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쓰나미 태양광도 덮쳤다…미국‧중국 가파른 생산자물가 상승, 국내 태양광도 비상
  • 권선형 기자
  • 승인 2021.11.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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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태양광 산업 업계, “가격전가 힘든 구조, 물가상승 이어질 경우 사업할수록 손해”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미국, 중국의 가파른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국내 태양광도 비상이 걸렸다.

10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했다. 2010년 11월 관련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에너지가 42.4%로 상승해 1년 전보다 크게 상승했다. 노동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력 부족이 만연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국의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태양광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utoimage]
미국, 중국의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태양광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utoimage]

중국도 인플레이션 상승이 가파르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중국의 PPI는 작년 동월 대비 13.5% 상승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6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문제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 급상승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한국 소비자물가도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올라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 1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높은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선진국의 빠른 백신보급과 전례 없는 정책지원으로 재화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는데 반해 일부 생산과 물류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확산돼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직격탄 맞은 국내 태양광

국내 태양광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의 전력난으로 전기료가 큰 폭으로 상승한 탓에 태양광 생산량이 줄어 값이 치솟고 있어서다.

중국은 태양광 모듈을 비롯한 원자재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중국 업체의 태양광 패널 점유율은 72%다. 태양 전지 시장 점유율도 78%에 달한다.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의 66%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21년 10월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36.7달러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웨이퍼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2021년 10월 기준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 가격은 piece당 0.796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2.5% 상승했다.

웨이퍼 가격 동향 [자료=한국수출입은행]
웨이퍼 가격 동향 [자료=한국수출입은행]

폴리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급등하며 모듈 값도 오르고 있다. 올해 3분기 중국산 태양광 모듈 값은 t당 4,530달러로 지난해 3분기 t당 3,764달러보다 20.4% 올랐다. 2분기 중국산 태양광 모듈 값이 1년 전보다 5.9%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상승 폭은 더 커졌다. 

이에 따라 국내 3분기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량은 1만 2,120t으로, 지난해 3분기 2만 1,193t 대비 42.8% 줄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비싸져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사업을 하면 할수록 손해나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 중국산 태양광 모듈 값은 t당 4,530달러로 지난해 3분기 t당 3,764달러보다 20.4% 올랐다. 태양전지 가격 동향(왼쪽), 모듈 가격 동향 [자료=한국수출입은행]
올해 3분기 중국산 태양광 모듈 값은 t당 4,530달러로 지난해 3분기 t당 3,764달러보다 20.4% 올랐다. 태양전지 가격 동향(왼쪽), 모듈 가격 동향 [자료=한국수출입은행]

국내 태양광, 가격전가 힘든 구조

문제는 태양광 산업 특성상 가격전가가 힘든 구조라는 점이다. 가격이 올라 초기 투자비용이 상승하면 발전사업자들 입장에서는 투자비 회수 시점이 그만큼 늦어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발전사업자 수익을 좌우하는 REC 가격은 해마다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굳이 지금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 라이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내년에 계획된 글로벌 태양광 프로젝트 90GW 중 56%인 50GW가 진행하지 못할 상황에 놓여있다.

한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REC 가격은 낮고 제품가격은 치솟고 있어 그만큼 투자금 회수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쉽게 투자를 결정하긴 힘들다”며, “주변의 다른 발전사업자들도 인플레이션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겨울에 들어서면 태양광 부품 및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겨울을 보내면서 석탄 소비가 늘 경우, 전력난이 더 심해져 태양광 생산량은 더 줄고 가격은 더 올라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태양광 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태양광 수요는 비슷한 상황에서 독과점하고 있는 중국의 생산량이 줄면 가격이 더 오를 수 밖에 없다”며, “국내 태양광 산업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사업전략을 중장기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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