양광 기술의 안전성, 품질 기준 및 인증 서비스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이후 지금까지 UL의 태양광 분야 안전 인증시험 대행 기관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국내 태양광 성능 인증 시험기관으로서 에기연의 가장 특이할 만한 점은 이 기관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태양전지에 대한 성능 시험기관이자 기준 태양전지에 대한 검·교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태양전지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인증이라는 개념이 아직 존재하지 않아, 성능 시험기관과 검·교정 시험기관을 통해 태양전지를 시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 박사는 “미국의 NREL, 일본의 AIST, 독일의 프라운호퍼 등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검·교정 기관은 4~5개에 불과하다”며, “에기연도 이 같은 세계적인 태양전지 검·교정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기반을 닦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금은 모듈 및 PCS에서만 국제공인시험기관(CBTL)으로 지정돼 있지만, 내년 기관 갱신 신청시에는 태양전지도 CBTL 지정을 위한 심사 준비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태양광 제품 기술 크게 성장
단, 단가 위해 품질 포기하지 말길
강 박사는 최근 국내 모듈 업계의 제품 기술에 대해 4~5년 전과 비교해, 효율은 물론 내구성도 상당 부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험 완료 후 필드에 설치된 제품의 경우 1년 뒤 다시 시험해 봐도 출력의 변화가 거의 없을 정도로 국내 모듈 기술은 성장했다”며, 심지어 해외 제품보다도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다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단가를 낮추려다 보니 저가의 부품을 적용하게 되고, 이로써 성능 시험시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던 제품의 경우에도 막상 필드에 적용하면 갖가지 문제가 발생해 발전사업자의 골칫거리가 된다고.
특히, 최근 모듈 사이즈는 커지는데, 모듈 프레임의 두께 및 무게는 단가 때문에 크게 달라지지 않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인증시험은 사실 이것을 통과하면 필드에서 20~30년 수명을 확보한다고 완벽하게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모듈로서 최소한의 요건은 갖췄다는 개념에서의 기준일 뿐으로,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대부분의 제품은 무사통과한다고 볼 수 있다.”
즉, 강 박사는 단가를 낮추기 위한 업계의 과도한 눈속임이 자칫 필드에서의 잦은 사고로 연결될 경우가 있는 만큼 국내 제품을 구입해 적용하는 전 세계 고객들이 우리 제품에 대해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품 품질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PCS의 경우에는 새로 시장에 진입한 신규 메이커들이 제품 기술력이 완성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인증시험을 요구함으로써 시간과 비용, 그리고 심지어는 시험기관의 장비에도 무리를 주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인력이나 기술력이 부족한 기업의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기술력 확보를 선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계와 상생하는 정부출연연구 기관으로서 제 역할 다할 것!
“기업이 있기 때문에 우리 시험기관이 존재하는 것이다. 만약 태양광 업계와 산업이 국내에 없다면, 우리도 존재할 이유가 없다.”
강기환 박사는 업계와 상생하는 연구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에 충실하고, 가능한 업계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실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으며, 에기연도 이에 발맞춰 중소기업 동반 성장을 위한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분야별 TFT(Task Force Team)를 만들어 운용 중이라고 한다.
강 박사는 신재생에너지분야 중소기업지원 TFT위원장으로, 관련 업계에 조금이나마 편의를 제공하고 기업과 기관이 동반 성장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하며 관련 업계가 실제적으로 어떤 점을 요구하고 있는지 파악해 이에 대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한, 그는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법으로, 모듈 규격을 표기하는 모듈 후면 스티커에 타 경쟁사가 제시하지 않는 항목을 과감하게 표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강 박사는 “일반적으로 현재 모듈 규격을 표기하는 스티커에는 모델명과 일련번호, 최대 출력과 전압, 전류, 제조년월일 등의 일반적인 사항만을 표기한다”며, “만약 시간의 흐름에 따른 출력 변화 예측값 및 출력 보증값 등도 함께 제시한다면, 고객들로부터 메이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게 돼 세계 시장에서 좋은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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