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동북권 잇는 약 68㎞ 지상철로 지하로
총 사업비 25조6000억여원...2032년 완료 목표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서울시가 시내 지상철도 구간의 94%를 지하화해그 자리에 대규모 녹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된다. 이를 통해 소음과 단절문제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지상철로 인근 지역에 본격적인 개발붐이 예상되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시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서울 서남권에서 동북권을 잇는 약 68㎞ 지상철도 구간이 지하로 내려가고, 지상의 선로는 '제2의 연트럴파크'로 조성될 전망이다. 지상철로 지하화로 확보되는 부지는 면적은 122만㎡에 이른다.
앞서 서울시는 효창공원앞역∼가좌역 경의선철도 약 6.3㎞ 구간을 지하화 해 ‘연트럴파크’를 조성한 바 있다.
현재 서울 시내를 가로지르는 철도 지상구간은 15개자치구에 걸쳐 6개 노선, 약 71.6㎞에 이른다.
지상에 위치한 서울역과 용산역 등은 민간에 매각돼 상업지역으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상철로가 소음과 진동 문제, 중심지와 생활권 단절, 주변지역 노후화 등의 부작용 탓에 도시발전의 걸림돌로 전락했다"면서 사업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노선별 지하화 추진 구간은 서빙고역을 중심으로 크게 경부선 일대(34.7㎞)와 경원선 일대(32.9㎞)로 나뉜다.
세부적으로 경부선은 서울역∼석수역, 경인선은 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은 가좌역∼서울역 구간이다.
가좌역에서 서울 외곽 방향으로 빠지는 경인선 구간(가좌역∼디지털미디어시티역∼수색역)은 해당구간의 화물 운송 수요가 많고 진출입로 확보가 어려워 지하화 구간에서 빠졌다.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도 지하화를 추진한다.
지화화 작업은 지상철은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동안 선로 바로 밑 지하 40∼60m에 새 선로를 까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시가 추산한 지하화 사업비 규모는 총 25조6000억원이다. 경부선 일대에 15조원, 경원선 일대 10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사업비는 우선 공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면적 104만1000㎡에 달하는 역사 부지를 매각해 업무·상업·문화시설로 개발해 사업비를 조달하기로 했다.
지상 서울역이나 용산역은 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하면서 고밀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역사 상부공간 개발 이익은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개발이익만으로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 지하화는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공약 중 하나였다. 지난해 2월 시가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선도사업지를 선정해 이르면 2027년 설계를 완료하고 2028년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하화 완료 목표 시기는 2032년이다.
지상철 지하화가 끝나면 순차적으로 역사를 매각해 2045∼2050년까지는 매각과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은 그 어느 지역보다 철도 지하화에 대한 시민 염원이 크고, 지하화에 따른 변화와 발전으로 도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도시"라며 "시민 생활을 개선하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국토부와 협의해 철도 지하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사업비는 가급적이면 많이 책정하고 개발이익은 보수적으로 산정했다“면서 ”향후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예산이) 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