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만나는 이들에게 ‘태양광 대박 나겠다’는 덕담 아닌 덕담을 자주 듣습니다. 일본의 대지진 여파가 노후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이어지고 방사능 오염노출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이 전 세계를 뒤덮으면서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탓이겠지요. 이번 일본 대참사를 접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원자력발전소의 치명적인 위험요소를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세계의 수백기에 이르는 원전은 언제든지 천재지변과 자연재해에 의해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안겨줄 수 있는데 말입니다.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반핵, 반원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세계 각국의 움직임도 원전 건설 계획을 수정하거나 연기하는 분위기입니다.
일본의 원전 폭발사고를 계기로 가장 빠른 대응에 나선 나라는 역시 독일이었죠. 메르겔 독일 총리는 지난 1980년 이전에 건설된 원자로 7기의 가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국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재점검을 지시했구요. 세계 1위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는 자국의 원전 58기에 대한 총체적인 안전점검에 들어갔다죠. 대규모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이었던 이탈리아는 강력한 반대 여론에 부딪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국내 원전 시설의 안전점검을 지시했습니다. ‘정밀 진단이 필요한 원전에 대해서는 가동중단 조치’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원전 건설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원전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10분의 1 수준이나 될까요. 현재 우리나라는 에너지원별 발전전력량에서 대체에너지 비중이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당장 태양광발전 원가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생산단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정책 지원에서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신재생에너지는 멀지만, 원전은 가깝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화석연료나 원자력발전의 경우 환경문제 등 후처리 비용을 감안한다면 태양광발전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기술문제도 전 세계적으로 효율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속도가 반도체의 그것과 맞먹을 정도로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화석연료와 경쟁 가능한 수준인 그리드 패리티가 코앞에 도달해 있습니다.
무한 재생산이 가능한 청정에너지인 태양광발전은 먼 미래가 아닌 우리 생활 가까이 있습니다. 이제 원전을 짓기보다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원자력 이후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일본 대참사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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