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 윤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에너지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부산대학교와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결정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필자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 겸임교수, 태양광에너지 평가위원, 국가신기술평가위원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예측과 현실
2004년 일본 NEDO는 태양전지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07년경 태양전지의 주력이 실리콘 태양전지에서 박막 태양전지로 넘어가기 시작해 2010년경 박막 태양전지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했다(그림 1). 이 예측대로라면 박막 태양전지는 현재 활발한 시장을 열어가고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09년 국내의 경우 박막 태양전지가 실질적으로 판매되어 설치된 예가 소수에 불과하고, 그 마저도 가동율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박막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미국의 퍼스트 솔라(First Solar)사를 제외하고는 이익률이 제로에 가깝거나 손실을 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예측과 현실의 괴리의 원인은 무엇일까? 여기서 간략하게 기술과 시장, 환경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그림 1. 일본 NEDO의 2004년 태양전지 로드맵. 2004년 일본 NEDO는 태양전지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10년경 박막 태양전지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했다.
가격 경쟁력의 위기와 대책
벌크 실리콘 태양전지에 대한 박막 태양전지의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가격이다. 아니 가격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2010년 현재 박막 태양전지 중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것은 미국 퍼스트 솔라의 CdTe 태양전지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수년 전부터 예상하기로 박막 태양전지의 시장 진입 가격은 와트당 2달러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고, 대부분의 생산자들이 여기에 맞추어서 양산화를 준비해 왔다. 이 가격이 목표가격이 된 것은 실리콘 태양전지의 원소재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에 기인한다. 폴리실리콘의 제조를 위해서는 5,000억원 이상의 설비와 대량의 전기 공급이 필요하다. 이러한 생산비용 때문에 폴리실리콘의 가격을 낮추는 것에 한계가 있고, 이 한계에 따라 설정된 실리콘 태양전지의 가격 하한선이 2달러인 것이다.
그런데 상황이 변한 것은 각국 정부의 태양광발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증대하면서 부터이다. 최근 수년간 태양전지 산업은 거의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산업과 일반인의 관심을 끌었고, 태양전지 사업을 고려해보지 않은 기업이 거의 없다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러한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실리콘 태양전지의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자연스럽게 폴리실리콘 공장도 계속해서 증설이 되었다. 양산 규모의 증대는 자연스럽게 가격의 하락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의 하락과 함께 실리콘 태양전지의 가격 하락을 유도한 것은 중국의 집중적인 성장이다.
중국은 정부의 어마어마한 지원 하에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저렴한 가격으로 기존의 시장가격을 흔들며 순식간에 세계시장을 장악했다. 이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수익률은 크게 낮추어, 2009년 수익을 본 업체가 거의 없다할 정도로 태양전지 업계의 위기를 초래했다. 이러한 실리콘 태양전지의 가격 하락에 따라 박막 태양전지는 목표로 했던 가격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적으로는 경쟁력이 없는 결과를 얻고 말았다.
이제 박막 태양전지는 다시 목표가를 와트당 1달러로 재조정해 설비를 수정하거나 신설하고, 저가화 신기술을 다시 개발하고 있다.
박막 태양전지 중 실제적으로 상용화되어 있는 것은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이다.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는 결정질과 비정질 2종류가 있는데, 최근까지 단일접합으로 구성되어 판매되어왔다. 그러나 단일접합으로는 효율 8%를 넘기 어려우므로, 벌크 실리콘 태양전지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란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최근 비정질과 결정질을 조합한 2중접합 태양전지가 개발되어 양산화 직전에 있고, 10%의 효율이 가능해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2010년 9월에 열린 유럽태양전지학회에서 2중접합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는 집중적인 조망을 받았고, 많은 기업들이 양산기술을 소개해 곧 상용화되리라 예상된다. 상용화 시 목표가격은 와트당 0.7달러이며, 이 가격이라면 시장 형성에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0.7달러라는 가격은 퍼스트 솔라가 제시한 CdTe 태양전지의 가격이기도 하다. CdTe는 이미 대량 생산 중에 있고,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제3세계 시장을 집중 공략 중에 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CdTe 태양전지의 성장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는 이미 미국과 독일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진입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인 다른 박막 태양전지의 시장을 조기 차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dTe 태양전지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것은 환경문제이다. 이 부분은 아직 명확히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인데, 카드뮴(Cd)의 유해성은 분명하나 CdTe라는 화합물은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그러나 Cd이라는 유해물질이 장기적으로 결국 문제를 일으킬 것이 예상되므로,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설치를 꺼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CIGS 태양전지는 가격과 효율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어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를 제외하고는 양산화에 가장 유리하고, 많은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여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CIS 태양전지는 1마이크로미터 정도의 박막으로도 고효율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태양전지로 그 가격은 장비의 가격과 원료 타깃의 가격, 그리고 양산화의 규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태양전지는 현재 대면적의 셀을 대량 생산할 때의 안정성 확보와 버프층에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는 기술의 개발 여부, 공정에서 불안정 요인을 가져오는 장비 내부의 갈륨 오염문제 해결 등에 의해 가격의 상승 요인이 발생하거나 양산화에 제한을 가져올 가능성 등이 있어 현재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가격에서 시장이 형성될 지 예상하기 어려운 면을 지니고 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10년 전에 실리콘 태양전지의 5분의1 정도의 가격이면 제조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서 현재의 단계에서는 아직 큰 가격 하락을 위해서는 많은 추가적인 기술이 필요한 상황에 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원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지니고 있는 것은 투명전도성 기판이다. 이 태양전지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450도 이상의 비교적 고온의 공정온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기판은 FTO(불소도핑된 주석산화물) 뿐이다. 물론 ZnO가 개발을 진행 중에 있지만 현 단계에서 고온용 기판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FTO 기판의 가격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태양전지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현재 양산화에 따라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20% 이상의 원가비중을 지니고 있어 이에 대한 문제해결이 시급하다.
