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태양광 밸류체인 강화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 통한 토털에너지 솔루션 기업 도약
- “태양광, 이윤보다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소명감으로 바라봐야”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던가.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권위적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렇지 않던 사람도 크든 작든 권한과 지위를 갖게 되면, 권력에 물들어 자신도 모르게 권위적으로 변하는 인물이 있다. 실제로 그런 사례를 많이 접하기도 했고,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했다.
![한화큐셀 유재열 국내총괄 전무 [사진=인더스트리뉴스]](/news/photo/202505/65057_74391_2145.jpg)
더군다나 대한민국 재계 순위 7위, 포춘 500대 기업에 선정된 글로벌 대기업 한화그룹의 에너지 계열사 한화솔루션, 그리고 한화솔루션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큐셀부문(이하 한화큐셀)의 한국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의 인물. 어찌 권위적이지 않으리라 생각할 수 있는가.
하지만 인터뷰 시작 불과 5분여 만에 이러한 선입견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선입견을 가졌던 것이 미안해질 정도로 소탈하고,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는 인물이었다. 바로 한화큐셀 유재열 국내총괄 전무의 이야기이다.
유재열 전무는 대한민국 태양광산업의 유명 인사이다. 재생에너지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한화큐셀이 관계된 일이 아니더라도 현장을 찾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이러한 사명감을 갖고 태양광산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유 전무는 “1995년 11월부터 한화케미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2016년 추석 연휴가 끝나고 첫 출근날 큐셀로 계열사 전배되며 인연을 맺게 됐다”며, “사실 어떤 사명감을 갖고 일을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가라고 하니까 왔다(웃음). 그런데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던 딸이 ‘친구들이 아빠가 다니는 한화큐셀을 안다’고 그러더라. 태양광을 하는 좋은 회사라고. 그때부터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태양광, ESS 업계 CEO 릴레이 인터뷰 기획을 통해 관련 산업 대표 리더들의 목소리를 조명하고,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는 ‘PV·ESS리더스클럽’. 2025년 6월호의 주인공으로 한화큐셀의 국내 사업을 이끄는 유재열 전무를 만났다.
2016년 한화큐셀로 전배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합천댐에 매화 모양으로 40MW 규모 수상 태양광을 건설한 일, 사업 수주를 통보받은 날에는 너무 감격해 눈물이 날 정도였다. 준공 당시에는 내수면에 했던 제일 큰 규모로, 한국수자원공사의 요구 기준도 매우 높은 현장이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정말 심혈을 기울였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조성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관세 등 국제 정세가 변화함에 따라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한화큐셀의 대응 전략은?
미국을 중심으로 무역 및 통상 정책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당사는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기 위한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현재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인 ‘솔라 허브’(카터스빌 공장, 달튼 공장)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 내에서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핵심 밸류체인을 갖추게 된다.
솔라 허브는 단순히 태양광 제조업만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에너지 컨설팅, 금융, 서비스, 시스템 사업 등 한화큐셀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위 중인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전 밸류체인에서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국산 태양광 제조산업이 큰 위기다. 기업들에게 필요한 생존 전략은?
기술력은 대등하나 규모의 경제, 정부 보조금, 낮은 제조 비용 등에서 우위를 가지는 중국기업과의 원가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국내 제조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을 통한 차세대 기술 선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부의 세제 혜택 및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전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미국, 중국 등 국가별로 자국 내 재생에너지 산업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리나라도 국산 기자재를 활용한 프로젝트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관련 정책을 신설해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보호를 촉진해야 한다.
![한화큐셀은 국산 태양광 모듈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탠덤 셀의 선도적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상용 면적인 330.56cm2 크기의 탠덤 셀을 제작해 세계 최초로 인증을 받았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news/photo/202505/65057_74392_2232.jpg)
고효율 탠덤 셀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한화큐셀의 탠덤 셀 상용화 로드맵은?
당사는 탠덤 셀의 선도적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현재 태양광 시장에서 가장 널리 판매 중인 셀의 크기는 330cm2 이상인데, 당사는 지난해 말 상용 면적인 330.56cm2 크기의 탠덤 셀을 제작해 세계 최초로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당사는 세계 유수 기업들과 연구기관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탠덤 셀 양산에 성공해 차세대 태양광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태양광 시장은 지붕형, BIPV, 수상, 영농형 등 애플리케이션이 다변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한화큐셀의 전략은?
