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읽기] '윤석열 파면'으로 난파선 된 국민의힘, 대선 선택은?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5.04.0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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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김문수 오세훈 등 대선주자 10여명 난립에 김건희 출마설, 윤석열 재출마 소문도
"탄핵 후폭풍 수습 과정에서 당 쪼개질 것" 우려나오지만 '바른정당 분열 재판' 안돼 지적도
권영세-권성동 '투톱' 체제 재신임으로 과연 중도표심 견인할 새로운 대선후보 찾을지 '난망'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전원일치의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정국이 빠르게 조기 대선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헌재는 그동안 '5:3', '4:4' 기각설 등의 온갖 억측에 시달렸지만 4일 결정문에서 정치적 논란과 갈등을 모두 잠재우는 가장 확실한 '판결'을 내려줌으로써 그 후유증도 최소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대선이 6월 3일을 전후로 확정될 것이 확실시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이 최대의 적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대선에서 특별히 준비할 게 없는 상태다. 인수위가 없는 만큼 최대한 통합형 인재를 끌어모아 차기 집권 플랜을 조기 가동하는 게 급선무라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홍준표 후보를 내세우긴 했지만 문재인 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배해 해보나마나한 대선이 된 트라우마가 아직도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선 그야말로 환골탈태의 각오를 보여주지 않는 한 국민의 선택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일제히 대선 출마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탄핵 선고 후 주말 사이에 이미 10여명의 대권주자 동향이 올라올 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고 4월 17일경 대선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전해진다. 

홍 시장은 탄핵 과정에서 친윤계 행보를 보인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이 재임 시절 정치 이슈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언행을 자주 했기 때문에 그것이 중도층의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민의힘 주자들 가운데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인사다. 그는 "대권에 욕심은 없지만 나라가 이래선 안 된다"며 대선 출마에 한 자락을 깔고 있다. 현재로선 홍준표-김문수 두 주자의 대결에서 어느 쪽으로 1차 무게중심이 기울어지느냐에 따라 국민의힘 대선 구도도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2그룹' 주자들도 일제히 몸을 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나경원, 안철수, 김기현, 윤상현 등 중진 의원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장관, 이철우 경북지사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경환 전 부총리 역시 친박의 추억을 등에 업고 주변에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김건희 여사가 '태극기 부대' 지지를 등에 업고 출마를 저울질한다거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출마할 것이라는 황당한 소문도 확산하고 있다. 대선 후보 난립이 당에 활로를 주기보다 탄핵 후폭풍의 혼란만 더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렇게 대선주자들이 난립함에 따라 경선도 '예비고사'를 먼저 치르는 등 시간이 촉박한 편이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7일 비대위 회의에서 당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발족한다. 그리고 빠르게 경선 일정을 발표하고, 1차 컷오프를 통해 예비 후보를 먼저 추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10여명의 후보가 거론되면서 경선이 최대 흥행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또한 그 바람이 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윤석열 탄핵'의 후폭풍이 당에 거세게 몰아칠 것이 뻔하다. 

일각에서는 결국 국민의힘이 쪼개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 때 바른정당 등으로 분열돼 오히려 대선 패배를 부추긴 측면이 있어 이번에는 당이 쪼개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세를 얻고 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동안 의원총회나 단체방에서 김상욱 의원 등 탄핵 찬성파를 두고 비판이 이어지는 등 탄핵 후폭풍과 내홍을 당 지도부가 어떻게 수습해나가면서 통합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당 일각에서는 권영세-권성동 '투톱' 체제가 재신임을 받긴 했지만 그들이 탄핵 과정에서 보여준 '반탄 행보'와 극우세력에 '우호적'인 태도 등이 대선에서의 중도 표심 경쟁에 치명적인 약점을 초래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탄핵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일정부분 '극우세력'과 선이 닿아 있는 상황에서 중도 표심을 견인할 신선하고 새로운 후보를 찾아낼 수 있을지, 태생적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초재선 '소장파'들이 당 지도부 전면 교체나 장외 인사 영입 등의 쇄신책을 주장하며 치고나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대선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선거 지도부 교체나 외부 인사 영입은 '일장춘몽'에 그칠 수 있다.

국민의힘의 한 당직자는 이에 대해 "헌재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전원일치 파면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헌재 결정과 여론의 대세를 존중하고 받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개입 여지를 최소화하고 관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당의 사명이다. 그리고 정국을 최대한 빨리 새로운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이슈와 아젠다를 다시 프레이밍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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