기판 외에 염료의 가격도 큰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상업용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염료는 N719를 비롯한 Ru계로써, 1g당 가격이 수 만원에서 백만원 이상에 달하는 고가의 재료이다. 태양전지에는 미량으로 들어간다고 하지만, 실제 공정상 균일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농도관리를 하게 되면 생각보다 많은 양이 소모된다. TiO2의 경우도 만만치 않은 가격인데,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저가에 거래되는 독일 대구사의 P25와 같은 광촉매용의 나노 TiO2와는 차이가 있다. 고효율을 얻기 위해서는 수열합성법이라든지 졸-겔법과 같은 고가의 공정에 의해 제조된 분말이나 페이스트가 필요하고, 이러한 재료들의 가격은 상당히 고가이다. 이러한 재료 외에도 실링제와 안정전해질도 가격이 낮지 않다. 이런 모든 것을 감안하면 현재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가격은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낮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가격은 모두 대량 생산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는 것이어서 양산화가 잘 진행된다면 와트당 1달러의 가격에는 무난히 도달하고, 목표로 하는 0.5달러 가격에도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상용화되어 있는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2010년 9월에 열린 유럽태양전지학회에서 2중접합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는 집중적인 조망을 받았고, 많은 기업들이 양산기술을 소개해 곧 상용화되리라 예상된다. 사진은 국내 태양광발전소에 설치된 한국철강의 GETWATT 제품 사진.
양산화와 장비의 딜레마
진공장비에 기반을 둔 박막 태양전지 산업에서 양산설비의 구축은 기술과 시장을 잘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돈을 들여 설치한 시설이 채 빛을 보기도 전에 더 우수한 기술이 경쟁사에 설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정질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의 경우를 보면, 최근까지 안정성의 불안에 따른 수명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벌크 실리콘 태양전지와의 비교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사실상 시장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관련 기업들은 보다 효율이 향상되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새로운 양산설비를 재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거론했다시피 유럽과 미국에서 고효율의 이종접합 태양전지를 속속 개발하고 있어 과연 새로 설치된 양산설비를 통해 생산된 제품이 얼마의 시간동안 시장에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시장을 얻기 위해서는 설비 투자를 해야 하고, 설비 투자를 하자니 신기술의 공격이 두려운 현실인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는 증착장비라는 대규모의 설비를 사용하는 제품으로는 피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꾸준한 기술력 향상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대규모 증착 장비의 딜레마는 셀이나 모듈의 크기에도 존재한다. 박막 태양전지의 수요자 측면에서 시장에 제한이 있는 요인 중 하나가 제품의 크기에 대한 한계이다. 증착장비에서 나오는 셀이나 모듈의 크기는 마음대로 가변이 되지 않고 한 사이즈로 고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박막 태양전지의 경우 대부분 생산량과 가격경쟁력을 위해 폭 1m 가량의 대면적으로 제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비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경우 1×1m 정도의 크기로 제조하게 되는데, 이 크기는 수요자의 측면에서는 참 애매한 크기인 것이다. 면적이 넓은 곳의 태양광발전에는 설치에 문제가 없으나 건물에 사용하거나 제한적인 장소에서 사용 시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경우라면 어차피 6인치나 8인치 웨이퍼에 따라 제조되므로 필요한 모듈의 형상에 따라 적당히 배열해 만들면 되지만, 박막의 경우라면 원래의 제조 사이즈에 따라 모듈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큰 크기의 원판을 잘라서 사용한다 하더라도 모듈 제조사에서 이 때문에 절단 시설을 다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도 슬기롭게 극복할 방법이 필요하다.
