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손상은 더러 돌출물과 충돌로 가장 많이 발생
도로사정 열악한 지방 사고 건수가 도시권 보다 많아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전기차 배터리 손상의 주요 원인은 도로상의 돌멩이 등 돌출물과의 충돌 때문이며, 이로 인해 도로 사정이 열악한 지방권의 사고 접수 건수가 수도권 광역시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한 강우량 및 습도의 증가로 인해 여름철의 손상사고 발생 건수가 다른 계절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 손상 사고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3년간 (2022~2024년)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기차 배터리 손상사고 405건의 사고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차대 차 간 충돌사건을 제외한 단독 차량의 배터리 손상사고는 총 37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배터리가 다른 물체와 접촉 또는 충돌로 손상된 사고는 338건으로 자연재해(14건), 도로이탈(9건), 기타(9건) 등에 비해 많았다.
충돌 물체 유형별로는 도로상 돌출물·낙하물이 143건으로 가장 많았고, 방지턱·연석·경계석(82건), 맨홀·배수로 덮개(37건)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도로사정이 열악한 지방권의 사고 발생건수(212건)가 수도권·광역시 지역 사고건수(158건) 보다 1.3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연구소측은 분석했다.
계절별로는 여름철 사고 발생건수가 전체의 30.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여름철의 강우량 및 습도 증가, 실내외 기온차 등이 원인인 것으로 삼성화재는 추정했다.
이어 가을 28.9%, 겨울 22.7%, 봄 18.4% 순으로 사고 발생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에는 배터리에 이상이 없었다가 1주일 이상 경과한 후에야 배터리 손상을 발견하고 사고접수하는 비율도 23.7%를 차지했다.
삼성화재는 이와 관련해 “전기차 운전자는 차량 하부 배터리에 큰 충격을 감지한 경우 당장은 주행에 이상이 없더라도 신속히 점검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종별로는 화물차의 배터리 사고 발생 건수가 전체의 59.5%로 가장 많았다. 승용차도 세단형이 SUV형보다 상대적으로 배터리 사고에 취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화재측은 “화물차는 배터리가 차량 외부에 노출 돼 있고, 세단형 승용차의 경우 낮은 지상고 등으로 인해 사고 발생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 된다”고 설명했다.
박원필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른 계절 대비 여름철에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 고장이 접수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름철에 대비해 주행 중 배터리 부위에 큰 충격을 감지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차량점검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