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에 25% 상호관세 ‘폭탄’ 투하… 한미 FTA 사실상 ‘백지화’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4.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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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든 국가에 ‘10%+α’ 관세… 中 34%·EU 20%·日 24% 등 부과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기존 관세 부과 품목, 상호관세 추가 적용 안해
@ 상호관세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백지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같은 내용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이 미국 상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면서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미국)는 친구든 적이든 가깝든 멀든 모든 나라들에 의해 약탈당하고, 약탈당하고, 약탈당하고 당했다(looted, pillaged, raped and plundered)”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드디어 오늘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중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등 미국의 주요 무역국에도 기본 관세 이상의 상호 관세가 부과됐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태국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브라질 10% △싱가포르 10% △이스라엘 17% △필리핀 17% △칠레 10% △호주 10% △터기 10% 등이 적용된다.

중국산 수입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부과한 20%에 더해 34%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어서 총 신규 관세는 54%가 된다. 기본 관세는 이달 5일부터, 더 높은 상호 관세는 9일부터 시행된다.

@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율.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율.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수출의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일본(24%)이나 EU(20%) 등보다 높은 상호 관세율이 적용됨에 따라 한국 상품의 미국 시장 경쟁력이 불리해지는 등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또 한국은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백지화 되면서 한국은 미국과 새로운 통상 협정을 체결해야 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이번 발표 이후 투자자들이 상호 관세가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 기업 수익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면서 미국 주식 선물이 급락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주식 시장에서 2월 중순 이후 대략 5조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기존에 다른 관세가 부과된 품목은 상호관세가 추가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캐나다, 멕시코와 맺은 북미 무역협정(USMCA)의 적용을 받는 품목에 대해서는 계속 무관세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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