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는 직원 절반 떠나며 경영에 심각한 문제 드러내
경영은 뒷전…법인‧구성모 양측 모두 LF 지분 매수에만 혈안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구본걸 LF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성모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고려디앤엘이 서울시와 약 23억원 규모의 공사대금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소송가액은 고려디앤엘이 2024년 한해 동안 거둔 영업이익(9억원) 보다 2.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2월 서울시를 상대로 공사대금 22억8376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고 이달 8일 3차 변론기일 및 첫 감정기일을 가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려디앤엘 측과 조경 공사대금 문제로 소송을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확인하면서 “고려디앤엘이 공사 기간 연장으로 인해 간접비(실비)가 발생했다고 서울시에 청구했고, 이에 시와 협상을 했지만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소송으로 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공사의 총 규모 등은 밝히기 곤란하다”며 “서울시가 고려디앤엘과 소송전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조경관리 회사인 고려디앤엘은 서울시에서 진행한 ‘난지물재생센터 환경개선사업’ 공사를 맡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공사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때문에 예정된 기간보다 공사가 늦게 완료됐고 이때 추가로 발생한 공사 실비를 고려디앤엘이 서울시 측에 청구했지만 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이번 소송으로 번졌다.
이에 고려디앤엘 측이 지정한 감정인을 통해 법원이 추가 공사 실비에 대한 1차 감정까지 마친 상태다.
서울시 건설알림이에 따르면 해당 공사는 2017년 8월에 착공해 2023년 12월에 완공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시공사는 고려디앤엘, 건설사업은 동일기술공사가 맡았다. 총 사업비는 65억7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정작 돈을 받아야 하는 고려디앤엘 측은 이와 관련해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고려디앤엘 관계자는 “저희 회사는 외부 감사 법인으로 공시된 내용 외에는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 LF家 ‘승계 연결고리’ 고려디앤엘…경영은 뒷전
고려디앤엘이 서울시에 청구한 소송가액은 22억8376만원이다.
공사 관련 소송 금액으로 크지 않은 금액일 수 있지만 고려디앤엘 입장에선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 9억1200만원 대비 약 2.5배 많은 금액이다. 해당 영업이익은 2023년과 비교해 28.12%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동기 보다 7.92% 신장한 524억9500만원이었다.
이처럼 회사 영업이익의 2.5배나 되는 공사비를 못받고 있지만 고려디앤엘은 모회사인 LF 주식 사모으기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고려디앤엘 지분 91.58%를 보유한 최대주주 구성모씨 역시 자기 회사 경영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부친 회사인 LF 지분 늘리는데만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실제로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절반에 가까운 직원이 퇴사하며 경영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 자료에 따르면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10월 3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며 70명이던 임직원이 40명으로 줄었다. 이같은 대규모 직원 이탈은 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비중이 높은 조경 회사로서는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고려디앤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서도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고려디앤엘 최대주주 구성모…LF 주식 매수가 ‘주업’?
현재 LF는 구본걸 회장에서 장남인 구성모씨로의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씨는 그동안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 고려디앤엘을 통해 꾸준히 LF의 지배력을 키워왔다.
구씨 개인 지분율은 1%대(1.80%)로 낮지만 고려디앤엘은 구본걸 회장(19.11%)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있다.
고려디앤엘이 LF 승계구도의 ‘핵심 연결고리’가 되는 배경이다. 고려디앤엘은 구씨가 91.58%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실상 개인회사다.
고려디앤엘은 2022년 법인 설립 후 수 년에 걸쳐 LF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다.
이에 고려디앤엘은 올해 2월 27일 기준 LF 지분율이 12.92%로 2023년 3월 말 기준 7.47%에서 약 2년 새 5.45%p(포인트) 증가했다.
구씨와 고려디앤엘의 LF 지분율은 14.72%로 최대주주인 구 회장 뒤를 4.39%p차로 바짝 쫒고 있다.
지난 1년 간 구씨와 고려디앤엘이 약 5%p 이상의 지분율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양측과 구 회장의 지분율이 비등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승계 구도가 구체화 된 상황에서 정작 구성모씨는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씨는 1993년생으로 올해 33세지만 구씨가 LF에서 근무한 연수는 채 1년도 못 미치는것으로 전해졌다.
구씨는 2023년 9월 LF 신규투자팀 매니저로 입사했지만 지난해 8월경 유학을 이유로 퇴사했다.
고려디앤엔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구성모씨가 주요 경영 사안이 있을때 회사에 나오느냐는 물음에 “답변이 어렵다”고 또 다시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