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망 중소기업, 유럽산업연수 통해 이구스 본사 방문
  • 월간 FA저널
  • 승인 2014.11.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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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미래, 히든 챔피언에게 배운다”
 

 

지난 8월 24일, 국내 유망 중소기업 16개 팀이 5박 7일간의 일정으로 유럽산업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했으며, 그 중 독일 쾰른에 위치한 이구스 본사를 방문해 이구스의 전략과 ‘솔라시스템’ 및 ‘녹녹’ 등과 같은 주요 이념들에 대해 들었다.


김 미 선 기자


국내 유망 중소기업이 참가한 이번 유럽 산업연수는 네덜란드의 테슬라 모터스, 독일의 폭스바겐, 아들러스 호프 연구소, 이구스 등 우수 유럽 중소기업을 방문해 유럽 회사의 기업문화와 사내 교육 프로그램 등을 벤치마킹함으로써 국내 취업자들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유럽산업연수 참가자들이 각 회사의 신규 취업자들과 경력 직원들이 한 조를 이룬 ‘멘티-멘토’로 구성됐다.


연수 3일차인 8월 26일, 독일 이구스를 방문한 국내 중소기업팀들은 이구스에 대한 간단한 회사소개와 중요 이념 및 성장 과정에 대해 들었으며, 산업현장도 직접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아르투어(Artur Peplinski) 부사장으로부터 이구스의 전략과 함께, ‘솔라시스템(Solar System)’ 및 ‘녹녹(KNOC KNOC)’ 등 이구스의 주요 이념들을 소개받은 후 이구스 제품의 베이스가 되는 플라스틱 재질의 제조 과정과 사출라인, 테스트실도 둘러봤다.


‘고객 중심’, 이구스 솔라 시스템

독일 쾰른에 위치한 이구스 공장 한 가운데에는 이구스의 이념을 대표하는 노란색의 첨탑들이 우뚝 솟아있다. 이구스 측은 이 첨탑들은 건물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업무의 방향을 설명하는 지표 역할을 하며, 그러한 의미로 이를 ‘솔라 시스템’으로 설명한다고 밝혔다.


“태양이 지구 생명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듯 이구스에 있어 태양의 역할을 하는 것은 고객이다. 고객은 그들의 요구를 표현함으로써 우리에게 제품 개발과 서비스 향상의 아이디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일거리를 만들어 주고 수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진정한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구스의 각 부서 및 팀원들은 고객을 축으로 상호 연계를 맺고 있다. 이구스에서는 이것을 ‘Igus Solar System’으로 통칭한다.”


이러한 고객 중심의 사고는 1985년 40여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이구스를 2014년 기준 전 세계 35개국 2,400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설립 당시 대비 약 60배 이상의 성장을 거둔 이구스의 올해 매출액은 건물 증축이 시작된 1994년과 비교해 약 300배에 가까운 4억2,700만유로를 기록했으며, 생산되고 있는 제품 종류도 약 8만종에 달한다. 또한 이구스는 2011년에는 히든 챔피언으로도 선정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업무 환경, 신속함과 유연함 공존

‘솔라 시스템’이라는 이념을 담은 첨탑 외에도 이구스의 본사는 내부에서도 독특한 업무 환경을 보여준다. 건물 바닥에 고정돼 있는 기계나 가구, 집기가 하나도 없어 순식간에 공간을 옮기거나 재배치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장점을 살려 제품 판매 급증으로 부서 인원과 공간의 추가 수급이 필요했던 한 부서의 경우 지난 2년 동안 4번이나 배치구조를 변경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이구스 공장의 설계를 맡은 니콜라스씨는 “이구스 공간의 미학은 어떤 사업 분야가 성장하고 있으며, 어떤 부분이 수정돼야 하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데 있다”면서, “필요와 목적에 따른 공간의 분리나 확장, 이동을 자유자재로 가능하게 도와주는 것이 이구스의 독특한 건물 설계구조”라고 설명했다.


이구스는 현재 약 8만종의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으며, 여기에 매년 2,500여개의 새로운 제품들을 추가하고 있다. 더욱이, 이구스의 주력 제품군 중 하나인 e체인 제품군은 90%가 개별 사양이 요구되는 품목이다.


또한, 이구스 측은 차별화된 회사 구조가 직원들의 소통방식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축구장 3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광활한 생산공장을 작업자들이 전동 스쿠터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며, 누구에게든 쉽게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핸드폰 소지도 의무화하고 있다. 부서의 구분은 유리창이 전부로, 이것도 소음 차단을 위해 설치됐을 뿐 안팎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더욱이 지위 구분 체계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이구스에서는 전 직원이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면서, “어떠한 지위 체계나 상하구조 없이 모두 오픈돼 있는 환경에서 최선의 고객만족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팀의 그 누구와도 접촉하고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이 같은 부서 간 개방된 구조와 접근성 향상은 업무 협조에 있어서도 편리함을 제공하며 처리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이구스, 유연성과 적응력, 책임감 높은 인재상 제시

“이구스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학벌이나 스펙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과 적응력, 그리고 리더의 역할이다.”


이구스 측에 따르면, 이를 시스템화한 제도가 ‘녹녹(KNOC KNOC)’이라고 한다. 독일어로 ‘Keine Nein Ohne Chef’를 뜻하는 말의 첫 단어를 딴 ‘녹(KNOC)’은 ‘고객에게 NO라는 대답을 하기 위해선 상사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모든 직원이 고객에게 YES라는 대답을 주기 위해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만, NO라는 대답을 하게 될 때는 상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KNOC KNOC에 올라온 안건의 경우 더 많은 관리자들이 관여해 일을 해결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은 더욱 수월해지지만, 실제 대부분의 안건들이 이 전에 해결된다”면서, “이는 각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스스로 책임의식을 부여하고, 성취감을 고취시킴에 따라, 직원들의 역량이 최대한 발현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구스 프랑크 블라제(Frank Blas) CEO는 “모든 사람들이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원 채용에 있어서는 이구스의 작업 환경을 이해하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직원을 뽑을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한다”면서, “각자가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각 부서와의 협력 업무를 위한 의사소통 능력 또한 중시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밝혔다.


FA Journal 김 미 선 기자 (fa@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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