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 기능 추가 및 사업 분야 확대 등
시장 변화 발맞춰 다변화 모색
김 미 선 기자
태양광 산업의 ‘꽃’이었던 태양광 셀&모듈 제조업계가 변화하고 있다. 이들의 변화는 벌써 몇 년 전부터 예고된 바지만, 올해 초부터 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번 세계 태양에너지 엑스포를 통해서는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모듈업계 트렌드 1> 발전사업으로 영업 확대
시장 점유율 높이려 제조업과 시공업 병행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태양광 셀&모듈 제조업체인 STX솔라를 필두로, 탑선 및 쏠라리버 등 국내 제조업체들은 시공 및 발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특히, STX솔라의 경우 FIT 도입으로 상업용 발전시장이 메가와트 규모로 크게 확대되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다양한 실적을 내고 있다.
STX솔라 이혜진 주임은 “전 세계 태양광 시장 중 가장 ‘핫’한 시장은 일본 시장임을 체감한다”면서, “당사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크고 많은 실적들을 가시화시켜 나가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STX솔라는 일본 현지기업들과 특수목적법인인 남서태양광발전소를 설립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큐슈 지역 내 4개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미야기현 등 2곳의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서는 총 4.4M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더욱이, STX솔라는 큐슈 지역 태양광발전소 건설 이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내에서 1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는 등 태양광 시공 기업으로서의 변신에도 성공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탑선 역시 태양광 시공 기업으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탑선의 서 탁 주임은 “현재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의 트렌드는 ‘시공’으로, 당사도 2011년도부터는 설치 시공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이후 다양한 설치 실적을 쌓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제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추가 이익을 노리는 기업들이 살아남는 시기”라면서, “당사도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해, 모듈 제조업체라는 이점을 살려 연간 10MW 이상의 시공 실적 및 수익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해 해외 시장에서도 발전소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탑선은 태양광발전 시공 업체로서 올 8월 총 4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위한 계약 체결에 성공한 바 있다. 폐광산을 활용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올 11월 말에 완공되는데, 주요 자재인 태양광 모듈로 자사의 주력 제품인 385W 다결정 모듈과 415W 단결정 모듈을 적용함으로써 탑선은 모듈 제조업체로서의 이득과 시공업체로서의 영업이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
이들과 함께, 쏠라리버도 최근 1년 동안 태양광 시공업에 뛰어들며 영업력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공사업 면허를 취득한 이 회사는 시공 사업 분야에서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전문가를 새로 영입하기도 했다.
쏠라리버 김주호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태양광발전 시공 및 운영 시장에서 활발하게 영업해 온 결과, 전년 대비 세 배 이상의 매출 신장이 이뤄졌다”면서, “시공 및 발전 사업으로는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안정적으로 시공 영업 실적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쏠라리버는 우선 올해는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하고, 이를 통해 내년부터는 조달청 수요기관인 관공서를 상대로 시스템 자체를 판매하는 방법으로 시공 사업에 본격적으로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김주호 부사장도 “태양광 제조업계 트렌드는 제조보다는 시공 및 발전소 운영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라고 전해, 최근 국내 모듈 제조업계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발맞춰 제조업체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시공 및 발전 사업에서도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모듈업계 트렌드 2> 모듈 기능 다양화
수상용 및 사막용, 경량화 모듈 및 대면적까지
국내 셀&모듈 업계는 앞서 설명과 같이, 시공 및 설치 시장에서의 영업력을 높여가고 있었지만, 그들의 주력 분야인 제조 분야에서도 연구 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전 세계 태양광 시장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전망하며, 그 변화에 발맞춘 다양한 기능의 모듈을 개발,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가 가장 크게 부각되는 부분은 최근 수상용 모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회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수상용 태양광발전의 가중치가 1.5로 발표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수상용 태양광 시장을 개발하고 그에 관련된 모듈을 보유한 곳은 공식적으로 LS산전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상용 태양광 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이 보임에 따라, 신화이앤이 및 솔키스, 그린솔루션 등과 같은 수상 태양광 전문 시공업체의 등장 외에도 신성솔라에너지, STX솔라 등도 수상용 모듈을 시장에 출시하며 수상용 태양광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STX솔라 이혜진 주임은 이에 대해 “토지 면적이 작은 반면, 바다 및 하천, 호수, 저수지 등 수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 국토 특성상 수상용 태양광발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올해 초 수상용 태양광발전의 가중치가 1.5로 지정되면서 한국농어촌공사 등을 비롯한 일부 공기관들이 수상용 태양광 모듈 및 공법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도 이 같은 시장 변화 및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이번에 수상용 태양광 모듈 개발을 완료하고 인증 획득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비단 수상용 모듈만이 아니다. 국내외 모듈 제조업체들은 기존 태양광 시장 외에도 새로운 공급처를 발굴하기 위해 사막용 및 경량화 모듈 등을 연구 개발하며 틈새시장을 찾고 있다.
에스디엔 오창원 연구원은 “공급 과잉 및 가격 하락 등으로 태양광 제조 산업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모듈 제조업체가 일반적인 모듈만으로는 승부한다면 곧 한계점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최근 각 모듈 제조 회사들은 수상용 및 사막용, 경량화 모듈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특수한 모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TX솔라 이혜진 주임도 “우리는 일본 및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태양광 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가기 위해 많은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경량화 모듈은 물론 사막용 모듈 등 특화된 모듈들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며 의견을 같이했다.
