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4-3 좌석 확장 관련 "닭장같다" 반응…"합병 피해 현실화"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이 경쟁 당국으로부터 반려된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한항공의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잡음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난 12일 제출했던 마일리지 통합안이 반려됐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사용처 축소와 핵심 정보 부족 등을 반려 사유로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마일리지 사용처가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하던 것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마일리지 통합비율과 관련한 구체적인 설명 등에 있어 공정위가 심사를 개시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1대 1로 통합될 수 있지만, 신용카드 등을 통한 제휴 마일리지는 1:1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령 1:1 비율로 통합되면 각 사 마일리지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소비자들이 자칫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가 합병하면 마일리지는 1:1로 전환되는 것이 확실한지 묻는 질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갖고 있는 것이 이득이 될 거라는 추측성 게시글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마일리지뿐 아니라 대한항공이 장거리 노선 항공기의 이코노미석을 기존보다 더 빽빽하게 구성된 '3-4-3 밀집 배열'로 개편하려는 계획과 관련해서도 볼멘 소리가 나온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는 "닭장같다" "3-4-3 배열은 저비용 항공사(LCC)에서나 하는데 국내 최대 항공사이자 대형 항공사(FSC)가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불만섞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소비자 단체에서도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이는 단순한 좌석 개조를 넘어 승객 1인당 공간을 축소해 장시간 비행의 편의성과 안전성까지 위협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소비자연맹은 "합병 이후에 피해가 없다더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합병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밀집좌석 등의 형태로 현실화되고 있다"며 "공정위가 부과한 '2019년 기준보다 불리하게 상품 및 서비스를 변경하지 말 것'이라는 조건과도 충돌할 소지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