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만큼 품질 및 내구성이 경쟁력 포인트
중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녹색성장을 표방하며 태양광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러한 투자는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시장악화의 주요인이 됐다. 2010년 유럽발 금융위기는 이러한 중국시장의 상황에 불을 지폈다. 유럽발 금융위기의 시기에 수요가 급감하며 공급과잉이 중국정부에 큰 타격을 준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비단 중국정부의 과도한 지원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품질 및 원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국 기업들은 외형확대에 치중하며 품질력의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고자 중국정부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그 여파가 지난해부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Chance1.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
중국정부는 지난 2009년 말 코펜하겐회의에서 2020년까지 1차 에너지 소비 중 비 화석에너지 비중을 15%까지 증가시킬 것을 표방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풍력 및 태양광을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한 바 있다.
중국은 2011년도에 FIT(발전차액지원제도)를 도입했고 2012년에는 분산형 발전 지원을 개시해 태양광시장이 급속히 확대됐다.
더불어 2009년부터 ‘BIPV 프로젝트’를 통해 건축물의 지붕옥상과 외장 유리 등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09년에는 W당 20위안(3,625원), 2011년부터는 결정질 태양광패널의 경우 7.5위안(1,360원), 박막형 태양광패널의 경우 9위안(1,631원)을 보조하고 있다.
또한, 메가솔라 등 대규모 태양광발전소와 독립형 태양광발전설비 모두를 우대하는 ‘골드선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2009년에는 건설, 설비, 설치액의 50~70%를 보조했으며, 2011년부터는 결정질 태양광 패널에 W당 9위안(1,891원), 박막계에 8위안(1,450원)을 보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틸리티 프로젝트를 통해 2011년을 기점으로 2020년까지 20GW 수준으로 태양광 수요를 증가시키겠다는 의지도 표방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중국 태양광시장은 급속한 상승곡선을 타게 됐으며, 지금은 유럽을 제치고 당당히 전 세계 1위 태양광시장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Chance2. 낮은 인건비 및 저가 제품군
중국 태양광시장이 이처럼 세계 1위의 시장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방위적인 중국정부의 지원책과 더불어 낮은 인건비는 타 국가에 비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동인이 됐다.
더불어 중국시장은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많은 생산량을 확보함에 따라 이 물량을 유럽, 미국 등 국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시장과 비교했을 때, 중국은 확연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양상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국시장은 낮은 인건비로 방대량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셀&모듈 분야가 특히 발달돼 있다. 사실상 전 세계 셀&모듈의 톱티어 중 절반 이상이 중국기업인 것만 봐도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다.
Chance3. 취약점부터 파악하자
한편, 이와 같은 중국 태양광산업의 특징은 곧 중국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의 낮은 인건비는 중국 태양광 제품의 원가를 낮출 가장 큰 요인이 됐고, 실제로 중국산 제품은 타국에서 생산된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낮은 가격으로 전 세계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낮은 가격으로 전 세계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는 있었지만 정작 중국은 생산량에만 집중하고 원천기술 확보에는 많은 투자를 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중국산 제품군의 방대한 유입으로 전 세계 태양광 제품군의 가격은 덩달아 낮아졌고, 품질이 보증되지 않은 제품으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고객이 짊어지게 됐다.
이는 국내의 사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국산 제품은 전 밸류체인에 포진됨으로써 국내 기업들의 영역을 축소시켰다. 국내 태양광 솔루션은 저가의 중국산 제품군의 유입으로 인해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통해 품질저하 현상이 발생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뿐만 아니라 중국시장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외의 실정에 영향이 크다. 중국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표방한 뒤 발발한 유럽발 금융위기는 중국 태양광산업에 직격탄을 날렸고, 당시 중국 태양광기업의 80% 가량이 파산할 정도로 그 타격이 심각했다.
Chance4. 성공사례 벤치마킹
낮은 인건비와 저렴한 제품 가격, 그리고 방대한 생산량, 이는 중국 태양광시장의 특징이다. 중국은 이미 자국 내 태양광발전 생산량이 자국의 물량을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큼 방대하며 남은 부분은 국외시장에 수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중국 태양광산업의 가격, 그리고 어마어마한 물량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에 상당한 애로사항이 되고 있다.
태양광 부품&소재 분야의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기업들이 요구하는 가격을 충족시키고자 하면 품질력이 그만큼 저하될 수밖에 없다”며, “비단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것 외에도 다른 국외시장에 진출하고자 할 때에도 저가의 중국산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는 상당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최근 중국시장은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력에 있어서도 점차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자국에 진출하려는 국외기업에 가격과 품질력 모두를 철저히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사실상 중국시장은 국내 태양광기업들에 있어서는 ‘불모지’로 인식될 정도이다. 중국실정에 맞는 시장가격을 맞추는 것은 마진 자체를 포기할 정도라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에 진출해 성공적인 안착을 이룬 기업의 사례가 있다. 에스에프씨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4~5%, 5GW의 생산용량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중국 Top7 기업에 태양광 백시트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잉리솔라에 백시트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시장 진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에스에프씨 최인환 상무는 “저가의 중국산 제품군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사는 공정개선을 통해 제품의 품질을 확보하고 불량을 최소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며, “최근 중국시장에서 자주 문제시 되고 있는 품질 문제 등의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거친 제품군을 중국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신뢰를 높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Chance5. 중국시장의 성장세 눈여겨보자
중국 공업과학정보화부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산업이 올해 4분기부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공신부는 “중국 태양광산업의 구조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시장에서 태양전지와 태양광발전용 기판으로 사용되는 다결정실리콘(잉곳) 가격은 지난 6월 말 기준 현재 전년 동기대비 29.3% 상승한 상태다. 다결정실리콘 기업을 비롯해 많은 핵심 전지기업들이 흑자로 돌아서고 있다고 공신부는 전했다. 올 상반기 중국의 다결정실리콘 생산량은 6만2,000톤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두 배다.
