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13년 국내 산업용 로봇 업계 동향 및 차별화 전략
  • 월간 FA저널
  • 승인 2013.02.2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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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고속화 사회 트렌트에 따른 ‘맞춤형 로봇’으로 돌파구 마련
지난해 유럽발 금융위기가 제2의 금융위기로 촉발될 정도로 전 세계 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은 올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 여파로 저성장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 경제도 8년 만에 처음으로 8%대 경제성장을 포기하고 7.5% 성장을 목표로 삼을 정도다. 한국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이 2% 미만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 위기를 한국도 빗겨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은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던 산업용 로봇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현장에 적용돼 온 산업용 로봇의 포화 현상과 경제 불확실성은 그대로 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작년 한 해 업계는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3년 산업용 로봇 시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전략을 모색하고 있을까?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올해 시장 전망 및 향후 시장 호전 상황에 따른 업계의 돌파구 마련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이 민 선 기자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한국 주요 산업 현안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온 제조업이 올해 들어 세계경제 저성장, 원고·엔저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 중국·일본의 협공, 차세대 기술·시장 불확실성 등 삼중고에 직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 경제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로봇시장 역시 작년 한 해 심각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의 로봇 관련 업체들은 최소 10~50%까지 매출 하락을 겪어내야 했으며, 가격 다운을 내걸고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엘피케이 이동파 부장은 “작년 2분기 이후 투자 및 소비 위축 현장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사실상 작년 하반기 이후로는 투자가 실종됐다고 언급될 만큼 업계의 체감 경기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 역시 작년 매출이 재작년 대비 10% 가량 다운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만나본 다른 업체들도 일부는 성장을 했지만 그럼에도 작년 한 해 경기불황과 올해의 불투명한 상황에 따른 투자 위축에 대해 언급했다. 한신파워텍의 최경식 차장은 작년 한 해 정치적 불확실성, 시장 정체성 등을 언급하면서 이에 따른 과감한 투자 및 증설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산업용 로봇의 지능화, 첨단화 추세
전 세계 산업의 고도화에 따라 1960년대 초반부터 산업현장에 적용돼 왔던 산업용 로봇은 당시까지 인간이 해왔던 단순반복 작업을 로봇이 대체하게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로봇은 간단한 이송 등의 작업만을 수행하다 1970년대부터 컴퓨터 기술을 응용한 프로그램화된 로봇이 개발되고, 1980년대 이후부터 인지기능을 가진 인공지능 로봇까지 등장하기에 이른다.

국내에는 1980년대부터 산업용 로봇이 도입돼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쟁체제가 형성되면서 로봇 전문기업이 생겨났고 이어 대기업들도 뛰어들면서 기술의 급진전이 이뤄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산업용 로봇 시장규모가 더욱 확장되기 시작해 이제는 인간의 작업을 대체하는 작업을 뛰어넘어 지능화, 첨단화로 새롭게 비상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산업용 로봇이 용접, 조립, 운반, 기계가공, 도장 등 생산현장에서 제조업에 주로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 향후 더 다양한 산업군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적용이 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로봇 산업에 대한 인식 확산 필요
산업용 로봇의 사용은 생산기술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산업 현장의 위험한 장소나 설비 운용시 로봇 기술이 근로자의 부상위험과 직업병을 감소시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아직 산업용 로봇의 개념조차 갖춰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흔히 로봇이라고 하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태권V와 마징가제트 등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는 로봇이 아직 우리 생활과 밀접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에 로봇 청소기가 대중화되면서 서비스 로봇이 삶 속으로 파고들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산업용 로봇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발견되는 또 다른 문제는 업계의 치열한 가격경쟁이다. 제조업 분야가 주가 되는 산업용 로봇 업계는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어 가격으로 승부를 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화낙의 임종식 부장은 “로봇 산업은 첨단기술이라는 외형적인 화려함 이면에 처절한 가격경쟁력을 겪어내야 하는 고초를 겪고 있다”면서, “로봇 산업이 미래의 먹거리 산업임을 인식한 정부의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산업용 로봇 분야가 갖고 있는 문제점으로 핵심 부품의 높은 수입의존도가 지적되고 있다. 로봇은 전자와 기계 산업이 수평 또는 수직으로 상호 연계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다. 우리나라가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 산업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련 고급인력 양성도 필요한 부분이다.


