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상반기 순익 1조…전년동기 대비 -47.3%
금감원, PF부실사업장 정리 확대와 건전성 관리강화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4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상호금융권 역시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쳐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의 자산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상반기 동안 380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965억 원의 순손실에 비해 적자폭이 2839억 원 확대된 수치다.
금감원은 이 같은 손실이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악화로 인한 연체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등으로 대손비용이 4000억원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36%로 전년 말 대비 1.8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3.90%포인트 증가한 11.92%를 기록하면서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4.80%로 전년 말 대비 0.21%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 말 대비 3.77%포인트 상승해 11.52%를 기록했다. 하지만 감독규정상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113.8%로 전년 말 수준을 유지했으며,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비율(100%)을 상회한 점이 특징이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04%로 전년 말 대비 0.69%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의 BIS 규제비율은 자산 1조 원 미만의 경우 7%, 1조 원 이상의 경우 8%가 적용되는데 이를 크게 상회한 셈이다.
금감원은 자본확충 등으로 자기자본이 소폭 감소한 반면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감소한 사실에 주목하며 적자에도 불구하고 자본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20조1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6조5000억 원(5.1%) 감소했다. 이는 영업실적 악화로 인해 저축은행들이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펼치면서 기업대출 위주로 대출자산이 감소(-7조1000억 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은 1조63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546억 원(47.3%) 감소했다. 신용사업부문(금융) 순이익은 2조7531억 원으로 대손비용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조126억 원(26.9%) 줄었다. 경제사업부문에서는 농수산 판매수익 증가 등으로 적자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1조747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6892억 원으로 소폭 축소됐다.
상호금융조합의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4.38%로 전년 말 대비 1.41%포인트 증가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99%로 전년 말 대비 0.46%포인트 상승했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6.46%로 전년 말 대비 2.15%포인트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81%로 전년 말 대비 1.40%포인트 증가했다.
상반기 상호금융조합의 총여신은 513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3000억 원(0.7%) 가량 증가했다. 총수신은 637조2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8조 원(2.9%) 늘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의 상반기 순이익 감소는 대손비용 증가 등이 원인이라면서 이는 PF대출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회복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이는 PF대출 연착륙 방안 등에 따른 건전성 관리 강화의 일환으로 과거 위기 시와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충당금 추가 적립, 자본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방침이며, PF 부실사업장 정리 확대와 건전성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