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승훈 기자] 1904년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군함은 같은 배에서조차 포탄 규격이 달라 재장전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이는 전투에서 패배로 이어졌다. 반면 일본은 표준화된 탄약을 사용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표준’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경쟁력과 생존을 결정짓는 요소다.
제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조데이터 표준화를 요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안광현 단장은 “각 기업이 개별적인 데이터 형식을 사용하면 비효율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회사마다 가지고 있는 서버 형식이 다르기에 제조데이터 표준화가 어려운 실정”이라 지적했다.
이어 안광현 단장은 “BMW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협력사에 자사 표준화된 데이터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표준에 맞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안 단장은 제조데이터 표준화가 정착되려면 개별 기업 노력뿐 아니라 국가 차원 지원이 필요하며, 표준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 간 데이터 공유가 원활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은 ‘2025년 정부 일반형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통해 345개 회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사업에 선정된 기업에게 제조데이터 표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해놨다”고 밝혔다.
한편 안광현 단장은 제조 데이터 표준화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표준의 진화’라고 명명했다.
안 단장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데이터 표준도 유연하게 조정될 필요가 있으며 공정 방식이 변하면 이에 맞춰 표준도 개정돼야 한다”며, “정부가 제시하는 표준은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모델일 뿐이며 각 기업이 환경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