크기의 문제 및 수요의 측면을 고려하면 CIGS 태양전지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는 CIGS 박막을 강판이나 금속판 위에 쉽게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판 위에 태양전지를 구성하게 되면 롤-투-롤(Roll-to-Roll)을 기반으로 한 고속생산이 가능하므로 가격경쟁력 면에서 보다 유리하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CIGS 태양전지의 최대 문제는 안정성과 균일성의 부족에서 초래되는 대면적화의 어려움이다. 이 태양전지는 Spitter법, Co-evaporation법, 전기도금법 등으로 제조가 가능한데, 면적의 증가에 따른 균일한 제품의 제조에는 어느 것도 문제를 지니고 있다. 이는 4성분계의 복합화합물의 제조의 어려움 때문으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비의 향상에도 기대를 해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소재 면에서 신기술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양산화와 관련된 CIGS의 또 다른 관건은 타깃의 공급인데, 양산 설비에 들어가는 원료 타깃은 현재 3개 정도의 외국 기업에서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다. 타깃 제조 기술은 국내 기술이 아직 취약한 부분으로, 이렇게 원소재 자체를 외국에 의존하게 되면 양산화 시 가격의 조정 능력이나 생산량의 조절에서 한계를 있게 마련이므로, 부품소재 산업 등을 통해 국산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경우는 대규모 증착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소형의 설비를 다수 설치하는 형식의 설비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크기의 문제에서도 자유롭고 다양한 신기술을 저비용으로 쉽게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 생산자의 측면에서 투자의 위험 부담이 적은 면이 있다. 그러나 이 태양전지의 최대 문제점은 아직 상용화된 장비가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많은 기업들이 생산 장비를 설치했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시험용 파일럿 플랜트라고 보아야 하고, 본격적인 양산화 장비는 아니다. 이 때문에 어떤 장치를 어떻게 설치해야 경쟁력이 있을지 거의 모르는 상태이므로, 기업마다 모두 고유의 방식으로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설비 면에서 명확한 원가분석이 불가능하고, 양산화 진행 중 어떤 장애요인이 있는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것은 현재의 국내 장치 기술로 양산화 설비를 먼저 구축하면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태양전지의 원 개발자인 그래챌 교수는 한국의 양산화에 기대를 건다는 말을 국제학회에서 종종하고 있다. 장비 외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양산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는 각종 재료들의 안정적인 공급이다. 이 태양전지가 아직 상용화되지 못하다 보니, 소재를 중소기업에서 주로 제조하고 있는데, 재료의 균일성과 안정성에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 염료, TiO2, 실링재료, 전해질 등 소재 전반에서 양산화를 재검토해서 국내에서 본격적인 재료 양산 업체를 확보해 소재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국내에서 이 태양전지를 양산화해도 원가경쟁력 및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유기 태양전지는 양산화 측면에서 특히 불리한 입장에 있다. 최근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은 8%에 근접해 그 향상에 가속도가 붙어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소면적 셀의 문제이고 양산 모듈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가장 큰 문제는 유기 태양전지용 핵심소재 중 현재까지 양산화가 가능한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즉 실험실에서 소규모로 합성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화학공정에서 양산공정은 실험공정과 크게 다른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조만간 양산화로 진행될 가능성은 크게 부족하다. 이외 고효율을 발현하는 재료들이 대부분 자외선 합성과 같은 실제 사용조건에서 불리한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안정성의 확보도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현재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는 효율과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양산화란 측면에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격과 효율 측면에서 경쟁력 갖춘 CIGS 태양전지. CIGS 태양전지는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를 제외하고는 양산화에 가장 유리하고, 많은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여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사진은 텔리오솔라에서 개발한 CIGS 박막 태양전지 모듈 사진.
기능화의 전략과 시장 창출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가격이나 양산화의 측면에서 박막 태양전지가 실리콘 태양전지를 이기고 시장을 장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박막 태양전지의 살 길은 실리콘 태양전지가 지니고 있지 않은 기능적인 면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 창출이다.
실리콘 태양전지가 지니고 있지 않은 박막 태양전지의 최대 장점은 얇은 박막을 이용한 투명성의 부여, 강판이나 플라스틱 필름과 같은 다양한 소재의 활용, 다양한 색상의 구현, 한 판에 모듈의 구현 등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주로 BIPV(건물일체형 태양전지)와 모바일 기기와 연관된다.
