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號’ 주성엔지니어링, ‘제2의 도약’ 시동걸었다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4.10.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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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반도체, 태양광·디스플레이 3개사로 인적·물적 분할 나서
황철주 회장-지주사, 황은석 사장-반도체 분담 ‘2세 경영’ 본격화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사진=연합뉴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사진=주성엔지니어링]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벤처 1세대 반도체 장비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이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제2의 도약’에 나섰다. 회사를 지주사와 반도체 사업부문, 태양광·디스플레이 부문으로 분할해 12월 상장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반도체 부문, 황은석·이우경 공동대표 체제로 출범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8일 제30기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반도체 사업 인적분할과 태양광·디스플레이 사업 물적분할 안건이 가결됐다고 공시했다.

존속법인은 주성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한 뒤 오는 12월 6일 변경 상장하고, 반도체 사업부문도 주성엔지니어링으로 같은 날 재상장하고, 태양광·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주성룩스는 비상장 회사로 남을 예정이다.

주성홀딩스는 회사 창립자인 황철주 회장이, 반도체 장비 부문 신설 법인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아들인 황은석 사장이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이우경 전 ASML코리아 대표와 함께 맡는다. 주성룩스는 유진혁 전 주성엔지니어링 반도체 개발실장이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황은석 미래전략사업부 총괄 사장은 1986년생으로 올해 초 주성엔지니어링에 합류했다. 황 사장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사실상의 '경영수업'을 거친 바 있다.

황 사장과 공동 대표를 맡은 이우경 신임 대표는 반도체 업계에서 35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으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분야를 독점한 네덜란드 ASML의 한국지사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와 노벨러스코리아(현 램리서치코리아) 등에서도 근무 경력을 쌓은 바 있다.

인적 분할로 신설되는 주성엔지니어링은 원자층증착장비(ALD) 등 반도체 장비사업에 주력하며, 주성홀딩스 100% 자회사인 주성룩스는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CVD), 봉지증착장비(인캡슐레이션) 등 디스플레이·태양광 장비사업을 담당한다.

@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주성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 센터 모습. [사진=주성엔지니어링]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주성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 센터 모습. [사진=주성엔지니어링]

반도체 부문 분할로 ‘저평가’ 굴레 벗어나나

주성엔지니어링이 기업분할에 나선 이유는 핵심 사업부문인 반도체 장비 사업과 비교적 실적이 부진한 태양광·디스플레이 부문이 같은 회사에 있어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철주 회장은 기업분할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지난 6월 개최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동종 기업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나 증권가에서도 '공감'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리포트에서 주성엔지니어링의 목표가를 5만6000원으로 제시했고, 이어 지난달에도 이 의견을 유지했다. 당시 이 회사 주가는 각각 3만6250원과 2만3350원이었다.

채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반도체 장비 영역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공정 전환과 그린필드 투자 수혜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고, 신규 고객사 확보 및 비메모리로의 사업 영역 확대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주가는 메모리 사이클만 고려하더라도 과도하게 낮은 수준에서 거래 중으로, 3분기 실적 기대감도 크기 때문에 실적 모멘텀을 기대해 지금부터 모아가기를 추천한다”고 목표가 상향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은 저점을 찍었다. 2021년 3770억원, 2022년 4378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847억원으로 3분의 1이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1020억원과 1244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340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하지만 올해들어 실적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전년동기 대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39억원으로 53.3%, 영업이익은 431억원으로 1408.3%나 급증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이는 1분기 인식이 지연됐던 중국 매출 추가로 반도체 장비 매출 대부분이 수익성 높은 중국 매출로 구성된 데다, 긍정적인 환율 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성엔지니어링 측은 “앞으로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시장에서 혁신의 가치와 신뢰의 지속성을 극복해 아시아, 미주, 유럽 세계 모든 지역의 고객을 지속해서 확보하는 등 새로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황 회장이 지난 1993년 설립한 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반도체 장비 1세대 기업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원자층증착장비 양산에 성공하며 단번에 괄목할만한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후 주력 사업을 반도체에서 디스플레이, 태양광 장비 등으로 확장했다. 현재 주요 거래처는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다.

주주들은 이달 8일부터 20일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주식매수청구권 대금을 지급하면 회사 분할이 이뤄진다. 다만 회사가 공시한 기존 주식매수청구권 한도 500억을 초과하면 이사회를 추가 개최해 금액 한도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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