일부 낙후된 생산 분야의 퇴출로 최근 중국산업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합병 등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중국 상위 5개 다결정 실리콘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중국 태양광산업은 올 4분기부터 점프식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러한 중국시장의 상황은 국내 기업들에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최근 중국에너지국에서 분산형 태양광발전 촉진과 관련한 발표를 통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태양광 제조업체들의 수혜도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발표된 주요 내용은 도시, 농촌의 건축, 공업, 농업, 교통, 공공서비스 등 광범위한 분야에 분산형 태양광발전을 장려하며 지방정부에서 재정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가 소비 후 남은 전력 판매도 가능하며, 분산형 발전 건설을 위한 금융지원 구조(대출, 임대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이에 하반기 태양광발전 설치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hance6. 차별화 전략 계획
중국 태양광시장은 분명, 전 세계 1위의 위치를 확인케 할 만큼 큰 시장이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조조정의 마무리 및 정책적 환경 등의 영향으로 향후 중국 태양광산업은 그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미국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주요 정책의 만료가 2016년으로 제한됨에 따라 2017년부터는 시장의 예측 불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중국은 별다른 변동사항이 없다면 지금의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며 전 세계 1위 태양광시장으로의 위력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재정비가 필요할 때이다. 업계는 현재까지 중국시장의 저가 및 물량 공세에 속수무책인 상황으로 중국시장 진출은 꿈도 못 꾸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국수출입은행 강정화 책임연구원은 “중국시장에 진출하며 리스크를 떠안기보다는 차라리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업체들의 진출이 다소 적은 곳을 공략하는 것이 더욱 현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강 연구원의 언급은 업계 관계자의 전반적인 인식과도 의견을 같이한다. 하지만 틈새를 공략할 수 있다면, 중국시장은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큰 시장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중국시장의 취약점을 공략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Chance7. 품질 확보에 총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가에 치중하다보니 중국 태양광산업은 정작 원천 기술력 확보는 미진한 면을 보였다. 더불어 품질에 있어서도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는 내구성에 대한 우려로 은행이나 보험사에서도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융자 및 담보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가개발은행이 대출을 제공한 태양광발전소를 대상으로 같은 지역에서 서로 다른 설비를 이용해 발전시킨 결과 두 설비 간 발전용량의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시기에 진행한 국가인증인가감독관리위원회의 연구결과 역시 국가개발은행의 연구결과와 같았다. 중국에는 아직 명확한 설비기준이 확립되지 않아 일부 기업의 경우 기준을 따르지 않거나 인증을 받지 않고 설비를 판매하기도 한다.
베이징젠형인증센터가 장기간에 걸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국 내 태양광발전소의 문제점으로 내구성, 발전소 설계, 시공 및 유지보수에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425개 항목의 발전소 테스트 결과, 태양광 모듈에는 출력저하, 크랙 및 깨짐, 열점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에서도 특히 출력저하 문제는 타국의 제품군과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러한 내구성의 문제는 중국산업 내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금융기관에 있어서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점차 중국내 금융사에서는 내구성 확보가 안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출을 꺼리고 있어, 자국 기업들조차 점차 품질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에스에프씨가 중국 내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전략 중 하나도 이 점이다. 에스에프씨는 중국 내에서도 안정적인 사업을 구축한 톱티어 기업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에스에프씨가 가격은 물론이고 품질 및 기술력에 있어서도 중국 자국 기업들과의 차별점으로 시장에 진출해 있음을 확인케 하는 부분이다.
Chance8. 다운스트림 분야의 기업들 기대 ‘UP’
또한 중국의 경우, 주로 셀&모듈 제조에 산업이 집중된 만큼 폴리실리콘, 웨이퍼 등 설비구축이 필요한 업스트림 분야에서는 특히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에 중국은 폴리실리콘 공급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러한 구조는 국내에서는 다운스트림 분야에서 활약하는 한화케미칼, OCI 등이 유리할 수 있다.
Chance9. 정부주도에서 시장주도로의 변화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중국시장 또한 최근 기업들의 수직계열화가 눈에 띈다. 대규모 발전사업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의 수직계열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실 중국시장에 발전사업으로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이유인즉슨, 중국의 발전사업자는 대부분 국영기업이거나 정부에서 관할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중국정부와의 커넥션이 있지 않는 한 진출이 쉽지만은 않다. 또한 정책 혹은 보조금 또한 자국 기업들에 철저히 유리한 구조로서 국외기업들의 진출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은 중국 태양광산업이 점차 정부 주도에서 시장 주도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국 톱티어 기업들의 전략을 면밀히 파악해보고 시장에 대응하는 중국기업들의 전략을 먼저 분석하고 이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중국시장 진출에 앞서 좋은 팁이 될 수 있다.
SOLAR TODAY 이 서 윤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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