영농, 수상, 방음벽 등 다양한 부지에 설치되는 태양광은 단순 나대지 태양광보다 기자재의 기술적 특성과 성능 조건을 더욱 꼼꼼히 따져야 한다. 수상 태양광의 경우, 고온다습한 환경과 부식에 강한 내구성이 요구된다. 영농형 태양광은 작물 생육을 고려한 투광률 및 구조설계가 중요하다. 방음벽 태양광은 기존 방음벽을 대체 또는 활용하므로 미관과 안전기준 준수 등이 필요하다.
이에 당사는 설치장소에 따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전용 모듈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단순 출력 및 효율뿐만 아니라 내구성, 염해, 친환경성 등을 고려한 고품질의 제품이다.
태양광을 비롯해 국내 재생에너지 업계와 공유하고픈 의견이 있다면?
최근 국내 태양광 시장을 돌이켜보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어느 순간부터 너무 ‘이윤’에만 국한돼 시장을 바라보는 경향이 짙어졌다. 누구 하나의 경향이 아닌, 제조업부터 발전사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서 태양광이 가진 시대적 소명감이 점점 더 옅어지는 모습이다. 물론 사업자가 이윤을 좇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에너지 전환이라는 소명감을 가지고 시장을 바라봤으면 한다. 여러분들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에게 미래를 안겨주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여전히 재생에너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우리의 아이들을 위한 일이다. 대부분의 부모가 자녀의 건강을 위해 다소 비싸고 불편하더라도 유기농 식품을 선택한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재생에너지는 비싸고 불편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유기농 전기’이다.
![유재열 전무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news/photo/202505/65057_74393_2258.jpg)
한화큐셀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시장의 확대가 제1 목표이다. 조그마한 파이를 차지하고자 서로 치고받는 것은 미련한 일이다. 시장을 키운다는 것은 태양광산업 전반에서 많은 사업 기회가 창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태평양의 참치잡이 배를 예로 들어보자. 한 기업의 배만 여러 대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기업의 배가 참치를 잡고 있다. 시장이 큰 만큼, 다양한 기업에게 많은 기회가 생긴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을 전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태양광 밸류체인 강화와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주된 신성장 전략으로 삼아 토털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글로벌 통합 제조기지 ‘솔라 허브’의 성공적인 구축과 국내외 시장에서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신규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재생에너지는 비싸고 불편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유기농 전기’

경영철학 또는 좌우명은?
‘남아당자강(男兒當自強)’. 남자는 마땅히 자기 스스로 강건해야 한다는 뜻이다. 1991년 개봉한 영화 ‘황비홍’의 OST 제목이다(웃음). 말년 병장 때였던 것 같다. 한창 미래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영화를 보면서 좌우명을 삼게 됐다. 스스로에게 창피하지 않고 치사하지 않게,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좌우명이다.
조직문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커뮤니케이션에 노이즈를 없애는 것’. 노이즈는 정보 전달에 왜곡을 불러일으켜 잘못된 결론을 유발하게 된다. 아울러 노이즈는 속도를 저하시켜 업무 능률을 저해하게 된다. 이러한 노이즈는 통상 경직된 조직문화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자율적이고 밝은 조직문화를 만들고, 쓸데없는 권위의식을 타파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다.
감명 깊게 본 책이나 영화 등 문화 콘텐츠는?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을 하나 꼽으라면,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방황하던 사춘기, 자아라는 것에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에 읽어 많은 울림을 남겼다. 최근 읽는 책은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저서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너무나도 비슷한 하루하루를 반복해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2025년 달성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목표는?
10km 달리기에 성공하는 것. 당장은 무리가 있고, 올 가을쯤 도전할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5~8km를 주 3회 정도 달리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체중 감량과 신체적인 변화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원들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자신의 관점으로 일을 하거나 설렁설렁 일을 하다가는 조직도, 개인도 외면받기에 평소 직원들에게 ‘고객의 관점에서, 간절함을 갖고, 스피디(speedy) 하게’ 일을 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이 부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또한, 건강이 최고다. 개개인의 건강을 잘 챙기자는 말도 꼭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