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열사 사업 변화로 ‘친환경 에너지’ 경쟁력 확보 나서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3.09.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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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유상증자’ 10조원 흥행, SK디앤디 ‘인적분할’ 통해 에코그린(가칭) 신설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SK가 변화를 가져간다.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 일반공모 청약에서 10조원에 가까운 뭉칫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SK디앤디는 기존 부동산·에너지 사업 분리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힘을 싣는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SK가 변화를 가져간다. [이미지=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일반공모 ‘흥행’ 성공

SK이노베이션은 이달 14, 15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1,41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청약에 9조5,584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들어왔다고 지난 9월 15일 공시했다. 청약 경쟁률은 67.8대 1이다. 이번 공모는 실권주 101만336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이달 11, 12일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청약에서 모집 주식수 819만주 중 초과청약 29만5,806주를 포함한 717만9,664주 청약을 받으며 90%에 가까운 청약률(87.7%)을 기록한 바 있다.

신주 1주당 발행가액이 13만9,600원이므로 우리사주 및 구주주를 대상으로 일찌감치 총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다.

회사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 또한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1,410억원을 추가 조달하면서, 이번 유상증자로 총 1조1,400억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화학, 전기차 배터리, 윤활유 등의 사업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이면서도 성장성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임직원, 구주주 및 일반 투자자에게도 유상증자 청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 조달 금액의 70% 이상인 8,277억원을 미래 에너지 영역 투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개발(R&D) 기반 조성에 사용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소형모듈원전(SMR) 전문기업 ‘테라파워’, 폐기물 가스화 전문기업 ‘펄크럼 바이오에너지’ 등에 투자를 진행해왔다. R&D 인프라 조성의 경우 배터리 및 신규 사업 강화를 위한 캠퍼스 조성을 경기 부천시에 계획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상증자 조달 금액 중 나머지 3,156억원은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올해 6월 유상증자 추진 발표 당시에는 3,500억원 규모였지만, 발행가액 변경으로 감액된 부분을 채무상환에 반영하고 미래 에너지 투자는 최초 계획 규모를 유지한다는 기본 방침 및 투자자와의 약속에 따라 채무상환에 쓰일 자금 규모를 줄였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SK이노베이션 신주는 다음달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당초 다음달 4일이 예정이었으나,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증권시장이 휴장하면서 하루 늦춰졌다.

SK디앤디, 부동산·에너지 인적분할 이사회 결의

SK디앤디(SK D&D)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SK디앤디(존속회사)와 에코그린(가칭, 신설회사)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회사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부동산·에너지 사업을 분리한다. 존속회사인 SK디앤디는 시장의 선두 디벨로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하는 한편, 공간 플랫폼 및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을 지속한다. 분할회사인 에코그린(가칭)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 가속화와 더불어 솔루션 및 중개 플랫폼을 통한 전력거래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분할비율은 순자산가액을 고려해 존속회사 약 77%, 신설회사 약 23%로 결정됐다. 두 회사는 오는 2월 주주총회를 거친 뒤 2024년 3월 1일 자로 분할한다. 이후 2월 28일~3월 28일(예정)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되며, 2024년 3월 29일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을 거쳐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새롭게 출범한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부동산과 에너지가 각각의 회사로서 정체성을 명확히 해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간 부동산과 에너지 모두 각각 성장성이 높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인 산업적 특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가치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저평가돼 있다는 평”이라고 전했다.

이어 “분산됐던 역량을 집중해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가치 사슬 확장에 동력을 더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존속회사인 SK디앤디는 금리 등 부동산 시장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스케일 타워 수익증권 매각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성사시켜 견고한 기반을 만드는 한편, 주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공동사업, 자산운용 전문 자회사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와의 시너지, PF조성 등을 통해 사업모델을 다각화하며 시장의 변동성에 안정적으로 대응해왔다. SK디앤디는 이번 분할로 전문성과 정체성을 명확히 해, 플랫폼 및 솔루션 사업에 박차를 가해 명실공히 ‘리빙플랫폼’ 기업으로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신설회사인 에코그린(가칭)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SK디앤디는 육상풍력 톱티어(Top-tier)이자, 피크저감 ESS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 사업자이며, 고효율 주기기 공급권 확보를 통한 연료전지 사업 경쟁력까지 갖춰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플레이어”라고 설명하며, “신설회사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투자 재원 확보, 전력중개 및 VPP 솔루션 개발, ESS 해외시장 진출 등 전력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SK디앤디는 주식수 증가를 통한 거래량 개선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신설회사의 액면가를 200원으로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분할 비율에 따라 배정된 신설회사의 발행주식 수는 2,461만 6,295주로 늘어난다.

SK디앤디 김도현 대표는 “당사는 부동산·에너지 각 분야에서 설립 후 수년 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각 업계 내 선두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며, “이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 구조 다변화, 밸류체인 확장 등 전략 제시를 해왔지만 기업 가치 제고에 분명한 한계가 존재함을 깨닫고 이번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을 통해 각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온전히 인정받고 기업 가치, 나아가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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