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사업 종료 후 토지의 완벽한 원상복귀
김 미 선 기자
태양광 가대 기초를 비롯한 도로 구조물의 베이스 플레이트(Base Plate) 기초 공사 및 건축물 기초 보강 등 각종 지상 구조물의 기초 공법 전문회사인 커메스트는 1988년에 설립돼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자동차 설비 등의 관련 부품을 수출입하는 무역회사로 시작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약동하던 시기, 일본의 자동차 관련 부품을 국내에 공급하며 기술 선진화에 기여했고, 7년 전부터는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주물 및 가공품을 일본 기업에 납품하며 국내 기업들을 일본에 소개하면서 지난 30년간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약 3년 전 일본 회사로부터 태양광 가대 기초에 적용되는 스파이럴 기초 파일의 제작 의뢰를 계기로 전라도 장성에 제조 설비 라인을 구축하고 현재까지 국내에서 스파이럴 기초 파일을 생산해 일본에 납품하거나 국내에서 직접 기초 공사를 진행하면서 각종 지상 구조물의 기초 파일 제작 및 시공 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토지의 산성화 유발하는 콘크리트 기초 공법, 친환경 공법의 필요성 증대
임흥대 대표는 “태양광발전의 기초 공사에 있어 가장 저렴하고 간편하다고 생각되는 공법은 콘크리트 기초 공법으로, 현재 이 방식이 가장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공법은 토지를 산성화시키고 폐기물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친환경 공법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기초 공법은 구조물 설치를 위해 우선 평탄화 작업 후 땅을 파내고 사각형의 콘크리트 블록을 만들어 지반을 다지는 공법을 말한다. 콘크리트 기초 공법을 통해 3kW 규모의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한다면, 50cm의 깊이에 좌우 길이가 2~2.5m에 달하는 콘크리트 사각 블록이 필요하며, 만약 1MW 규모의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한다면 이 같은 콘크리트 블록이 300여개 이상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한다. 결국 태양광발전설비가 설치되는 대지 대부분 콘크리트로 뒤덮이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임 대표는 “땅은 인류 및 지구상 모든 생명의 원천이므로 매우 중요한데, 콘크리트 기초 공법을 적용한다면 토지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땅에 콘크리트를 적용하게 되면 토지를 산성화시킬 뿐 아니라, 향후 태양광발전사업이 종료된 후 대량의 폐기물을 발생시킴으로써 2차 환경오염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콘크리트 기초 방식은 무엇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많이 채택되고 있는데, 사업 종료 후 폐기물 처리 비용 등과 같은 숨겨진 비용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저렴한 공법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일본에서는 처음 시공비보다 향후 콘크리트 폐기물 처리 비용이 10배 이상 소요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콘크리트 기초 공법의 경우 시멘트를 부어 양생시키기까지 약 10일간의 시간이 필요해 공사가 다소 늦어질 염려도 있는 등 다양한 장점만큼이나 한계점이 존재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시공법이 요구되고 있다.
간단하고 빠르며 깨끗하게!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
커메스트는 기존 콘크리트 기초 공법의 한계점을 해결할 새로운 공법으로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은 나사 모양의 원기둥 지지대(폴대)를 땅에 돌려 박아 넣고 그 위에 지상 구조물을 지지하는 원리로 돼 있다. 벽에 돌려서 박아 넣은 나사못이 쉽게 빠지거나 흔들리지 않듯 지중에 타설된 스파이럴 기초 파일도 강력한 지지력을 갖게 될 뿐 아니라, 설치를 원하는 곳에 스파이럴 파일을 박아 넣기만 하면 시공이 끝나므로 시공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임 대표는 “기존의 경우 도로 시설물 하나를 세우기 위해서는 좌우 반경으로 주변 땅을 파내 시멘트를 부어 콘크리트 블록을 만들어야 하고, 또 블록이 마르기까지 기다려야 하며, 마른 후에는 주변의 흙을 다시 덮고 남은 흙은 또 다시 처리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작업을 거쳐야 했다”면서, “하지만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을 적용하면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아 양생시간과 공정을 단축시킴으로써 공사 후 구조물 바로 설치가 가능할 정도로 빠른 작업성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구조물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스파이럴에 맞춰 구조물을 설계할 경우 한층 심플하게 태양광발전설비 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가 절감은 물론, 외관상 한결 깔끔해진다. 시공 방법도 수동 및 자동 등 장소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자동으로 시공하는 경우에는 유압 오거(Auger) 장비를 사용하는데, 이때 회전 압입 방식으로 타설시키므로 진동이 발생하지 않아 이미 설치돼 있는 근접 건물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스파이럴 기초 파일의 소재도 일반 구조강에 용융 아연도금을 적용하고 있어 환경 오염이 없을뿐더러, 향후 사업이 종료되면 쉽게 해체해 녹여서 재활용 및 재이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지중에 타설된 스파이럴은 시공시와는 다른 방향인 역회전을 통해 쉽게 발취 철거가 가능하며, 철거한 파일의 경우 이설 재사용은 물론 철강재질로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존 콘크리트 기초 공법과 같이 콘크리트를 쓰기 위한 제반 시설이 필요 없다는 것도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의 장점 중 하나다. 임 대표에 따르면, 콘크리트 블록을 만들려면 레미콘이 시멘트를 싣고 해당 장소까지 와야 하는데, 시멘트가 굳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은 20km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오지 및 지역적으로 폐쇄돼 있는 곳의 경우에는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현장에 시멘트 공장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레미콘의 출입을 위한 도로도 새로 구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사가 끝나면 다시 도로를 거둬내야 하는 등 시공 비용 및 시공 기간, 시공 절차 등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했지만, 스파이럴 기초 파일의 경우 설계 계산값에 따라 공장에서 만들어 설치 지역에 싣고 가서 오거 장비로 박아 넣기만 하면 되므로 작업이 훨씬 간편하다는 설명이다.
