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국민·농협은행서 3875억 부당대출 적발…금감원 "무관용 제재"
  • 이주엽 기자
  • 승인 2025.02.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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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 금융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 금융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에서 총 3875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금감원은 해당 은행들의 내부통제 부실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강도높은 제재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4일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은행 검사 결과’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정기검사에서 총 482건의 부당대출이 적발됐으며 은행별 규모는 ▲우리은행 2334억 원(101건) ▲KB국민은행 892억 원(291건) ▲NH농협은행 649억 원(90건)으로 조사됐다.

우리은행,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만 730억

특히 우리은행에서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규모가 730억 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된 350억 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우리은행에서는 이와 별개로 전·현직 본부장과 지점장 등이 단기성과를 위해 ▲사업 목적과 무관한 기업대출 승인 ▲투자자 날인 없는 투자계약서 검토없이 대출 실행 ▲법인 대표 잠적 후에도 정상대출로 분류 등의 방식으로 1604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조사 결과 손 전 회장이 행장 재임 시절 대출 심사·관리 기준을 완화한 것이 이 같은 대규모 부당대출 사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KB국민·NH농협은행도 부당대출 적발

KB국민은행에서는 영업점 팀장이 시행사·브로커와 공모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892억 원의 부당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대출의 경우 금품이나 향응이 오간 정황도 확인됐다.

NH농협은행 역시 지점장과 팀장이 브로커·차주와 공모해 감정평가액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649억 원의 부당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대출과 관련해 차주 등으로부터 1억3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도 포착됐다.

금감원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제재"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대규모 부당대출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관련 범죄 혐의를 수사당국에 통보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내부통제 부실이 심각하다”며 “일부 임직원이 은행 자원을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위법 행위와 편법 영업을 서슴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확인된 법규 위반 사항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정기검사 대상이 아니었던 금융지주·은행들에도 자체 점검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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