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PV 기업들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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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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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 일본 PV 시장에 부는 한류 열풍을 잡아라! 



 

 

이 주 야 기자


전 세계에 싸이의 ‘말춤’으로 한류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 태양광발전 시장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STX솔라, LS산전, LG전자, 현대중공업, 한화 등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일본 시장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은 가격 경쟁력으로 밀어부치는 중국과, 품질 경쟁력에서 일본보다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국내의 태양광 기술이 세계 2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일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의 태양전지 및 태양광 모듈 공급 확대는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태양광발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에서 9월까지 일본 태양전지 출하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76.8%를 기록했다. 재생가능 에너지의 전량 고정가격 매입제도가 기폭제였던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제도상 매입 대상이 되는 발전사업용 출하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4배 증가한 10만kW, 주택용도 52.7% 증가한 82만kW에 달했다.


발전사업용은 출력 1,000kW 이상의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메가솔라) 건설러시가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10~999kW의 중소형 발전소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형은 주택용에 비해 대규모로 설치할 수 있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의 전량고정가격 매입제도가 시작된 지난해 7월 이후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설비인정을 받은 메가솔라의 합계출력은 10만kW로, 비율면에서 일본 업체가 높지만 대형 안건에서 한국 제품의 채용이 증가 추세에 있다.


<일본 PV시장 공략팁-Step 1>

토털 패키지 솔루션으로 시장경쟁력 갖춰라! 


LS산전은 2009년 일본 현지 업체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공급한 것이 인연이 돼 국내 업체 처음으로 일본 태양광발전 시스템 시장의 문을 열었다. 특히 LS산전은 태양광 모듈, 인버터, 모니터링 시스템, 송배전 시스템 등 토털 솔루션을 갖추고 있어 비일본계 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위치를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LS산전은 일본에 60M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만난 LS산전 관계자는 “태양광 모듈, 인버터, 접속반, 모니터링, 엔지니어링 등 종합적인 솔루션을 통해 일본 시장에 적극 진출해 향후 일본 전역 주택에 연간 1만5,000세대 이상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메가솔라 시장에서도 현지기준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S산전과 함께 태양광발전 시스템 전반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현대중공업은 태양광 모듈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는 ESS 제품 등으로 태양광 시스템 종합 기업임을 내세우며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4kW급의 일본 맞춤형 주택용 태양광 인버터 제품을 출시해 선보인 바 있다.


일본 메가솔라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유라스에너지HD가 건설하는 메가솔라에 1만9,000장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데, 이곳에는 미쓰비시전기의 태양광 모듈 2만8,000장이 함께 설치돼 총 1GW의 출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고효율, 고출력 300W급 태양광 모듈의 시장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LG전자는 미쓰이화학, 미쓰이물산 등이 2014년 10월 운용 개시 예정인 메가솔라에 태양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총 5GW 규모의 메가솔라 프로젝트에는 교세라, 샤프, 솔라프론티어 등 일본계 제품과도 동시 채용돼 LG전자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 PV시장 공략팁-Step 2>

고효율·고출력으로 기술경쟁력 갖춰라!


한화가 태양광 패널을 공급하는 마루베니 자회사의 메가솔라는 8만1,500kW로, 사용되는 패널은 총 37만장에 달한다. 시바우라그룹HD가 건설하는 2만3,000kW급 메가솔라에도 한화가 태양광 패널을 공급한다.


 

한화 일본법인은 지난해 일본의 대표적인 종합상사인 마루베니가 계획하고 있는 일본 전역의 태양광발전소에 향후 4년간 약 500MW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일본 시장에 ‘퀀텀셀’과 ‘큐프로G3’ 제품을 선보이며 기술 경쟁력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퀀텀셀은 태양전지 셀 내부에 거울을 부착시켜 반사되는 빛의 양을 줄인 제품으로, 효율이 19.5%에서 20.2%로 높아진 차세대 셀이며, 큐프로G3는 255W 출력을 제공하는 모듈로 발전효율 감소현상(PID)이 없는 ‘안티-PID’ 제품이다.


한화그룹은 일본 시장에 맞춰 탄력적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독일에서 인수한 한화큐셀을 주택용 태양광 시장에, 산업용에선 한화솔라원 제품을 각각 전면에 내세웠다.


한화큐셀재팬 관계자는 “태양전지는 효율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전력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발전량에서 결정되는데, 큐셀 제품은 겨울철 발전량이 경쟁사 대비 높아 일본 시장에 적합한 제품”이라면서, “한화큐셀의 고품질 전략과 한화솔라원의 가격 경쟁력을 적절히 활용해 주택용과 산업용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태양광 업계 내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PID는 특히 일본 시장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화큐셀을 비롯한 LS산전 등 모듈 제조사들은 ‘안티-PID’임을 강조하며 중국 제품에 비해 품질 경쟁력이 한발 앞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고효율·고출력 태양전지로 PID 제로화 및 일본 JET 기술인증을 받은 STX솔라는 한국남동발전과 일본 센다이시에 45MW급의 대규모 태양광발전 단지를 건설하는 등 일본 메가솔라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해 태양광 모듈 일본 JET 인증을 획득한 신성솔라에너지는 최근 PID 테스트에서 모두 효율 감소율 0%를 달성해 고효율, 고출력, 고수익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 태양광 모듈임을 검증받았다고 발표했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이미 일본의 소피아홀딩스 및 크레인힐인베스트먼트사와 협력계약을 체결해 유통망 확보 및 사후관리 등 일본 메가솔라 프로젝트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태양광 시장 확대를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에스에너지는 지난해 12월 국내 굴지의 종합상사와 일본 시장에 태양광 모듈을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적 진입장벽뿐 아니라, 전국적인 애프터서비스망을 확보해야 하는 등 시장진입 장벽이 높은 일본 태양광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에너지 관계자는 “야마다전기를 통해 일본에 가정용 태양광 모듈을 공급함과 동시에 산업용 태양광발전소에도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게 됨으로써 일본 시장에서 태양광 기업의 입지를 탄탄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PV 시장, 가격조정에도 ‘폭풍성장’