BIPV는 건물의 옥상 설치로 실리콘 태양전지가 유리하다. 그러나 건물의 옥상은 제한적인 공간이고, 이외 건물의 벽면이나 창문 등 태양전지를 활용할 공간은 다양하다. 특히 창문은 불투명한 실리콘 태양전지는 들어올 수 없는 부분으로 박막 태양전지의 활용이 크게 기대된다.
창문에 적용 시에는 2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 첫째는 투명성이고, 두 번째는 미적 구성이다.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는 투명성을 얻기 위해 씨쓰루(See-through) 형태로 제조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씨쓰루 타입은 태양전지의 일부분을 패턴에 따라 레이저를 이용해 깍아 내어 시야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전력생산 면에서는 손실을 보지만 어느 정도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어 시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달리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원래 자체적으로 50% 이상의 투명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특히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다양한 색상을 지니고 있으므로, 효율은 낮지만 미적인 면에서의 장점을 발휘해 양산화 개발 시 큰 시장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BIPV와 관련해 큰 시장형성이 가능한 것은 공장과 같은 산업용 건물의 지붕 및 외벽이다. 이런 건물들은 실리콘 태양전지를 적용하기 적합하지 않으나, 박막 태양전지는 설치가 용이한 면이 있다. 이 용도로는 박막 태양전지 중 특히 강판을 기판으로 사용하는 CIGS 태양전지와 염료감응 태양전지가 유력한 적용 후보이다. 강판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건물이나 컨테이너 외벽에 쉽게 탈부착이 가능해 적용 영역이 매우 넓다. 영국의 Corus는 강판적용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개발 중인데, 영국 내에서만 5조원의 시장 형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막 태양전지는 모바일 응용에서도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유리한 편이다. 모바일에 적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 중 하나가 유연소자 기술이다. 유연 태양전지라는 개념은 실리콘 태양전지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하므로, 이 영역에서는 유연기판을 사용해 제조가 가능한 박막 태양전지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모바일 장치가 저광량에서의 고효율, 크기와 형태의 다양성, 설치의 편리성 등의 특성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기존의 벌크계의 태양전지는 원천적으로 이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박막 태양전지 측면에서도 아직 이러한 유연 모바일 기기에 필요한 기술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으므로, 적극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유연 태양전지 기술은 염료감응 태양전지와 유기 태양전지와 같은 유기계 태양전지가 유리한 측면이 있어, 관련 기업들은 롤-투-롤 기술과 인쇄전자기술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시장과 친환경
태양전지는 국가의 전략적인 품목으로 시장의 형성 및 소멸은 국가의 정책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발전차액보조금제도를 활용해 최근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한전의 자금지원으로 운영되던 이 제도도 기금을 거의 소진해 더 이상의 대규모 지원은 불가능하게 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도 목표로 하던 900MW 발전소 건설이 완공되었고, 스페인도 정부보조금의 고갈로 시장이 재조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이 요구하는 것은 이제 태양전지도 ‘보조금 없이 자체적으로 상용성을 갖추어라’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박막 태양전지는 저가화 기술과 차별화 기술을 갖추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박막 태양전지와 관련되어서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환경문제이다. 어차피 태양전지는 환경문제의 해결이란 측면에서 도입된 면이 있으므로, 태양전지 자체 내에서 환경문제가 유발되지 않아야 한다. CdTe 태양전지가 그 높은 경쟁력에도 사용이 주저되는 것은 결국 환경에 유해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적 측면은 박막 태양전지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친환경적 태양전지 기술을 외국보다 먼저 개발해서 시장을 공략하면 우리에게 좋은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CIGS에서 Cd과 Se의 대체물질을 찾는 것이라든지, 원래부터 친환경성이 높은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성공한다든지,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에서 환경성을 높이든지 하는 노력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가능성. 대규모 증착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소형의 설비를 다수 설치하는 형식의 설비 특성을 지니고 있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크기의 문제에서도 자유롭고 다양한 신기술을 저비용으로 쉽게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진은 동진쎄미켐의 BIPV용 염료감응 태양전지 제품 사진.
위기가 기회
이상과 같이 박막 태양전지를 가격, 양산화, 기능, 환경면에서 간략히 살펴보았다.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박막 태양전지는 다양한 기능적인 장점을 지니고 있어, 충분한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가 많다는 것은 현재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저가화 기술, 친환경 기술, BIPV와 모바일을 위한 특화 기술 등 실리콘 태양전지와 차별화된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가면 적어도 2015년 정도면 지금의 실리콘 태양전지에 못지않은 큰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 충분하다.
특히 박막 태양전지의 국가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소재 부품 산업의 지원이 있다면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보아 세계시장을 선점할 신기술의 개발이 곧 우리 손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200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태양전지 시장에서 우리의 박막 태양전지가 선전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을 요청하며 본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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