에스디엔의 경우 현재 250W급 경량화 모듈을 연구 개발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에스디엔 오창원 연구원은 “그동안 루프탑 방식에서 존재해 왔던 과다한 건물 하중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기존 제품보다 무게를 7kg 정도 감량한 경량화 모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탑선의 경우 이미 2년 전부터 기존 모듈과는 차별화된 대면적 모듈을 출시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온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서 탁 주임은 “당사는 410W 및 415W 등과 같이, 대면적 모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주력으로 전 세계 태양광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고용량·고효율 제품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납품 실적 및 시공 사례를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400W급의 대면적 모듈은 모듈 크기가 일반 모듈보다 크기 때문에 동일 면적 설치시 모듈 및 인버터, 트래커 등의 수량도 적게 들어 단가를 줄일 수 있을뿐더러, 모듈 효율도 일반 모듈보다 1~2% 가량 높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탑선과 달리 소형 모듈로 제품 다양화를 모색하며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는 회사도 있다. 쏠라리버의 경우 동남아시아 등에 태양광 가로등용 등으로 제품을 공급하고자 하는 기존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최근 100W와 150W의 소형 모듈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오염 방지를 위해 모듈 표면 강화유리에 특수 코팅제를 덧입힌 모듈을 비롯해 단가를 가장 중요시하는 고객들을 위한 15%대 효율의 가격 경쟁력 높은 모듈도 연이어 출시하면서 모듈 제조업체로서 제품의 다양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국내 모듈 제조 기업들은 각각의 영업 노선에 따른 기능성 모듈을 개발 출시하며 현재 다양한 공급선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모듈업계 트렌드 3> B2C 시장용 태양광 모듈 제품화
시장 변화 발맞춰 일반 소비자 대상 모듈 출시 활발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크게 부각된 것은 태양광 모듈이 한층 다양화됐다는 점이다. 이전의 경우 상업용 발전 시장 쪽에 적용되는 결정질 태양광 모듈이 주류를 이뤘다면, 올해 전시회에서는 일반 고객들에게도 판매가 가능한 B2C용 신개념 모듈이 눈에 띄었다.
대표적으로 태양광 전문 공급업체인 솔라센타와 쏠라퓨전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우선 솔라센타의 경우 최근 ‘휘어지는 태양광 모듈’을 시장에 출시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휘어지는 모듈’은 말 그대로 파고라 및 자동차 위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20° 정도 곡선으로 휘어진 태양광 모듈이다.
이에 대해 솔라센타 안덕수 과장은 “일반 고객들도 실생활에서 쉽고 간편하게 쓸 수 있도록 20°까지 쉽게 휘어지면서도 13~15%대의 모듈 효율을 실현하는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휘어지는 태양광 모듈을 개발하기 위해 딱딱하고 깨질 우려가 있는 강화유리 대신 PET 코팅을 입혔는데, 이를 통해 무게가 가벼워짐에 따라 이동 및 보관, 설치가 한층 가벼워져 캠핑 및 레저 등과 같은 야외 활동시에도 쉽게 휴대가 가능할 뿐 아니라, 무거운 중량을 견딜 수 없는 곳에도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시장 내 반응도 호의적이라 시장 출시 후 반년 동안 실제로 아웃도어용으로 캠핑카 지붕에 많이 설치됐으며, 일반 가정으로의 적용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안 과장은 “올 여름 전력 대란 및 누진제 등의 요인으로 인해 독립형 태양광발전시스템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문의가 늘었다”면서, “이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발전사업자보다는 일반 개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나 전년 대비 10% 이상 매출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모듈의 다변화는 쏠라퓨전의 폴리우레탄 적용 모듈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쏠라퓨전의 모듈은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적용돼 왔던 강화유리 대신 투명한 폴리우레탄을 모듈에 적용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문종현 이사는 “지난해 폴리우레탄을 적용한 태양광 모듈을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모듈의 경우 강화유리 대신 폴리우레탄을 적용함으로써 일반 모듈 대비 효율이 2~3배 정도 더 높으며, 가볍고 쉽게 크기 변화도 가능해 휴대용 충전기 등으로의 적용도 매우 용이하다.
쏠라퓨전 문종현 이사는 “올 여름 우리나라 국민들이 겪었던 전력난을 생각한다면 위험성 높은 원자력발전보다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고효율 태양광 모듈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 인식만 바뀐다면 향후 태양광 시장은 무한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만개했듯 접근성 쉽고 휴대가 간편하며 효율성 좋은 태양광 응용 제품들이 각광받을 시기는 언젠가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이 같은 변화를 통해 향후 솔라센타 및 쏠라퓨전 외에도 다양한 소재를 적용함으로써 B2C용으로 적용 가능한 태양광 모듈 개발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제조업계, 공급처 확대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 태양광 셀&모듈 업계 트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그들의 주력 사업이었던 제조업을 넘어, 생산한 모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시공 및 설치사업, 그리고 발전소 운영 사업에까지 뛰어들고 있는 업체가 늘었다는 점을 통해, 국내 태양광 산업의 중심축이 기존 ‘제조업’에서 ‘시공 및 설치사업’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첫 번째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태양광 모듈의 공급처를 확대하기 위해 국내에서 최근 새로 부각되는 분야인 수상용 태양광으로 적용 가능한 수상용 전용 모듈을 비롯해 사막용 및 경량화 모듈 등 기능이 한층 다양해진 모듈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필요성 증가 및 아웃도어 시장 확대 등을 이유로, 상업용 발전시장에 공급된 태양광 모듈 외 일반 소비자들도 구매가 가능한 B2C용 태양광 모듈의 개발, 출시가 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최근 태양광 셀&모듈 업계는 공급처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이에 주력하며 불황을 타개해 나가고 있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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