습지, 협지, 경사지 등 어떤 환경에서도 시공 가능
임 대표는 이 공법의 장점으로, 연직 방향으로 지지력이 증대되는 메커니즘을 통해 콘크리트 기초 공법으로는 불가능했던 연약지반에서도 기초 공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시공 후에도 스파이럴의 특성에 의해 ‘부동침하’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좁은 지역의 기초 및 지반 보강은 물론, 자연 형상 그대로의 기초 제작이 필요한 경우나 소음 및 진동 제한 지역, 레미콘 및 건설 장비 사용이 불가능한 지역 등에서의 기초 공사 등 모든 시공 조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커메스트는 최근 기존 방식으로는 태양광발전설비의 설치가 거의 불가능했던 경사지에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으로 태양광 기초를 성공적으로 시공하기도 했다. 서울대공원 오수처리장의 경사지에 설치한 100kW 태양광발전 프로젝트가 그것으로, 커메스트는 이번 기초 공사를 위해 올해 9월초에 투입돼 불과 며칠 만에 시공을 끝마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와 관련해 임 대표는 “경사지의 경우 땅을 깍은 ‘절개지’와 흙을 덮은 ‘성토지’로 나눌 수 있는데, 서울대공원 오수처리장의 경사지는 성토지로서 흙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격자를 친 상황이었다”면서, “만약 기존 방식으로 기초 공사를 했다면 격자를 다 드러내고 콘크리트 기초 작업을 해야 했기에 경사지의 흙이 부스러지는 등 공사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만약 그렇게 됐을 경우 공사 후에도 비가 오면 땅의 결함이 일어나 무너질 염려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을 적용했기에 격자를 드러내거나 주변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도 성공적으로 기초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태양광 업계, 지구환경 위해 새로운 메커니즘 선택해야
한편, 임 대표는 “환경 훼손 등과 같이 기존 공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공법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토지를 산성화시키고 추후 많은 폐기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콘크리트 기초 공법은 향후 태양광 산업에서 사장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양광발전의 경우 많은 토지를 필요로 하므로, 기존 콘크리트 기초 파일 공법을 계속 적용한다면 그만큼 많은 토지를 오염시킬 수 있다”면서, “우리가 발을 내딛고 있는 토지는 지금 세대가 아닌 후세를 위한 자산임을 감안한다면 국내 태양광 업계에서의 인식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은 이미 일본에서는 10년 전부터 상용화된 공법으로, 태양광 및 풍력 업계에서의 적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내의 경우 관련 업계에서는 이 공법이 콘크리트 기초 공법보다 비쌀 것이라고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설명에 의하면, 숨겨진 비용까지 고려할 경우 기존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이 콘크리트 기초 공법에 비해 가격적인 측면에서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습지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할 경우 땅의 침하를 막기 위한 사전 작업이 필요할 뿐 아니라, 콘크리트를 사용하기 위한 제반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이 막대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향후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이 오히려 시공비가 더 저렴하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환경성과 경제성 및 시공성까지 모두 따져본다면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은 태양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는 혁신적인 공법이라고 임 대표는 재차 강조했다.
한편, 커메스트가 국내에 이 공법을 소개한 것은 2011년으로 국내에서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초기 단계지만, 그전부터 일본에 제품을 납품하며 다양한 실적을 쌓아 왔다. 임 대표는 “우리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어떤 조건에서든 적용할 수 있도록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심지어 일본의 경우 습지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에 2MW 규모로 제품을 공급한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이 같은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품 공급은 물론, 설계 및 엔지니어링, 시공까지 원스톱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향후 국내에서도 이 시공이 더욱 상용화될 수 있도록 체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 및 품질 관리, 제품 업그레이드 등의 노력도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구를 새롭게 디자인한다!’
커메스트의 슬로건이다. 임 대표는 이 슬로건처럼 지금 세대가 오염시키지 않은 깨끗한 땅을 후세에 물려줄 수 있도록 친환경 공법을 적용함으로써 지구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스파이럴 기초 파일 공법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지만,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 분야는 바로 태양광 시장”이라면서, “앞으로 태양광 시장에 더욱 주력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점차적으로 간판 등의 도로시설물 및 풍력 시장 등 산업 분야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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