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 HVDC(초고압직류송전)기술 국산화 선두에 서다!
  • 월간 FA저널
  • 승인 2013.04.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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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독점 HVDC 시장에 단독으로 도전장

LS산전이 차세대 송전 기술인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 초고압직류송전) 기술국산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을 통해 LS산전은 HVDC 분야 글로벌 3대 메이커인 알스톰사가 보유한 기술을 이전 받고, 향후 한국전력과 프랑스 알스톰사가 설립한 조인트벤처기업 KEPCO-ALSTOM Power Electronics Systems Inc.(이하 KAPES)가 발주할 전류형 HVDC 주요설비를 알스톰과 함께 제작해 공급하게 된다.

하 상 범 기자

HVDC는 초고압의 교류전력을 직류로 변환해서 송전하는 방식으로, 기존 교류 송전 방식에 비해 송전효율이 좋아 국가나 대륙 간 장거리 송전에 유리하다. 신재생에너지와의 연계성도 높아 ‘송전 기술의 꽃’으로 불리며 차세대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직류 방식의 전압은 교류 전압의 약 70%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기의 절연이 용이하고, 전선의 소요량을 그만큼 줄일 수 있으며, 철탑의 높이를 낮게 할 수 있어 우수한 경제성을 얻을 수 있다. 무효전력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직류 배전 방식이 활성화된다면 각종 전자제품의 크기가 대폭 줄어들 수 있으며 각종 교류 장치에 필요한 변압기 역시 모두 제거될 수 있다. 모터 역시 직류 전기를 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직류와 교류를 변환하는 대용량 AC/DC 변환기에서 다량의 고조파가 발생하며, 직류에서는 전류 0점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교류보다 우수한 성능의 차단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압강하가 송전 전력의 크기에 비례해 증가하는 단점도 있다. 절연레벨과 부하손실을 고려한 최적의 직류 전압을 선정해야 배전이 원활해진다는 불편함도 있다. 이처럼 높은 기술적 장벽 때문에 HVDC 전력공급방식 시장은 기술을 선점한 일부 해외기업들의 독점시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LS산전이 지난 1월 23일, 한국전력과 프랑스 알스톰사가 설립한 KAPES의 기술 이전 및 제작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우리나라도 해외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HVDC 시장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됐다. LS산전의 HVDC 시장 진출이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우리나라는 한국·일본·중국·러시아를 포함하는 동북아 그리드 구축과 발전단지의 집중화, 대형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앞두고 있어 향후 HVDC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상호 간 전력 융통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계통 연계를 추진하게 된다면, 러시아와 중국의 계통 주파수(50Hz)가 우리(60Hz)와 다르기 때문에 HVDC 송전 방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핵심 부품 개발로 입증된 LS산전의 기술력
LS산전은 KAPES가 마련한 사업자 선정기준(기술 70점, 품질 20점, 재무 건전성 10점) 중 기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LS산전은 HVDC 사업을 추진하면서 핵심 부품 개발과 운영 노하우 습득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LS산전은 2009년부터 한전, LS전선, 대한전선과 공동으로 HVDC 국산화 기술개발을 위한 합동 연구에 착수해 2011년 HVDC 전용공장을 부산 진해 경제자유구역 화전산업단지에 준공했다. 이 공장에서 부품입고에서부터 성능검사, 조립, 시험, 시운전이 가능한 라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곧이어 2011년 부산사업장에서 HVDC 기술에 필수적인 ±80kV HVDC 변환용 변압기와 핵심부품을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했다. HVDC 변환용 변압기는 HVDC 시스템에 있어 핵심적인 설비로서, 교류를 직류로 변환시켜 주는 사이리스터 밸브(Thyristor Valve)에 연결돼 교류계통 전압을 변환, 전압을 공급하고 교류와 직류시스템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LS산전이 개발한 ±80kV HVDC 변환용 변압기는 제주 실증단지에 적용돼 154kV의 교류 전압을 33.5kV로 강압시켜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HVDC 변환용 변압기에 연결되는 사이리스터 밸브도 국산화에 성공했다. 사이리스터 밸브는 HVDC 시스템의 변환설비 중 심장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설비로 교류 전압을 직류 전압으로, 반대로 직류 전압을 교류 전압으로 바꿔 주는 전력 전자용 소자다. LS산전은 ±250kV/200 MW 시스템까지 적용이 가능한 사이리스터 밸브를 개발했으며, 제주 실증단지에 적용된 밸브는 변환용 변압기에서 강압시켜 준 33.5kV의 교류 전압을 ±80kV의 직류전압으로 변환시킨다. 그 다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한 장비는 Con trol & Protection(이하 C&P) 설비이다. C&P는 HMI(Human Machine Inter face)에서 변환용 변압기, 사이리스터밸브, 통합 시스템 등을 제어하고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설비다.

LS산전은 이들 장비에 대한 최종 시험을 마치고 한국전력공사와 협동연구로 진행하고 있는 HVDC 실증단지인 제주 금악변환소와 한림변환소에 설치했다. 올해 안으로 제주 HVDC 실증단지에서 실증 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LS산전의 HVDC 핵심기기 국산화 성공은 국내 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HVDC 핵심기기를 국산화했다는 평을 받아 ‘2012년도 대한전기학회 전력기술부문회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술상을 받았으며, 12월에는 대구 경북대에서 개최된 ‘2012년도 전력전자학회 정기총회’에서 HVDC 사이리스터 밸브 기술로 ‘올해의 전력전자제품상’, ‘기술상’, ‘감사패’ 등 총 3개 부문에서 상을 수상했다.

자체 기술로 세계시장 도전에 나설 계획
LS산전은 우선 현재까지 제주 실증단지 실험을 통해 보유한 ±80kV, 60MW급 기술을 토대로, 알스톰이 HVDC 분야에서 50여년간 쌓은 노하우를 이전 받아 자체 기술로 국산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KAPES가 향후 발주할 프로젝트를 수주해 제품 양산에 들어가 세계 HVDC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현재 HVDC 세계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60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향후 2020년 77조원, 2030년 15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기술은 현재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3개국이 절대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국내 HVDC 기술은 이들과의 차이를 점차 좁히고 있으며, 현재 9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S산전 HVDC사업부 신동혁 실장은 “LS산전이 이번 KAPES 제작사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과감한 선제적 투자와 축적된 전력솔루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이며, HVDC 사업 분야에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자격을 부여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과감하게 전문 인력과 설비를 투자해 알스톰으로부터 이전 받는 핵심기술을 내재화하고, 향후 전압형 HVDC 기술도 제주 실증단지를 활용해 국산화시킴으로써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를 위해서는 최근 전력의 안정적 수급,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서 민간 사업자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관심과 기술 인력 육성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LS산전은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을 장기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LS산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정으로 LS산전은 향후 2020년 7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HVDC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FA JOURNAL  하 상 범 기자 (Tel. 02-719-6931 / E-mail. fa@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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