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수명주기 요하는 신재생+ESS 융합 모델로 최적”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최초로 태양광과 ESS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그리드 시범사업에 참여한 에이치투의 한 신 대표를 만나 그들의 주력제품의 특장점 및 향후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 미 선 기자
최근 행복청이 특화거리로 조성 중인 제천변의 자전거도로에 시민 편익시설로 쉼터를 설치했다. 이 쉼터는 제천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그늘막과 비가림의 기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을 통해 청정에너지까지 생산하면서 일거삼득의 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이 쉼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쉼터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공사 측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인근에 설치된 이차전지 ESS에 저장해 이 전기로 LED 가로등을 밝히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계통연계를 통하지 않은 분산형 전원을 통해 매월 22만5,000kWh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게 되며, 이로써 50W 가로등 15개를 밝히게 됐다.
에이치투의 바나듐 레독스플로 배터리(VRFB)를 탑재한 ESS와 태양광발전시스템 융합 모델이 세종시에 구축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됐나?
이번 프로젝트는 행복도시를 세계 최고의 녹색도시로 건설하고자 하는 행복청의 계획 중 하나로, 탄소제로화를 지향하는 세종시의 녹색도시 콘셉트에 에이치투의 친환경 배터리 신기술이 일치하면서 국내 최초로 태양광과 ESS가 융합된 스마트그리드 시범사업으로 진행됐다. 태양광 기술이 바나듐 레독스플로 배터리(VRFB)와 융합돼 설치된 모델로는 국내 첫 설치 사례며, 여기에 적용된 ESS도 순수 자체 배터리 기술로 제작된 것이다.
행복도시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향후 친환경 녹색도시 건설에 기여하고 다양한 최첨단 친환경 ESS 솔루션을 제공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세종시는 호수공원 자전거도로 쉼터 지붕에 설치된 5kW급 태양광발전시스템에 에이치투의 20kWh급 VRFB ESS를 연동함으로써 외부 전기 없이도 호수공원 인근에 설치된 LED 가로등 15기를 밝힐 수 있게 됐다.
VRFB라는 용어 자체가 아직은 많이 낯설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리튬이온 및 납축 배터리를 장착했을 때와 비교해 VRFB를 장착한 ESS의 경우 어떤 장점 및 특징이 있나?
레독스 플로 배터리는 기존의 이차전지와 달리, 전해질 내 활물질의 산화 및 환원을 통해 충·방전되는 배터리 시스템으로, 전기에너지를 전해질에 저장하는 전기화학적 배터리다. 그중 바나듐을 활물질로 사용하는 바나듐 레독스플로 배터리(VRFB)가 가장 대표적인 플로 배터리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이차전지와 비교해 VRFB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그 첫 번째가 ‘안정성’이다. 기존의 이차전지와 달리, VRFB는 전기에너지가 비휘발성 전해질에 저장되며, 음극 및 양극 모두 동일한 전해질 성분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폭발 위험성이 없다. 두 번째로, ‘긴 수명’을 들 수 있다. VRFB는 전해질이 반영구적인 데다, 시스템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순환하며 충·방전할 수 있어 2만 사이클 및 20년의 매우 긴 수명을 갖고 있다. 따라서 풍력 및 태양광과 같이 수명이 20년 정도 되는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할 경우 수명주기가 같기 때문에 매우 적합한 ESS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VRFB는 다른 이차전지와 비교시 MWh 단위의 대용량에서 높은 가격경쟁력을 가진다. VRFB의 경우 기존 배터리와 달리, 출력을 결정짓는 스택과 에너지 용량을 결정짓는 전해질이 분리돼 있어 요구되는 상황에 맞춰 독립적으로 출력과 에너지 용량을 설계할 수 있다. 스택의 가격 대비 상대적으로 전해질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출력 대비 높은 에너지 용량을 요구하는 장주기 ESS 시장의 초기 투자비용 측면에서 가격경쟁력이 높다. 또한, 앞서 언급한 긴 수명주기로 인해 총 수명주기 비용 측면에서 가장 높은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대용량의 에너지를 긴 시간 동안 방전해야 하는 장주기 수요에 있어, 기존 배터리보다 한층 유리하며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에이치투의 주요 제품은 무엇인가?
에이치투의 주력 제품은 EnerFLOW320과 EnerFLOW520 두 가지다.
EnerFLOW320은 이번 행복도시에 설치된 5kW/20kWh급 제품으로, 스택 및 전해질, PCS, BMS를 하나로 통합해 간편하게 설계돼 설치가 쉽고, 여러 대를 연결해 출력 및 에너지 용량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EnerFLOW 520은 수십 kWh에서 MWh 단위에 적합한 대용량 제품으로, 컨테이너 타입으로 설계돼 있다.
에이치투의 VRFB 제품들이 태양광산업에 어떤 식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나?
당사의 경우 그동안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했기 때문에 설치사례가 아직 많지는 않다. 올해부터 대외 마케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이번 행복도시 시범사업과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대용량 설치 프로젝트도 많이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태양광과 연계한 VRFB ESS의 사업 기회는 시장성을 감안할 경우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태양광과 연계한 ESS 산업은 국내 도서 산간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은 물론,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와 같이 전력시설 부족으로 중앙 전력이 미치지 않은 지역, 그리고 국토는 넓고 인구 밀도는 낮은 미국 및 호주 등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에 대한 수요가 높은 시장에서 태양광+VRFB ESS 융합 모델이 산업 성장에 높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디젤발전기를 이용해 전력공급을 하고 있는데, 지리적 위치로 인한 연료 운송 및 높은 공급 비용, 도난, 소음,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 파괴 등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으므로 기존의 디젤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ESS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EPRI에 따르면, 태양광발전과 연계한 ESS는 4시간가량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야 하며, 4,000사이클 이상 및 15년의 긴 수명을 요구한다. VRFB는 이 요구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데다, kWh당 총 수명주기 비용이 매우 낮은 ESS 솔루션이기 때문에 태양광과 연계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따라서 앞으로 태양광과 VRFB ESS를 연계한 시스템 구축사례를 확대해 실증 경험을 축적하고,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이번 성과와 맞물려 향후 에이치투는 국내 태양광시장에서 어떤 성과 및 실적을 쌓아갈 예정인가?
이번 행복청 시범 설치사례를 계기로 태양광과 연계한 프로젝트 사례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당사의 배터리 기술의 안정성과 성능을 입증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확대될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발판으로 태양광+VRFB뿐 아니라, 풍력 등 기타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사업 기반을 확대해 글로벌 VRFB 시장 성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
국내외 ESS 시장 전망 및 이와 관련한 에이치투의 비전 및 목표는?
ESS의 글로벌 시장 수요는 2020년에 약 4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ESS 실증 사업이 전개되고 있고, 미국 및 유럽, 중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VRFB ESS에 대한 MWh급 실증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실증 사업이 완료되는 2015~2017년 사이에는 본격적으로 시장 개화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까지는 주파수 조정과 같이 짧은 시간(15분~1시간) 방전을 요하는 단주기 시장에서 리튬이온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시장 수요의 약 80%가 장주기 시장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시장에 적합한 VRFB의 시장 수요와 성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사는 본격적인 시장 성장 시기에 맞춰 모든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향후 5년 내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다.
한편, 에이치투의 제일 첫 번째 핵심가치는 ‘인재 제일’이다. 조직원들의 끊임없는 학습을 통한 혁신과 도전, 그리고 팀워크를 통해 자아성취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존경받는 에너지 기업으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 에이치투의 미래 비전이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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