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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양광 기업들의 고민
사실 그동안 국내 태양광 시장의 이 같은 고민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만이 내걸 수 있는 무기를 찾아야 했다. 한국닛신보의 노리오 후지키(Norio Fujiki) 회장 역시 이러한 한국 기업의 고민에 공감하며, 과거 일본의 예를 들었다.
일본의 태양광 시장은 국가 보조금 제도를 발판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3년 전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면서 박막 태양전지의 경우 W당 판매가격이 1/3로 떨어지는 시련의 시기를 겪었다. 지난해부터 보조금 제도가 부활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여의치 않다. 동시에 환율문제까지 겹쳐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안겨주었다. 자연히 일본의 태양광 기업은 수명과 효율을 동시에 상승시킬 수 있는 태양전지의 개발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생산비를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의 진출 또한 도모하고 있다. 한국이 고민해야 할 부분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후지키 회장의 설명이다.
유리타 사장은 무엇보다 한국닛신보라는 이름을 걸고 한국에 온 만큼 “무엇이 한국 기업들의 고민이며, 어떻게 해야 이러한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는 동역자가 되겠다”고 전한다. “한국닛신보는 한국 시장과 함께 성장해야 하는 한국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태양전지 25년 수명 보장, 인증마크가 해줄 수 없어
태양전지를 양산하는 많은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효율과 수명이다. 자사의 이름을 걸고 생산된 태양전지가 얼마나 높은 효율로 얼마나 오랫동안 고장 없이 성능을 발휘하느냐가 바로 태양광 기업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이 중 ‘얼마나 오랫동안’이라는 부분을 담당하는 과정이 바로 후공정이다. 태양전지는 적어도 20년 이상 품질을 유지해야하는 제품의 특성상, 이 후공정 과정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다.
반면 아직까지 세계 태양광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이제 막 시장이 성장해 가는 초기 단계로써 태양전지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아직까지 신생기업이 많아 그 회사의 태양전지가 긴 수명을 보장할 수 있는지를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품질을 위해 전면에 세우는 것이 바로 각종 인증이다. 그러나 유리타 사장은 “제품에 대한 품질을 20년 이상 보증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인증마크가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공인 인증이란 그 제품이 상품으로서 상용될 수 있는 기준점을 통과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 그 태양전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지겠다는 마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태양전지의 품질에 대해 닛신보는 단순히 인증마크가 아닌 자사의 제품을 토대로 고객들의 품질 보증이라는 목표에 한층 더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닛신보의 장비로 후공정을 거쳐 생산된 태양전지를 본사 옥상에 설치해 제품의 견고함을 직접 보여주고 있는 것. 250kW씩 3차례에 거쳐 총 750kW의 발전 시스템으로 구축된 이 테스트라인은 닛신보의 장비들이 기계적인 결함이 있지는 않은지, 안정성에 문제는 있지는 않은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증거자료로 작용한다. 혹시 기계적인 결함이 있어 태양전지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 테스트라인에서 먼저 발생할 것이고, 만일 그렇다면 문제의 원인을 누구보다 먼저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살아있는 인증 절차가 되어주고 있다.
태양광과 맥을 함께한 15년, 함께 커온 ‘신뢰’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유리타 사장이 가장 많이 언급한 말이 있다면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만들어온 닛신보란 이름에 흠이 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제품 공급을 확대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보다 먼저 공급된 제품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다해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러한 기업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닛신보는 그 이름만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닛신보가 한국행을 택한 이유 역시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닛신보는 한국의 22개사와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공급한 자사의 설비에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투철한 책임의식이 뒤를 이었다. 기업의 첫째 목표가 이윤추구라는 통념을 넘어서는 설명이다.
성장을 멈추지 않는 기업
일본의 닛신보 홀딩스는 2만여명에 달하는 직원과 4천억엔의 사업 규모, 102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15년. 짧은 태양광 역사를 비추어 봤을 때 그야말로 세계 태양광 산업과 역사를 함께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닛신보는 미주시장은 물론 중국, 유럽 등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일본 내 시뮬레이터 분야의 90%, 라미네이터의 경우 75%를, 세계 시장의 10~20%를 점유하며 막강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닛신보는 보다 철저한 후공정 시스템을 위한 재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공정을 거친 후 태양전지 모듈의 효율은 셀 효율에 비해 2~6%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특징에 기인해, 기계적으로 효율 절감이 없는 기술과 함께, 태양전지의 수명까지 늘릴 수 있는 재료를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단순히 R&D의 수준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테스트 라인까지 갖춰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중국에 공장을 세워 원가 절감까지 도모하고 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보다 높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닛신보의 노력이 엿보인다.
앞으로의 잠재력이 기대되는 곳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유독 젊은 에너지가 돋보이는 유리타 사장에게 슬쩍 나이를 물었다. 누가 들어도 놀랄만한 젊은 나이였다. 그는 “태양전지의 수명이 25년 이상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젊은 내가 한국닛신보의 사장으로 발탁된 것 같다”며 농담 섞인 말을 건넸다. 그러나 그의 말에서는 자신의 앞으로의 25년을 걸어 한국닛신보와 함께 제품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다부진 포부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유리타 사장은 한국닛신보를 ‘탄탄한 초석에 세워진 새로운 한국 회사’로 봐 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 시장이 있기에 자신이 있을 수 있었고, 또 한국 시장이 성장해야만 자신 또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 땅에서 한국 기업들과 함께 고민하고 발로 뛰며 도약해나갈 한국닛신보의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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