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전지보다 유연하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제조공정이 간단하다는 장점을 가진 양자점 태양전지의 성능을 극대화한 기술이 UNIST 연구진을 통해 개발됐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장성연 교수팀은 무기 나노소재인 ‘양자점(Quantum Dot)’과 ‘유기 고분자 소재’를 하나의 태양전지에 접합한 ‘양자점·유기물 하이브리드 탠덤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월 30일 밝혔다. 양자점이 잘 흡수하지 못하는 태양광 영역을 유기 고분자 소재가 대신 흡수해, 전체 태양광 흡수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술이 가진 핵심이다.
장 교수팀에 따르면, 양자점은 반도체를 아주 작게 만든 물질로 입자 크기가 매우 작아지면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 덕분에 전지가 흡수하는 태양광 영역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다른 광활성층 물질은 흡수하지 못하는 적외선 영역까지도 흡수한다는 게 양자점의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양자점으로도 근적외선 영역 중 흡수가 잘 일어나지 않는 일부 구간이 있다는 것.
이번 연구에 따라서 장 교수팀은 ‘유기 고분자 소재’를 더해 태양광 활용 영역을 넓힌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양자점을 광활성층으로 사용하는 단위 전지(sub-cell)와 ‘유기 고분자 소재’ 단위 전지가 상하로 직렬 연결된 ‘탠덤 구조’로, 양자점이 흡수하지 못하는 근적외선을 유기 고분자 소재가 흡수하는 형태다.
아울러 장 교수팀은 전압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간층’도 개발해 광전변환효율을 최적화했다. '중간층'이란 물리적으로 두 광활성층을 이어주는 박막, 다시 말해 '전자정공재결합층'을 일컫는 것으로, 각 광활성층에서 발생된 정공 및 전자의 재결합을 하며 고투명도가 요구되는 분리층이다.
광전변환효율은 입사된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능력인데, 이는 ‘전자의 수’와 각 전자의 위치 에너지, 즉 ‘전압’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탠덤 태양전지에서는 각각의 단위 전지를 직렬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중간층’에서 전압 손실이 발생하면 전체 효율이 낮아지게 된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최적화된 중간층의 소재와 구조를 개발한 결과, 두 단위 전지를 직렬로 연결하자 일반 태양전지보다 월등히 향상된 12.82%의 광전변환효율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새롭게 개발한 양자점·유기물 하이브리드 탠덤 태양전지는 전체 제조 공정을 ‘상온’에서 진행할 수 있으며, 용액을 이용해 손쉽게 만드는 ‘용액공정’을 쓴다. 그 덕분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대량생산에 유리하고, 제조비용도 저렴하다는 것.
장성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하이브리드 탠덤 태양전지는 유·무기 소재를 하나의 태양전지 소자에 성공적으로 적용해 각 소재의 특성을 최대로 살렸다”며 “특히 기존 양자점 태양전지에서 흡수하기 어려웠던 특정 근적외선 영역을 유기 고분자를 이용해 흡수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에너지 소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1월 13일자로 게재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