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책임자, 네이버 전 계열사 직무 수행 자격 없어"
"19일부터 계속해서 피켓 시위…복귀 철회 위한 모든 행동 할 것"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최측근인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복귀한 가운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인사가 복귀하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네이버 사원 노조 '공동성명' 측 관계자 60여명은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최 전 COO 반대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피켓 시위 현장에서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관계자는 "4년 전 너무나도 가슴아픈 일이 있었다"며 "우리와 함께 일하던 동료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너무나도 안타까운 선택을 했고, 우리는 그를 떠나보내야 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지난 2021년 최 전 COO는 네이버에서 직장 내 괴롭힙으로 인해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직속 '테크비즈니스' 부문이 신설되고 해당 부문 신임 대표에 최 전 COO가 내정됐다. 테크비즈니스 부문은 인도·스페인 등 신규 시장 개척 및 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최 전 COO는 네이버 설립 초기 멤버 중 한 명으로 이해진 창업자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성명'의 한 관계자는 "당시 고인은 밤낮없이 부당하고 무리한 업무에 시달렸고, 폭력적인 협박을 받으면서도 이를 거부할 수 없었다"며 "리더 A와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요구에도 최 전 COO는 리더 A를 임원으로 승진시켰고, 구성원들이 지속해서 문제제기를 했지만 구성원 의견을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면 용기 내 어려움을 털어놓은 구성원에는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며 "이에 구성원들은 어떻게 해도 안 된다는 무기력을 학습해야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성명 측은 "임원 A의 잘못된 행동에도 면죄부를 부여한 최 전 COO도 책임이 있다"며 "최 전 COO는 네이버뿐 아니라 전 계열사에서 직무 수행할 자격이 없으며, 공동성명은 최 전 COO의 해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공동성명은 19일부터 피켓 시위를 이어가면서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할 것"이라며 "최 전 COO 복귀에 대한 조합원 총 투표를 진행하고, 27일 본사 사옥에서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성명 측은 지난 15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살아남은 책임자의 억울함이 소중한 가족과 미래를 뒤로한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동료의 절박했던 좌절감을 덮을 수 없다"며 "피해자는 괴롭힘 속에서 2년이라는 힘든 시간을 보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는데, 책임자가 떳떳하게 회사로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노조 측의 이같은 주장과 관련해 회사측의 반응을 묻자 공동성명 관계자는 "네이버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 주에 쟁의 행동을 계속하면서 회사 측의 반응을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