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맛집' 국민의힘, 3년새 7번째 비상대책만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5.07.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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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2022년 이후 툭 하면 '비상체제'
송언석 "당 환골탈태해 새로운 싸움 시작, 반대 없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기 앞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기 앞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국민의힘이 7월 1일 송언석 원내대표 겸임 체제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킨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제17차 전국위원회를 개최해 비대위 구성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던 지난 2022년 이후 지금까지 7번째 비대위를 만든다. 이번 비대위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당을 이끌 임시 지도부다.

비대위 설치와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은 이날 열리는 전국위원회·상임전국위원회를 통해 추인될 예정이다. 이어 오후에는 당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 5명도 임명한다.

비대위원에는 원내에선 박덕흠(4선)·조은희(재선)·김대식(초선) 의원이, 원외에선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과 홍형선 화성갑 당협위원장이 내정됐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오늘 마무리된다"며 "내일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으로 원내대표인 제가 잠시 맡아 최고 의사결정 기구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비대위는 오는 8월 개최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위한 '관리형' 지도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송 원내대표는 "비대위는 사실상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지도부가 결정될 때까지 특별히 많은 활동을 하기엔 제약이 있다"면서도 "비대위에서부터 당이 환골탈태해 새롭게 싸울 수 있고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의사 기구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했고, 사실상 반대 의견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송언석 비대위는 기득권 타파를 외친 김용태 비대위의 뒤를 잇는데 구성 인사들의 면면을 두고 당내에서는 개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영남 지역구에 친윤(윤석열)계 등 구주류의 지원을 받은 송 원내대표 선출에 이어 비대위까지 구주류가 주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임기를 마친 김 비대위원장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당을 향해 쇄신을 주문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당이 지난 불법 비상계엄 사태에 계속 사과를 드리는 건, 앞으로 보수가 다시는 그와 같은 길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음에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는다면, 국민의힘에 더는 미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저는 물러가지만 제2, 제3의 김용태가 함께 할 것"이라며 "개혁 가치를 공감하는 세력이 연대해 계속해서 기득권과 맞서 싸울 것"이라면서 "당내 기득권 세력은 자연히 와해될 것"이라며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친들 결과적으로 와해될 수밖에 없는 것이 순리와 상식에 맞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출범한 김용태 비대위는 이렇다 할 쇄신도 하지 못하고 대선 패장이라는 멍에만 안은 채 씁쓸하게 퇴장했다. 당내 최연소(35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밀어올려 한때 그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당내 주류와 '선배'들의 기에 눌려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쫓기듯 물러나고 말았다.

국민의힘 한 인사는 이에 대해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실패는 한 젊은 의원의 실패가 아니다. 당내 그나마 괜찮은 소장파 자산 중 한명이었던 그가 이렇다 할 활동 한번 하지 못하고 쫓겨났기 때문에 앞으로 젊은 정치인들이 당에서 기를 펴고 활동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쇄신은 둘째 치고 희망과 미래도 없게 만드는 암울한 비대위의 출범을 또 다 지켜봐야 하는 건 여간 큰 고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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