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사고 공시 건수 '제로'
정진완 우리은행장 취임식에서 '진짜 내부통제' 외치며 쇄신 실천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우리은행이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공시된 금융사고 건수 '제로(0)'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으로 5대 은행 가운데 연간 금융사고 피해액 1위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가졌던 우리은행이 올들어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이끌어낸 셈이다.
이 같은 결과와 관련해 올해 새로 취임한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강력한 내부통제 강화가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행장은 지난해 말 취임 당시 ‘진짜 내부통제’ 달성을 강조하며 조직 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금융사고 공시는 13건, 피해금액은 피해 금액은 857억9900만원에 이른다.
5대 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지난 2020년 51건에서 2023년 36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86건으로 급증했다. 관련 피해금액도 2020년 약 59억원에서 2022년 약 822억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후 금융사고 피해금액은 2023년 약 51억원으로 크게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급증해 작년 한해 동안 무려 1774억3600만원에 이르는 거액의 금융사고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올해는 1년이 절반도 체 지나지 않았음에도, 지난 2020년(59억2400만원)·2021년(120억2500만원)·2022년(821억8100만원)·2023년(50억7600만원) 각 연간 총 피해금액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올해 연간 피해액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되레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공시된 금융사고(10억원 이상 금융사고) 기준이라, 공시하지 않은 금융사고도 더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올해 금융사고 현황을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5건, 488억4500만원으로 사고 건수와 피해액 모두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농협은행 (2건, 221억5100만원), 국민은행 (4건, 110억9800만원), 신한은행(2건, 37억5000만원) 순으로 피해 금액이 많았다.
주목할 점은 올해 5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이 유일하게 올해 공시된 사고가 단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은행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으로 5대 은행 가운데 연간 최대 금융사고 피해액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상대할만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내부 직원과 동생이 연루된 614억원대 초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한 이후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2022년 금융사고 피해액 639억원, 2023년 26억원(4건), 2024년 383억원(14건)으로 3년 연속으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연간 금융사고 피해 금액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우리은행의 금융사고 근절 성과에 정진완 신임 우리은행장의 강력한 내부통제 및 조직문화 혁신 정책이 비로소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 행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취임식에서 핵심 경영 방침으로 신뢰, 고객 중심, 혁신 등을 제시하면서 “‘진짜 내부통제’가 돼야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올해 2월 금융사고 패턴을 이용해 이상징후를 탐지하는 ‘이상징후 검사시스템(FDS)’에 구축에 들어갔다. 이를통해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시나리오 기반 부정거래 검사시스템을 현업에 도입하게 됐다.
시나리오 기반 부정거래 검사시스템은 사고 사례나 사고 취약 유형을 분석한 행동 패턴 시나리오에 따라 이상거래가 발생하면 검사시스템 모니터링을 통해 거래가 탐지되고 담당 검사역에게 알림과 자료를 보내 즉시 검사에 착수하는 구조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지난 1월 내부통제전문역 37명을 영업본부에 배치해 영업점 월별 감사와 테마 점검 항목 선정·점검 등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