위기 극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
그동안 로봇시장은 중량을 다루는 수직다관절, 직교로봇 등이 큰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시장이 상당한 적용사례를 갖추고 표준화가 진행됨으로써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치열한 가격 다운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에 더해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로봇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NT리서치의 경우 로봇의 지능화 제품을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단순반복 작업을 하던 로봇에 카메라를 장착한 논스톱 외관검사 로봇, 힘 제어 로봇 등 로봇의 지능화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달라진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NT리서치는 최근 사회 메가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한 의료 분야와 관련한 로봇의 개발 및 판매로 위기극복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었다.

매우 정교한 외과 작업을 위한 의료산업용 로봇은 지난 5년간 고속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NT리서치의 김경환 대표는 “최근 병원의 선진화를 위한 로봇 기술의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의료용 로봇은 향후 전망이 매우 밝다”고 언급했다.

또한 눈에 띄는 점은 패러럴 링크 로봇 시장의 무서운 성장세다. 실제로 상당수의 업체들이 이 로봇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10여년 전에 국내에 수입산 패러럴 링크 로봇이 들어왔지만 아직 적용사례가 드문 것도 틈새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획특집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던 대부분의 업체들이 패러럴 링크 로봇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만큼 향후 주목할 만한 분야임은 분명한 듯 했다.

패러럴 링크 로봇은 통계에 따르면 2011년에는 1,200억원으로 2010년 대비 48% 증가했다. 2020년에는 3,800억원으로 2011년 대비 2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고속·고정밀 픽 작업을 실현한 로봇으로 기존의 로봇보다는 고가지만, 식품, 의약품, 화학품 분야 등 저중량·고속생산이 필요한 분야에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픽의 경우 델타 로봇(패러럴 링크 로봇)의 국산화에 최초로 성공해 이미 농심, 오리온, 해태, 롯데 등 국내 굴지의 식품 관련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로픽의 고현철 차장은 “당사의 제품은 1분당 80사이클 이상을 실현시키는 고속이동이 가능한 것이 강점으로 델타로봇은 향후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기존에 없던 획기적인 신제품으로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업체도 있었다. 한국가와사키는 자동차, 용접 관련한 주력 제품 중 케이블을 로봇에 내장한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포지션을 넓혀가고 있다. 가와사키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BX-시리즈는 케이블 내장 타입으로 어디서든 프로그램 조절을 통해 통제가 가능하며, 케이블 간섭 문제를 제거할 수 있어 케이블 수명연장은 물론이고 라인 가동률 또한 높이는 효과를 봤다.

‘노다지’ 산업을 향한 힘찬 발걸음!
올해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업체들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불확실한 경제를 예측했다. 한국화낙의 임종식 부장은 “올해는 엔저현상과 또 3월부터 시행되는 KCs인증이 산업용 로봇 시장의 구도를 소폭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불경기가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특별한 기술의 등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언제나처럼 ‘기본에 충실하자’는 모토로 고객의 니즈에 주목하고 꾸준히 서비스 인력 확충 및 교육, 기술 지원에 힘쓸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로봇뿐만 아니라 시스템까지 설계 및 제작하고 있는 한신파워텍의 최경식 차장은 “우리는 국내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미 FA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는 여러 나라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올해 역시 해외 영업과 마케팅 관련 업무들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전시회 참여, 해외 지사 인재보강, 글로벌 세미나, 광고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올해 계획을 밝혔다.

산업용 로봇 분야는 상당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노다지’ 산업이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으로서는 미국, 중국과 같이 자원을 활용해 산업을 육성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으며, 우리는 이미 자동차, 반도체 산업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산업용 로봇 시장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다른 산업과의 융합으로 만들어지는 로봇 융합시장이 급격하게 주목받으면서 로봇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가에서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로봇 산업을 꼽고 있는 이유다. 소득수준 향상, 고령화 사회 도래 등 삶의 변화에 따른 사회 트렌드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로봇 수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직은 짧은 역사이지만 로봇 업계의 힘찬 발걸음이 주목되는 바이다. 


FA JOURNAL  이 민 선 기자 (Tel. 02-719-6931 / E-mail. fa@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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