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브랜드 론칭해 선도 기업 올라선다
19년간 산업용 메인보드 개발에만 앞장서온 싱커스텍은 대만산 제품이 점유한 국내 시장에서 몇 안되는 산업용 컴퓨터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매년 30% 가까이 성장률을 기록하며 차별화된 제품 개발, 저가격, 빠른 납기 등을 더욱 강화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차별 경쟁체제를 지양하고 협력과 공조를 전면에 내세워 국산 제품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전반적인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지난 1992년 설립된 싱커스텍은 상공부의 개발 프로젝트였던 임베디드 컨트롤러 개발을 시작으로 IPC(Industrial PC) 사업에 뛰어 들었다. 당시 최고 사양이었던 386SX급 SBC(Single Board Computer)를 자체적인 기술로 개발에 성공하면서, 이후 펜티엄 MMX급까지 매년 신제품을 공개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기술인력을 대폭 확충해 듀얼코어급 보드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오늘날까지 자체 모델과 ODM(주문자 사양) 모델 등 30여종의 제품군을 개발했으며, 거래업체도 50여곳에 달하는 등 명실상부한 IPC 국산 전문 업체로 발돋음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만산이 강세다. 그 이유는?
우리의 산업 구조는 대기업 중심인데 반해 대만은 중소기업 중심이다. 그런데 IPC는 특정 품목을 대량생산해서 유통시키는 아이템이 아니고, 종류가 많으며 사용할 곳은 제한적인 다품종 소량아이템이다. 이는 중소기업 성격에 딱 부합된다.
돌이켜 보면 1980년대 우리는 가전 3사가 중심이 돼 전자산업을 발전시켰고, 대만은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품목에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컬러 TV, VTR 등 대기업 품목은 우리가 석권했지만 중소기업에 적합한 컴퓨터 등은 대만이 앞서게 됐다. 이는 산업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지난 6월 대만에서 개최한 컴퓨텍스 전시회에서도 느꼈지만 대만의 컴퓨터 산업은 풍부한 기술 및 마케팅 인력, 글로벌 유통망, 슬림한 유통구조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제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다수의 대만 중견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 같은 경쟁에서 돌파하고자하는 전략이 있다면?
오늘날 대만산 제품은 PC가 보급된 지역에서는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제품의 품질이나 공급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외에도, 성능 또한 뛰어나 이를 넘어서기에 다소 벅찬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산업용 컴퓨터 시장을 들여다 보면 대부분의 IPC는 사용자 사양에 맞게 별도로 개발하기 때문에 시스템 개발자와 IPC 개발자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 점에서는 국내 업체인 우리가 구조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시스템을 새로 개발해 생산하다 보면 사용 초기에 예상치 못했던 수많은 문제를 겪게 된다. IPC는 시스템의 중앙제어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기술적 이슈에 관련됨으로 초기 안정화 단계에서 IPC 공급 업체의 기술적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IPC도 기술발전 추이가 빠르고 그 과정에서 핵심부품이 교체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데, 그때마다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IPC를 업그레이드하려면 아무래도 개발자와 공급자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
비록 수입제품들의 경쟁력이 강하지만 기술지원을 중심으로 고객만족을 향해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최소한 홈 그라운드인 국내시장에서는 우리가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IPC 시장의 국내외 동향은?
기술적으로 봤을 때 IT의 급격한 발달은 공장자동화에서 산업자동화 분야로 시장이 확대되는 역할을 했다. 과거에는 IPC가 공장자동화에만 국한됐지만 최근엔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신규 수요는 일반 OA용과 IPC가, X86과 ARM 등 임베디드 솔루션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DVR의 경우는 조립 PC용 마더보드, X86 계열의 SBC, ARM 보드 등이 혼용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강한 내구성과 긴 제품 수명주기를 필요로 하며 다양한 용도별로 특화될 수밖에 없는 산업자동화 시장은 IPC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급하는 제품은 무엇이 있나?
대별하면 산업용 메인보드와 산업용 컴퓨터 완제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메인보드는 PC 호환 X86 보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임베디드 보드를 생산하고 있고, IPC는 패널 PC, 랙마운트 IPC, 박스 PC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제품으로는 아톰 N270 CPU 메인보드가 있다. 이 보드는 미국 수출용으로 제작됐으나 내수 프로젝트용으로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경쟁업체 현황 및 마케팅 전략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 IPC 시장은 1,000여억원, 업체는 대략 70~80개 정도로 시장규모에 비해 업체 수가 매우 많다. 이는 그만큼 수요가 극도로 세분화돼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이들 대부분은 인원 10명 내외의 소규모로 보드를 직접 개발, 생산하기보다는 수입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보드를 개발, 생산하는 업체는 우리를 포함해 3~4곳 정도인데, 매년 10만장 이상으로 추정되는 수입보드를 국산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우리들의 당면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수입품에 뒤지지 않는 가격, 품질이 필요한데, 이 중 품질은 생산자의 몫인 반면 가격은 생산 수량에 좌우되는 요소로서 국내 업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 자리를 빌어 관련업계의 성원과 지도편달을 부탁하고자 한다.
향후 나타날 신기술 트렌드는?
최근 들어 보다 긴 수명을 요하는 팬리스 제품이 각광받는 것 같다. 듀얼 코어급까지도 CPU 팬이 없이 최고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차별화된 메인보드의 개발과 시스템적인 보완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아톰 Cedarview 시리즈나 AMD eOntario 시리즈처럼 저전력에 풀 HD 디코딩이 가능한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한다.
또 하나는 과거 5.25인치, 3.5인치, 나노 ITX 등 다양한 폼팩터가 점차 Mini-ITX로 규격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보드가 점차 소형화, 표준화됨으로써 의료기기, 디지털 가전 분야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올 하반기 또는 내년 경기시장을 전망한다면?
반도체 가격하락과 LCD 공급과잉의 여파로 관련 설비투자 감소 조짐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소한 내년 연말까지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투자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IPC 시장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를 가늠한다면, 어떤 계획들이 있나?
우선 과제는 지난 2008년에 시작한 산업용 컴퓨터 완제품 사업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리는 일이다. 현재까지 패널 PC, 박스 PC, 월 마운트 PC 등 크게 3가지 제품군으로 나눠 자체 모델들을 개발했으며, 기존 거래처 납품 및 신규거래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장기적으로 시급한 것은 매출의 확대다. 2~3년 안에 최소한 100여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 이를 위해 기술개발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현재 총 매출의 3~5% 가량을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시킬 예정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이번에 완료된 아톰 N270에 이어 GM45 계열과 AMD eOntario, 아톰의 최신 Cedarview 시리즈 메인보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투자와 병행해 마케팅도 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ODM 제품을 중심으로 주문생산 및 판매 방식에 치중해 왔으나 향후에는 반드시 독립 브랜드를 론칭해서 1단계로 국내 시장에 정착시킬 계획이다. 더불어 조금씩 국외 수출의 활로도 모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업계를 대변할 사업자 단체의 설립을 제안하고 싶다. 현재 IPC업계는 다소 폐쇄적으로 영위되고 있다고 본다. 물론 어느 정도의 경쟁은 불가피하겠지만 이 시장의 특성상 워낙 다양한 제품들을 요구하고 있어 업체 간 경쟁보다는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