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광화문 광장 세력 끌어들여...송언석 포함 인적쇄신" 직격
송언석 "윤상현 토론회는 원내대표로서 당 의원 행사 참석한 것"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6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포함한 4명의 인적쇄신을 공개 요구하며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송 위원장은 곧장 “갈등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고 반박하며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희숙 혁신위는 지난 13일 당의 혁신에 대한 소신과 계획을 밝혔다. 윤 혁신위원장은 전당원 투표를 통한 윤 전 대통령 과오와 단절을 당헌·당규에 명시하고 대선 후보 강제 교체 등 8가지 당 위기 사유에 대한 반성 필요성을 촉구하는 혁신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송 비상대책위원장은 혁신안에 견제구를 던지면서 갈등이 확대됐다.
이에 윤 혁신위원장은 16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당원이 국힘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과거와의 단절, 쇄신”이라며 “그런데 당은 사과는커녕 쇄신의 필요조차 부정하며 과거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나경원·윤상현·장동혁·송언석 등 4명은 과거와 단절에 저항하고 당을 탄핵의 바다에 밀어넣고 있는 인물”이라며 자진 거취 표명을 촉구했다.
윤 혁신위원장은 계파 청산도 강조했다. 그는 “계파싸움으로 무덤을 판 게 우리당의 오욕의 역사”라며 “의원 전원이 계파활동 금지 서약서를 작성해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3일 간 당의 대응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제대로된 단절을 요구한 당원의 여망을 배신하고, 오히려 윤 전 대통령에 더 가까이 붙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개탄했다.
윤 혁신위원장이 지목한 ‘1차 인적쇄신 대상’ 중 송 비상대책위원장이 포함된 배경에는 “광장 세력을 당 안방까지 끌어들였다는 점, 과거와의 단절을 거부한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깔려 있다.
이는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선 전한길씨, ‘리셋코리아 국민운동본부’ 발대식 및 토론회를 연 윤상현 의원, 토론회에 참석한 송 비대위원장을 향한 것이다.
아울러 윤 혁신위원장은 사퇴 여부에 대해 “이 직에서 얻을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이 당이 죽는 길로 가고 있어 맡은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버티는 게 결단”이라고 밝히면서도 송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공개 비판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송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혁신위원장의 거취 주문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직접 듣지 못해서 어떤 내용이 어떤 취지로 얘기됐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혁신안과 관련해 윤희숙과 불협화음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 “혁신위가 지도부와 갈등 관계에 있는 것처럼 곡해하려는 시도가 있다. 혁신안은 여전히 의원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며 당 전체가 동의할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갈등을 일축했다. 그는 “윤 위원장과도 어제(15일) 만나 당직자들과 논의했다”며 절차적 불협화음을 부정했다.
이번 공개 충돌은 혁신위와 비대위 간 ‘쇄신의 방향’과 ‘속도’를 둘러싼 이견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당내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명분을 쌓고 지도부에 공을 넘긴 상황으로,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당내 권력 지형이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현재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사람들이 들어와서 진짜 혁신할지가 두려운 상태”라며 윤 혁신위원장과 송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에 대해 “친윤계가 독주를 이어가기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들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혁신위가 예고한 ‘2차·3차 쇄신 요구’가 이어질 경우, 국민의힘 내 계파 간 갈등과 혁신을 둘러싼 내홍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0일 의원총회를 열고 '윤희숙 혁신안'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