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제106회 전일본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23일 고시엔 우승이 확정되자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 나오고 있다. [사진=교도통신, 연합뉴스]](/news/photo/202408/54945_62093_4457.jpg)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위치한 한신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를 연장 접전 끝에 2대 1로 꺾고 승리했다. 교토부 대표로는 1956년 열린 제38회 대회 이후 6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경기는 1회부터 득점을 내지 못하며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교토국제고는 5회 초 2사 1, 3루, 6회 초 1사 2, 3루 찬스를 잡았으나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하지 못했다. 간토다이이치고도 6회 말 2사 2루, 7회 말 2사 2루 기회에서 타자가 땅볼로 물러나 선취점을 내지 못했다.
교토국제고는 이어진 연장 10회 초, 좌익수 방면 안타와 볼넷을 연이어 얻으며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고, 이후 안타와 볼넷, 외야 뜬공 등을 묶어 2점을 냈다. 이어 10회 말 구원 등판한 니시무라 잇키가 간토다이이치고에 1점만 내주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승리 직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일본 공영방송인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NHK는 고시엔 모든 경기를 송출하며 출전학교 교가 연주도 방송한다.
교토국제고는 중·고교생을 모두 합해 학생 수가 약 160명인 한국계 학교로, 재적 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 정도다.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교토국제고는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해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이다. 앞서 2021년 처음으로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