한편 올해 일본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5GW 규모로 설치돼,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을 추월하면서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의 태양광발전 시장은 올해 120%의 성장과 5GW 이상 설치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PV 인센티브 정책의 혜택을 받고 있다. 올해 세계 2위 시장으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되는 일본은 올해 1분기에만 단독 설치 규모가 1GW를 초과하는 등 현재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처럼 상당히 높은 인센티브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일본의 FIT가 4월 1일부터 약 10% 삭감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장 성장에는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


IHS의 연구원은 “1kWh당 42엔이라는 일본의 FIT는 시장의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10%의 관세 삭감은 시장의 성장 속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이미 높은 금액으로 확정된 많은 시스템의  경우 4월 1일 이후에 설치돼도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신재생에너지 고정가격 전량매입제도와 관련해 올해 태양광발전의 매입가격 인하를 결정하고, 경제산업성 조달가격상정위원회가 지난 3월 11일 가격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정에서 구입하는 경우는 1kWh당 기존 가격인 42엔에서 38엔으로, 메가솔라 등 대형시설은 기존 42엔에서 37.8엔으로 인하된다. 태양광발전 설치비용이 1년에 1% 정도 인하됐기 때문에 매입가격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1일부터 약 10% 정도의 비용 감면이 시행되지만 업계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대체적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37~38엔 정도면 충분히 사업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태양광발전의 가격 인하와 관련해 “결코 인하폭이 큰 것이 아니다. 큰 시장이 있다는 것을 (사업자 측도) 알았으니 앞으로 비용절감 노력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태양광발전 사업에 참가하는 기업에 대해 대출을 늘리는 지방은행의 간부도 “사업 채산성은 어려워지고 있으나 사업 참가 기업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비교적 태풍이 많은 일본 특유의 사정으로 비용이 비싸지는 상황을 반영해서 일본의 태양광발전 매입가격은 외국과 비교하면 더욱 비싼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케이블, 공사비, 파워컨디셔너(전력변환장치) 등은 해외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이것을 낮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사업자는 많은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태양광발전 관련 분야는 성장이 계속될 것이 확실하지만, 이번 일본 정부의 매입가격 인하를 계기로 일본 및 해외기업 간의 비용절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 태양광발전 시장에서 모듈과 인버터를 모두 판매할 수 있는 일본계 기업은 높은 영업이익을 취하는 반면, 비일본계 기업은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일본의 주택용 시스템 공급업체는 높은 금액의 FIT 비용과 높은 시스템 가격으로 많은 이익률을 누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태양광발전 전력공급을 가속화하기 위해 외국 PV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으나, 일본계 기업과 비일본계 기업 간의 가격 차별화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 및 중국과 미국의 모듈 공급업체가 일본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주로 OEM 계약과 일본계 메이커와의 제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일본의 사용자들이 일본계 기업의 모듈을 구매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일본계 인버터 기업은 유틸리티에서 JET 인증 같은 엄격한 요구사항과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시장 접근에 곤란을 겪고 있다. 그 결과, 시장은 현재 인버터 공급 병목현상을 앓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인버터 병목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해법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모듈 공급업체 관계자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계 구축을 통한 파트너사와 고객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현지 지점을 설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루의 김홍기 부장도 “일본의 높은 물가와 환율 엔저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시장 특성을 잘 파악해 일본 내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가격 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일본 내 파트너십을 가진 기업과 협력체계로 상호 장점을 살려 일본 태양광사업을 개발해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극복해야 된다. 직접적인 영업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지원과 수출지원에 대한 정부지원 정책을 활용한 방법도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PV시장 공략팁-Step 3>

일본 소비자 눈높이 맞춤형 제품으로 차별화하라!


주택용 시장의 확대와 함께 2MW 이상의 메가솔라 프로젝트가 일본 PV 시장의 성장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메가솔라 프로젝트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총 수요의 약 25%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원자력 감축에 따라 심각한 에너지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메가솔라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토지부족 등을 이유로 2014년 이후부터 감소세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상업용 지붕 시장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0~50kW 규모의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한 높은 인센티브, 높은 전기가격, 상업적 속성에 대한 전력 부족과 상대적으로 간단한 규정에 따라 일본에서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FIT 관세 인하가 높은 가격의 제품을 제공하는 해당 제조업체에 대한 몇 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FIT가 높은 경우 즉, 원래의 사용자는 해당 제품의 가격에 민감하지 않을 수 있지만, FIT을 중단한 경우는 메가 프로젝트의 IRR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사용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지면, 저렴한 가격이지만 좋은 품질을 제공하는 공급업체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기회요인이자 위기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글로벌 PV 시장의 각축장이 되면서 우수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유럽과 미국, 그리고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영금속 장민우 대표는 일본 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입을 위한 핵심 요소로 “제품 기술력과 우수성에 대한 공감을 고객들로부터 이끌어 내는 것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고객 요청을 최대한 반영해 일본 고객들에게 대응하는 것도 일본 시장 진출을 가능케 할 성공 요소로 분석했다. 즉, 국내 업체가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 차별화된 기술력, 제품의 우수성, 그리고 고객맞춤 서비스 이 네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SOLAR TODAY 이 주 야 기자 (juyalee@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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