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 문학상 수상...‘한국 문학 새 역사’를 쓰다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4.10.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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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한림원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한강의 기적' 채식주의자·소년이 온다 등으로 국제적 명성
한승원-한강, 부녀 소설가 나란히 '이상문학상' 수상 기록도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 [사진=AFP,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이는 아시아 여성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평화상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인정받았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한림원은 이어 “한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일련의 규칙에 맞서고, 각각의 작품을 통해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고 보였다”면서 “그는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강 작가는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나 아홉살 때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주했고, 이후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3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여러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했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1995년 단편소설집 ‘여수의 사랑’으로 산문집 데뷔를 했고, 곧이어 소설과 단편소설을 아우르는 여러 산문집을 출간했다.

특히 한강 작가는 국내 권위있는 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친인 한승원 소설가와 각각 수상해 '부녀 문학상 수상'이라는 진기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림원은 “(한강 작가의) 국제적 돌파구는 총 3부로 구성된 소설 채식주의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16년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특히 2014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2021년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묘사한 ‘작별하지 않는다’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을 소설로 풀어냈다. 한림원은 이를 가리켜 “증인 문학(witness literature)”이라고 표현했다.

노벨상 시상식은 제정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크로나(약 13억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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