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혁신위, 시작부터 회의론...국힘 ‘쇄신 시계’는 언제 돌아갈까
  • 김희선 기자
  • 승인 2025.07.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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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혁신위 띄웠지만 기대와 회의 공존..."40일짜리 쇄신에 실효성 의문"
인적 쇄신 불가능한 구조에 ‘백서 혁신’ 논란까지
"혁신 속도전...중진 의원들 기득권 내려놔야"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국민의힘이 당 쇄신을 위해 혁신위원회를 재가동하며 4선 안철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회의론이 짙게 깔리고 있다. 혁신위 핵심 조건인 ‘인적 쇄신’이 불가능한 구조 속에서 이번 혁신위 역시 과걱 인요한 혁신위처럼 ‘생명 연장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당 혁신위원회 구성을 발표하며 안철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송 위원장은 새 혁신위원장을 “과감한 개혁의 적임자”라고 소개했고, 안 위원장은 “코마 상태의 국민의힘을 반드시 살려내겠다”며 강한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전당대회까지 40일 남짓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출범한 임시 조직이 어떤 구조적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혁신위원 구성을 아직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제약은 더 심각한 한계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과거 인요한 혁신위가 사실상 아무런 성과도 못 내고 실패했는데 이번 안철수 혁신위는 그보다도 더 나쁠 수 있다”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혁신의 핵심은 인적 쇄신인데, 지금 당을 망친 사람들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물러나지도 않는다”며 “이 상태에서 백서를 만들면 무엇이 달라지느냐”고 반문했다.

안 위원장이 과거 당무감사를 강하게 주장했던 입장에서 최근에는 “지금은 적절치 않다”는 유보적 태도를 보인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갈등을 피하려고 진실을 덮는다면 혁신이 아니다”라며 “혁신은 국민 눈높이에서 반성과 고통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혁신위의 성격을 ‘친윤계의 생명 연장을 위한 전략적 카드’로 규정하는 시선도 있다. 쇄신 의지를 외부에 보여주는 동시에, 실제로는 당내 주류의 기득권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혁신위에 대해 “친윤계가 당권을 재창출과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사람이 들어와 진짜 혁신이 두려운 것”이라고 평가하며 안철수 혁신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에는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혁신위가 실제 당내 기득권 구조를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구조적 한계론도 제기된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 자격으로 제안한 5대 혁신안조차 당 주류의 반발로 거부됐기에, 그보다 낮은 위상인 혁신위원장이 더욱 강한 개혁안을 내놓을 경우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혁신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에 대한 강한 메시지와 실천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잇따른다. 특히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3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혁신은 속도전”이라며 “두 달 걸리는 백서 작업보다는 지금 당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고 국민 앞에서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의원은 “중진 의원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 없이 혁신은 성공할 수 없다”며 “혁신위원회를 원외 젊은 인사들 중심으로 구성한다면 그나마 당 쇄신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출범했지만 기대보다는 회의가 앞서는 분위기 속에서 당 내외부에서는 안철수 위원장이 과연 당내 권력 구도 속에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신중한 시선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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