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심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이후 텔레그램 신규 설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 텔레그램의 신규 설치 건수는 4만57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2일) 신규 설치 건수 9016건과 비교하면 4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계엄 정국이 오전까지 지속된 다음날(4일)에도 신규 설치는 3만3033건에 달했다. 이어 5일과 6일에도 각각 1만건 넘는 신규 설치가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메신저 분야 신규 설치 1위는 네이버 라인이었고, 텔레그램은 4위에 그쳤다. 지난 10월과 9월에도 라인이 신규 설치 1위 자리를 지켰으며, 텔레그램은 3위로 카카오톡의 뒤를 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계엄령 선포 당시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국내 메신저 서비스가 계엄사령부의 검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계엄령 선포 직후 네이버와 카카오의 다음에 트래픽이 몰려 서비스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일어난 데다, 각종 SNS에서는 통신 검열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텔레그램을 설치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태생의 니콜라이와 파벨 두로프 형제가 2013년 출시한 메신저 서비스다.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추적이 어렵고 보안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서도 자주 이용하는 메신저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7일에는 계엄 핵심 당사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검찰 자진 출두를 앞두고 텔레그램을 탈퇴한 뒤 새로 가입한 정황이 드러나며 기존 대화 내용을 삭제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